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인봉 칼럼
"세상(世上)을 영화보듯이"기쁨도, 슬픔도, 승리도, 패배도 단지 한 끗 차이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요즘처럼 세상이 아름다운 계절은 없다. 누군가는 혹독한 선거의 여파로 살맛이 안난다는 사람도 만나고, 한국이 부끄럽다는 사람도 만난다. 모두가 호된 매를 맞은 듯이 피로하고 안타까운 마음들을 쏟아놓는다.
가만히 언덕으로 올라가 하늘도 바라보고, 땅도 바라보니 산천은 여전하고 의구하다. 세상의 인걸들이 쏟아놓는 함성과 아픔과 그 모든 것들이 딱딱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건만 자연을 바라보면 꿈처럼 아름답게 펼쳐지는 연초록 풍경이자 영화같다.

언젠가 스스로 "춤을 추는 듯이" 세상을 살자했는데, 요즘은 "영화를 보는 듯이" "영상을 바라보는 듯이" 긴장된 힘을 빼고 한 장면 장면이 영화가 흘러가는 것처럼 그대로 보려한다.
어쩌면 이풍진 세상은 '하나의 환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닿는다. 
그러면 잠시 그토록 딱딱하게 부딪치는 아픔이 왠지 스르르 놓아지는 듯하다.
어쩌면 산다는 자체가 실체가 없는 실험일지도 모른다.
그 생각과 느낌으로 현실을 바라보면, 그토록 애지중지 안타까웠던 일들이 녹아내리는 봄눈처럼 긴장감을 풀어버린다. 

기쁨도, 슬픔도, 승리도, 패배도 단지 한 끗 차이이다. 머리카락만큼이나 미세한 차이이다. 한결같이 투박하지만 깊이있게 노력해왔던 일들에 대한 자기 신뢰야 말로 본질이 되고 붙잡고 가야할 가치이다. 진실한 노력은 언젠가는 또다른 모습의 자신만의 아우라를 만들어 낼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잔인하고 아픈 단어들을 날마다 물가에 물감을 풀어버리듯이 풀어버리고 다시 살아내야 한다.
그토록 애쓰고 열심히 살아냈던 순간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빈손으로 돌아와도 받아들여야 한다.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면서 때로는 헤매기도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지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결코 결핍으로 마무리할 수가 없다.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이 그리고 다 본 다음엔, 또 다른 영화를 볼 것을 기대하고 기다릴 일이다.
날마다 하루의 시간과 곁에 있는 사람과 보낸 장소들이 오롯이 그날의 수확이다. 경험으로 남은 것들을 소화하고 해석해가며 초승달이 보름달이 되어가는 튼실한 과정으로 다시 또 묵묵하게 살아갈 일이다.
더 많은 효율을 따지기보다는 충실하게 걸어온 걸음걸음에 온 마음과 몸을 실었던 것에 족할 일이다. 기교보다는 본질에 강한 사람으로 하루를 충실하게 살았다는 그 힘으로 외롭고 때로는 아슬아슬한 삶을 지켜나가기도 하는거다.

탄식이 나오는 순간순간을 다지고, 공포와 두려움을 다지고, 빈틈이 많은 자신의 반전을 발견해나가며 사는 것 아닐까!
인생은 언제나 또 한번의 경험이자 배움이다. 꾸준한 배움과 연습이 준 선물로 우리는 보다더 자연스러워지는 것이다. 그것은 시간을 경유하며 완성한 힘의 응집력이다. 수많은 작고 큰 단련으로 생기는 놀라운 힘이 분명히 있다.
긴장을 풀고, 이완시키자. 다시 다음 영화는 상영된다. 여유를 회복할 일이다. 
천둥같았던 하루의 고단함도 이른새벽의 신선한 기운을 넘지 못한다. 마치 필름에 담긴 영화처럼 때로는 그렇게 돌아가게 두자. 명백했던 기억들도 사라진다. 기적의 주인공으로 담담한 날들을 다시 살아가자. 어쩌면 환영같은 영화 한편을 본 듯이 다 지나가고 흘러가도록 놓아두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인봉 대표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