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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를 다 이기고, 무덤에서 살아나듯이”어떤 병듦과 아픔의 질곡에서 구해줄 이도 바로 자기 자신이다.

좋은 계절이다. 진달래 산천이 열리는 봄길을 걷는 것은 굳이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기도의 마음이 열리는 일이다.
자연의 순리, 어김없이 추위가 물러가고 산천은 새롭게 열린다.

 “바람에 흔들리며 피는 꽃들”의 빛깔이 그렇게 고운 까닭은 추운시간을 건너 그렇게 고운빛깔로 색을 발하며 완전하게 피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사람도 그렇게 빛깔이 고운 사람은 차디찬 시련과 죽음 같은 어둠을 건너, 이미 생과 사의 의미와 경계조차 그 사람을 어찌할 수 없을 것 같이 떨림 없는 아름다운 이들이다.

아직도 겨울의 어둠과 가슴의 아픔으로 시린 사람들도 모두 나가 천지 자연이 주는 말할 수 없는 위로를 받을 일이다. 아파 본 사람이 아픈 가슴을 어루만져줄 수 있다. 동변상련의 아픔으로 더욱 더 위로와 사랑이 필요한 세상이다.
신선한 아침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고 다시 살아나는 기운으로 나와 너를 살려낼 일이다.

죽음이란 없다. 살아있어도 죽어있는 사람이 있고, 죽었어도 살아있는 이가 있다. 
교회들은 이번 한 주를 “고난주간”이라고 부르며 예수의 고난에 동참하는 시간을 살아가는 주간이다. 신앙인들은 예수가 죽고 삼일후에 부활한 부활절을 최대의 신앙으로 중요하게 지키고 있다.

예수가 신의 아들로서 수난이란 수난을 죽도록 겪고, 온갖 고난 후 십자가에 달리는 날이 금요일이다.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느냐!”라고 사람으로서 부르짖는 예수의 음성은 변함없이 온 몸이 저려오는 큰 울림을 준다.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때때로 겪어내는 최대의 아픔치가 느껴지는 때 동의어가 될 때가 있다. 이 말은 처절한 인간의 마지막 언어이자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내야 할 현실을 붙잡게 한다. 매년 사월이 오는 이즈음에는 다시 부활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을 생각하게 된다.

삼월의 기운으로 삶을 다시 열고 어떠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살아나 생명의 꽃을 색색으로 피워내는 생명들의 부활의 행진은 이어져야 한다.

동심으로 돌아가고, 다시 시작하고, 다시 마음의 간절함을 담아 씨앗을 심고 가꿀 일이다.
기도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가 숨을 쉬어가는 모든 시간은 어쩌면 간절함과 기도와 만나는 기회이다.

바라고, 믿고, 기도하는 일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완성해간다. 자기 자신과의 만남, 그리고 거짓없는 고백과 성찰을 통해 본성을 회복해 내는 일은 그 누구나 만나야 할 일이다.

자신을 다시 만나는 시간이야말로 기도의 시간이고, 죽음같은 강을 건너 다시 생명의 언덕으로 오르는 길이다. 기도하기 좋은 계절에 다시 춤을 추듯이 천지 자연의 깊은 생명의 호흡속으로 걸어갈 일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다시 오롯이 채워주는 천지 자연의 큰 기운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방금전까지의 고뇌가 씻기워지고 다시 살아나는 생명의 노래를 부를 일이다.

숨이 막혔던 혈관이 돌고, 기운이 차오르고, 검디검었던 마음이 깨끗이 빨아진 것 같은 명랑한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사람을 만나 받았던 온갖 세상의 수치와 낙인, 오욕, 상처들이 아물고, 소리를 질러도 다 풀릴 것 같지 않았던 분이 사그러지고, 삶은 다시 온통 신비로 다시 채워질 것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어쩌면 얼굴이 열 한 개는 되어야 할 만큼 다양한 모습으로 자신을 살아내느라 힘들었던 시간들. 자신을 위로하고 다시 살려내는 시작이 기도이다.

아무도 모르는 내면의 또 하나의 속사람인 나를 만나고, 마디를  풀어주고, 다시 안아주고 다시 일으켜 살려내는 시간이 기도의 시간이다.
나만큼 나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다. 고집으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이해와 따뜻한 만남으로 이어지는 영원한 친절로 다시 자신을 살려내야 한다.

어떤 병듦과 아픔의 질곡에서 구해줄 이도 바로 자기 자신이다. 얼크러진 실타래를 풀어내듯 내면에 드러나지 않고 감추어진 아픔들을 과감하게 만나는 일이 기도이다.

아픈 부위를 직접 만지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연스레 만날 수 있는 시간도 기도의 순간이다. 풀리고 또 풀리고, 용서하고 또 용서하고, 넘어서고 또 넘어서고, 확장되고 또 확장되어가는 일. 

기도하는 신성한 시간에 열린다.
아직은 작고 보잘 것 없는 현재의 내가 더 성장하고 더 확장되고 무한하게 커 나가는 존재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가운데 있는 두려움과 못남과 망설임을 풀어헤치고 때로는 큰 뿔을 가진 무소처럼 과감하게 나아갈 일이다.

때로는 볼을 스치는 바람처럼 살폿이 내려 앉을 수 있는 마음을 선물로 받는 시간도 기도의 시간이다.
오직 홀로 불을 밝히고 자신에게 꽃을 바치는 시간이 바로 기도의 시간이다. 

기도하기 좋은 계절이다.
천지 자연이 부른다. 웅크리지 말고 부족하다 말고 그 큰 꽃천지를 만나 자신도 꽃이 될일이다. 언제나 천지 자연은 우리에게 숨결과 기운을 불어넣어준다.

“원수를 다 이기고, 무덤에서 살아나듯이” 새로운 계절을 아낌없이 누리고 살 일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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