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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67건)
아버지의 첫 기일에
아버지의 첫 기일에 최다예 "예쁜 걸로 골라왔어!" 과일을 닦는 나를 보며 남동생이 한 말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나밖에 없는 남동생이 삼남매의 막내이자 장남이다. 아버지, 당신의 기대에 못 미치는 하나뿐인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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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밤
봄밤 홍승희등짝 등갈비식당 밖에서한 남자가 졸고 있다플라스틱 간이 의자에 앉아때 절은 캡모자코 밑까지 눌러 쓴 사내허벅지를 짚은 손바닥이 어설피잠을 지탱하고 있다불끈 뭉쳤던 장딴지를 땅거미가한 올 한 올 풀어낸다움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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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이 아프다
그 강이 아프다 김옥희 강물이 홀로 어두워집니다어둠 속에 깊어진 물소리 바람에 쓸려 흐느낍니다굽이굽이 먼 길 제 설들 깎이고 떼 내고 무너졌던 강물입니다선홍빛 비명이 일어섰던 강,안개 속에 몸 낮추고 밤을 건너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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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2021/02/03
*** 0, 2021/02/03 서남숙 그가 이끄는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를 올랐어깜박이는 양수의 숫자를 지나달콤한 어둠에 당도했어그곳에서 잠긴 나를 오래 지켜보았어숙명이었어지구별에 온 것도 직립을 해야 하는 것도핏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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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잠자리
파란 잠자리 윤정화 아이는 늦은 오후쯤이면 아파트 베란다에 서서 집으로 돌아오는 엄마를 기다린다.어느 날, 아이는 나뭇가지 위에 있는 작고 파란 잠자리를 보았다.파란 잠자리는 나뭇가지 끝에 앉아 아이 쪽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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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나무
고무나무 이여진 푸른 생명을 안고 몸은 말라 숨죽이는고무나무 아기 잎이기지개를 켜며 팔을 벌리는 아침 매일 창가에서 눈인사 나누던그 윤기 나고 싱싱했던 잎이거뭇거뭇 모르는 병에 걸렸나 보다 생명을 잃어가는 잎을 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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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비(對比)
대비(對比) 방소영 진초록 잎새 뒤에 살짝 고개 숙인산딸기를 들여다보는데 유치원차 기다리던 너 댓살 된 여자아이가무슨 할 말이 있는지“아줌마 아줌마” 연거푸 부릅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지나는 사람은 나뿐눈이 마주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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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문
방 문 권혁남 당신은 돌의자에 앉아서 웃습니다아파트 정문으로 양손에 짐을 들고 걸어오는 노부부한껏 차려입은 옷태에서 꽃향기가 납니다잠깐 짐을 내려놓고 평평하지 않은 돌 위에 몸을 부립니다봄 무처럼 바람이 숭숭 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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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여전히 흐르는데
한강, 여전히 흐르는데 김동규 다가가야, 만나야 열리는 길이 있다 천년의 물길은 한 줄로 흐르고전류리 강촌 어부 아제 북쪽에 대고한恨을 훑듯 그물을 던진다 세월을 못질하는 한강하류 철의 영역철사에 찔린 생인손은 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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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집  
빈 집 설현숙 모퉁이를 돌아 외딴 마을 첫머리군데군데 헐은 자국이 선명한 빈집 하나칡넝쿨이 담장을 에워싸 둘렀다 어느 날 오후 다시 찾은 그곳언제 헐어버렸는지 보이지 않는다양양한 기세로 지경을 넓힌 칡넝쿨짐작이나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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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평화
지팡이 -평화 유동환 생각 나름, 쓰임 나름생김새야 어떠하든길이에 맞추면 또 그만휠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걸로버팀목 삼아또 다른 보폭으로삶의 지표로훈육의 지침으로단, 아름드리 무거움을 헤아려살을 깎는 아픔 정도마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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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이
옹이 장후용 산허리를 휘감은 바람의 결이숲에 들러 나무와 인사를 한다고단했을 세월을 말해주듯 저들의 가슴엔너댓 개 옹이가 딱지처럼 앉아있다바람은 자기의 가슴인양 옹이를어루만지고 또 다른 길을 떠난다사나운 비바람에 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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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연대기[3]       -역사가 숨 쉬는 고장
김포연대기[3] -역사가 숨 쉬는 고장 박채순 도끼를 들고 목숨을 내걸고 상소하고700명의 의병과 함께 산화한 ‘현인’ 조헌중봉선생,왕과 조선의 바른길을 알리고자 죽임을 당한한재 이목이태를 묻은 충절의 고장가현산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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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는 돌아가고 싶다
천사는 돌아가고 싶다 정다운 이곳은 그야말로 지옥이에요 인간들이 아파 신음하고 허우적대고 죽고 죽어 나가떨어져요 모두들 나만 바라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인간들은 몰라요 내가 얼마나 아프고 자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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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석양 김근열 시인 쇠망치로 달군붉은 말발굽전속력으로 달려간다 오늘도가난한 자의뒤꿈치가단단해져간다 [작가프로필][영남문학] 등단, 시집 [콜라병 속에는 개구리가 산다]가 있다. 김포문예대학 시장작과정 수료, 영남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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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남(秋男)
추남(秋男) 권영진 철새는 어디서 새 주소를 쓸까 늦가을 햇살은 까치발 곧게 딛고숭숭 뚫린 나뭇가지 사이사이 그늘을 들이고영역을 넓혀가는 해 그림자노을보다 더 붉게 채색된 잎잎은 슳다피고 지는 것은 꽃만이 아니다시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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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매 송병호 가지런한 식탁에 꽃이 앉아 있다 꽃은 꽃 저를 닮은 꽃 그대로인데내일 아침이면 사라지더라도또 다른 꽃이 저 닮은 꽃 그대로그 자리에 있을 것이다 침대 위에 인형이 누워 있다인형은 애써 사람을 닮았다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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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잎새
마지막 잎새 조화자 보일 듯 보이지 않게 연결된 인연의 끈이 생명선이 되었다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아 핏줄로 연결된 인연이 된 것이다광합성 하듯 따사로운 사랑의 빛으로 솜털 같은 애송이 때 벗고튼실한 심줄 굵은 푸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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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기우는 나이
가을로 기우는 나이 이재육 버스차창 밖 한 사내, 하천변 갈대사이소주병과 나란히 앉아 아침을 연다 햇살에 눈이 시린 백발 서로 쓰다듬으며주고받는 술잔 한때 종종거렸을, 더 이상 연소되지 않는시간들만 켜켜이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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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멩이
돌멩이 권영숙 세치 혀끝에 도끼가 들었으니날선 도끼가 될까 나는 돌멩이를 물고 다닌 적이 있다뱉어버리고 나면이내 두 잎이 싸부랑거리고 싶어 했다 삶은 보이지 않는 전쟁자꾸만 패잔병만 되다 보니입안에 저절로 돌멩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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