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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217건)
종신형
종신형 하영이태어나면서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수갑을 차고 들어오지는 않았지만벌써 60년째 살고 있습니다감옥이라고 해서 메일매일이 답답하거나 힘든 건 아닙니다즐겁고 행복한 날이 많지만 밋밋하거나 슬픈 날도 가끔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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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품되는 밤  
출품되는 밤 안정숙청미래 마을은 100호 규격이다명도가 지속적으로 밤하늘을 봉인했다 왼쪽에서 들여다보면 달이고오른쪽에서 관람하면 창문의 나열이다망개나무 경사는 거칠다 도시 불빛과 언덕의 어둠이 서로 다른 질감이듯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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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세미  
철수세미 오강현바닥이 탔다아주 검게 타버렸다쇠처럼 단단한 마음이 탔다물로 씻기지 않는 마음이 개수대에 방치되어 있다아무도 손대지 못하고 있다숯이 된 쇳덩이를 광나게 닦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철수세미닦고 닦아 다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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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길
봄 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있다길이 끝나는 곳에서도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 되어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 멈추고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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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따러 간다    
꽃 따러 간다 문영하 몽골초원의 여자들은 뒷간에 갈 때 ‘꽃 따러 간다’고 한다천상의 화원에다 볼일을 보고풀꽃으로 뒤처리를 하는가 보다뒷간을 차고 다니는 우리 아기는이틀에 한 번씩 거룩한 큰 꽃을 딴다어미는 조향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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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와 식탁    
사과와 식탁 서상민새가 식탁 위에 앉아있다 다문 부리에서 파란(波瀾)이 흐르는 쭈글쭈글해지고 거뭇한 새가 있었다는 색을 지우면 공중이 된다 식탁 위에 사과가 놓여있다어두운 뿌리를 격발시켜 하늘이 되는 나무와 숲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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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프롤로그 박정인꽃들이 폭설로 피었기에 내 수줍은 시도 안개처럼 왔다 호명하지 않아도 발레 슈즈를 신은 듯 착착 제자리로 찾 아드는 꽃들 사월의 현상들이 나를 혼미하게 했다 그때 나는 덜 익은 레몬이었다 노란 껍질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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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느티나무 - 보구곶 보호수 최경애마을 주인보다 더 나이 많은 나무가 서 있는 마을 입구울창한 기력을 펼치며하늘을 덮고밤이면 이파리에 별을 받들고해 뜨면 나무 아래 평상에선오백 년간의 옛이야기가 가지에 걸린다햇살에 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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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검은 숲* 박수현숲의 인중이 깊어지면전나무, 가문비나무가 풀어놓은 뾰족한 침묵들이흑탄처럼 짙어진다뻐꾸기시계 속 인형들은 15분마다신나는 왈츠를 추는데숲에 든 헨젤과 그레텔은 돌아오지 않는다* 검은 숲: 독일 바덴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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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강 - 참게 이야기
조 강 - 참게 이야기 박위훈 강의 품이 넉넉해 여럿 풀칠했다는 말귀 아프도록 외할머니께 들었다는 조강祖江 가을이면 뻘의 발등을 타고 오르는 알배기 참게를짚 가마니에 한가득 쓸어 담던 손속이가문 기억처럼 아슴아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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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 붉게
꽃잎 붉게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御人)* 심상숙화선지 위로 핏방울 퍼붓던 날당신은 태어났지요앉은뱅이 서당 훈장이 천자문 불태우고학교로 보냈지요 청년 외조부가 위안스카이(袁世凱) 앞에 갈 때는등짐장수로 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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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빠져나온다지만    
술이 들어가면 지혜는 빠져나온다지만 김건수 떠들썩하던 저녁 회식이 끝났다. 벌건 얼굴들이 웃으며 느긋하게 자리를 뜨면서 서로 신발을 찾느라 내실 주위가 어수선했다. 바쁠 것도 없는 나는 꽁무니에 섰다. 그런데 신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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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달    
눈썹달 김박정민 운동하다 보니101동 옥상 위눈썹달 떠 있다저 여인달이나를 보고 있었다어느 여인일까!( 김포문학 40호 59쪽, 사색의 정원, 2023)[작가소개]김박정민(김정민) 김포문인협회 회원, 2014년 김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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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하(鹽河)  
염하(鹽河) 김연근토라진 아내를 달래려 길을 나섰다오랜 적막은 라디오를 켜고DJ가 들려주는 풋노래를 들으며 강화로 간다문수산성에 올라 염하 건너 갑곶나루를 바라본다외적들과 여러 목적으로 싸웠던 이곳에아무 목적 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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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 당신만을 위하여
흙, 당신만을 위하여 조종대생각하고 있어요 그 누가 무어라 하여도난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 놓았어요그대만을 위한 행복의 시나리오생각하면 할수록더 사랑하고 싶어지는 것을 어찌하란 말이던가요나의 마음은 그대에게 전해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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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의 서문序文
조강*의 서문序文 박미림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곳에 왔습니다물줄기는 눈을 감았다 떴다익숙한 가을빛에 반짝입니다고요가 느릿느릿 포구에서순한 얼굴로 밝아옵니다철책 둑방 너머 개풍군 조강리가 손에 잡힐 듯합니다월곶면 조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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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마루  
햇살마루 우남정아파트 108동과 119동 사이로 일출을 볼 수 있다상강에서 입춘에 이르는 기간뿐이지만 지구는 돌고 태양은 멀어졌다 가까워지며 겨울을 지나간다밤이 가장 긴 계절이므로여명이 붉어 오는 쪽으로 나는 머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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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이꽃  
냉이꽃 송찬호박카스 빈 병은 냉이꽃을 사랑하였다신다가 버려진 슬리퍼 한 짝도 냉이꽃을 사랑하였다금연으로 버림받은 담배 파이프도 그 낭만적 사랑을 냉이꽃 앞에 고백하였다회색늑대는 냉이꽃이 좋아 개종을 하였다 그래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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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밥 한 술  
까치밥 한 술 김동진꼰지발 딛고 손 뻗어 하늘 한 번 만지려는 소박한 꿈이이 계절 끝자락에 매달려 있다쓰디쓴 세월그 시간들을 어루만지어둥글둥글 가꾸어 온 정성이하늘이 가장 가까운 손끝의 경계에자리 잡아 멈추어 있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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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숨은 연못  
숨은 연못 조정인밤이면 별과 달이 잠기는 연못.목마른 고라니가 물 마시다 별 하나쯤 삼켜도여기 있다며,손바닥을 펴 보이는 연못물풀에 가려져 아무도 모르는개구리 연못을 다녀온 후,내 가슴 한복판에동그랗게 눈뜬 연못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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