상단여백
기사 (전체 22건)
날마다 세우는 집
날마다 세우는 집 최종월캄캄한 잠에 빠졌을 때어디론가 그대가 흘러갔다는 걸 기억해 봐요잠보다 더 깊은 강에 풀잎처럼 떠 흐르지 않았나요그대가 고개 숙이고 지상을 걷는 동안머리 위를 흐르던 그 구름 위가 아니었나요 흐...
라인
다시 피는 봄
다시 피는 봄 김부회낡은 오디오를 버리고 오는 길, 재활용장 구석에 버려진 유화 한 점을 만났다 찢어진 신문지를 덮어쓴 채 가늘게 숨 쉬는 장미와 석류, 한 때 누군가에게 봄을 나누어 주었을 그들, 빛바랜 액자의 먼...
라인
그 길
그 길 민진홍혼자 계실 때 꾸부정하다가도자식 앞에선 곧게 세우시고한겨울에는 온몸이 쑤신다고약으로 사시더니봄이 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하루 종일 밭을 일구신다 반겨 줄 사람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노부부의 그림자꾸부정하게 ...
라인
지난 겨울이 깊었던 까닭은
지난 겨울이 깊었던 까닭은 심상숙냉이뿌리에 콩가루 입혀 된장국을 끓이면 국물은 왜 맑고 구수해지는가봄은 한소끔, 비닐봉지 속 하얀 뿌리로 왔을까그녀는 냉이 향처럼 사내와 살았다그러나 장미 넝쿨 우거진 어느 날몸속을 ...
라인
 삶의 향기
삶의 향기 밝한샘바람이 흐를 데가 있어야하듯구름도 갈 데가 있어야 한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어야하듯불러주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불러주는 사람은 내 삶의 향기다내 삶의 꽃이다 [작가프로필]한글이름 ...
라인
생각 없이
생각 없이 윤수례하루가 하루를 만드는 풍경 속으로담벼락에 기대어 잠든 꽃이시든 꿈을 꿈꾼다문장이 되는 커피, 그 깊은 잔 안쪽검푸른 바다를 들여다보며어눌한 깊이를 가늠이라도 할 듯휘 저어본다 쉽사리 섞이지 못하는 찬...
라인
향수(鄕愁)
향수(鄕愁) 박완규비가 새끼줄처럼 허기를 매다는 저녁,집안에 시래기 삶는 냄새 가득하다 어머니는 좁고 컴컴한 부엌에서자주 시래기를 삶았지검게 그은 어머니의 무명치마에서는콜콜한 시래기 냄새가 묻어 있었지나는 시래기죽이...
라인
그 여자의 집 [1]
하루 내 버둥댄 세 다리에 켜켜이 쌓인 거절. 무뚝뚝한 대문을 가린 어둠은 무수히 긁힌 내 얼굴도 가린다. 뭉텅, 낡은 가방에서 튀어나온 허기가 벨을 누른다. “보험입니다.” 끌려온 목발을 보며 말없이 물을 건네는 ...
라인
 소리에도 표정이 있다
소리에도 표정이 있다 민서현쨍한 소리로 건너온 옹알이 한 소절소리의 첫발을 방금 뗀말도 아닌 투레질이 내 귀를 잡는다물비늘 같은 잇몸을 드러낸 채 웃던손녀가 건내 준유리컵 하나와 종이컵 하나유리컵을 두드리니쨍, 유리...
라인
박 바가지(수필)
박 바가지(수필) 장정희 시절을 다한 적황색 단풍이 어디쯤 제 갈 곳을 재는 늦가을 텃밭 가장자리 후미진 곳 튼실하게 영근 박 한통을 따가지고 돌아왔다. 운전은 언제나 서툴어도 남편의 출근도우미가 된 나는 어느 날 ...
라인
계시의 언어   - 어머님 기일에
계시의 언어 -어머님 기일에 김복희 자연으로 돌아가신당신의 목소리는 에밀레종소리끊겼다 이어지고 끊겼다 이어집니다 수목장 보금자리 차지한 당신은지수화풍으로 축소된 우주그 속에서 공기로 햇빛으로별빛으로 새소리로 계시를 ...
라인
공평하지 않아
공평하지 않아 허미영 하나 틀린 짝꿍 효리가 운다왜 우느냐고공평하지 않아서자기는 5점이 떨어졌는데 수지는 10점이 올랐단다쉬는 시간마다 훌쩍훌쩍눈물 가득 담은 눈으로 친구를 쏘아본다15점이 오른 내 점수나는 아무 말...
라인
꽃길, 저 끝에
꽃길, 저 끝에 이규자 꽃비를 맞으며 딸은 평생 함께할 반쪽을 따라갔다 나무가 꽃을 버리는 것은빈자리에 잎을 매다는 일 나도 오늘 품에 안은 꽃을 내려놓았다 봄이 떠나간다보내며 흘린 눈물에꽃잎은 져도무성한 이파리들 ...
라인
개명改名                
개명改名 박정인 웃을 일 없을까궁리에 궁리를 해보지만도무지 웃어지질 않는다내 성姓은 박 인데활짝 웃고 싶어서내 이름은 꽃이었으면 좋겠다그러면 나는담장을 타고 지붕에 올라서라도 기어이박꽃이 될 것이다시월 보름쯤이면, ...
라인
분실
분실 박소미 퇴근길, 살바람 일으키며 탄 버스두 다리로 간신히 지탱하고서야 눈치챘다쇼퍼백을 손 갈퀴로 훑어보아도 잡히지 않는다돈 부른다며, 부자로 살아보자고 건네던 남편 프러포즈이제는 검붉게 번질거리기만 한 그날은,...
라인
엄마 같은 등대
엄마 같은 등대 김박정민 자식을 바라보는엄마의 마음은바다에 불을 켜는 등대와 같다 행여 길을 잃지나 않을까헤매지나 않을까, 노심초사다 깜박깜박얘들아 엄마 여기 있다어여 오렴 오늘도 등대는 자녀만 바라보며뜬눈에 밤을 ...
라인
이런 시인이 되고 싶다
이런 시인이 되고 싶다 김정자 누군가의 마음에감당하기 힘든 큰 불이 났을 때한 편의 시로 서서히 잠재울 수 있는그런 시를 쓰고 싶다 누군가의 마음에두꺼운 문이 굳게 잠겨 있을 때한 편의 시로 마음 문을 열 수 있는그...
라인
단추를 채우며 
단추를 채우며 하영이겨울을 서랍 속에 접어 넣고봄을 꺼내기 위해두꺼운 외투를 세탁했다옷을 차근차근 접어서 단추를 채우는데똑딱이 단추가 수컷을 거부한다힘껏 밀어 넣어 보았지만 마찬가지다찬찬히 살펴보니 짝을 잘못 찾았다...
라인
배추이야기(수필)
배추이야기(수필) 남명모 매년 8월15일은 특별한 날이다. 온 국민이 다 특별하게 여기는 날이지만 나로서는‘배추 파종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보다 빠르면 날씨가 더워 병충해가 발생하고, 늦으면 통이 차기 전에 추위가...
라인
외사랑
외사랑 윤옥여금쪽같은 아들 손주 발길 끊었어도그눔들 좋아하는 개떡, 굽고 휜 손가락자국처럼숭덩숭덩 동부콩 점 박힌 채반 첫 김을 올린다 아제네 누렁이 컹컹댈 때마다행여나, 목주름 큰길가로 늘어지는 모정 밤새,벌겋게 ...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