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대표이사

누구나 하루하루 살아가며 나이를 먹는다.
나이를 먹을 수록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갈 날 보다 살아온 날들의 길이가 더 길었다는 것을 느끼는 이도 있고 반정도의 지점에 이른 사람 아니면 아직도 한참을 달려가야함을 느끼는 이도 있으리라.

한참을 산 것 같아도 어떤 계기에 돌아보면 지금까지의 시간이 눈 깜짝할 정도의 찰라에 불과했음을 알게 된다.

꿈결이라 했던가!
또 살아왔던 날을 진솔하게 뒤돌아보면서 겸허하게 반성하게 되는 순간은 참 거룩한 일이다.
살아왔던 날들에 만족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스스로를 돌아보면 꼭 해야 하는데 멈춘 일들이나 성과를 이루지 못한 것들, 그리고 더 본질적으로는 자신의 씨앗이 품고 이 세상에 온 사명을 다 찾거나 이루지 못함에 스스로에게 얼굴이 없을 때를 만난다. 자신과 자신의 속사람과 솔직하게 되는 일은 점 점 더 많이 해야 할 일이다.

일전에 한 분을 만나니 이제 60대를 넘어서서 하나에 웃고 하나에 우는 일들은 덧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배우고 겪음으로서 얻은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그 모습이라 여겨졌다.

70대 여성을 만나니 “인생에 답이 없더라”라는 이야기를 했다.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던 삶도 시간이 지나서 뒤돌아보면 그게 아닌 것도 있고 답을 찾기는 하지만 정말 완전한 답이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마디굵어진 그 손이 가지는 무게가 묵직함을 느꼈다.

누구라도
“지금 당신의 삶에 만족하는가?”
라는 물음에 한쪽 가슴이 움찔한 것 아닐까?
이 가을,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리고 두 번째의 삶의 기회가 주어진다면?”라는 질문은 어떠한가?
사람들에게 제 2의 삶이 주어진다면 그렇게 일 백 팔십도 변한 삶을 살게 될까?
그것은 꼭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경향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내경험은 충격적인 암을 경험하면서 하루 하루가 다시 주어지는 제 2의 삶이라는 것을 확신했었다. 하지만 삶을 보는 눈과 태도가 많이 변했지만 어떤 면에서는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면들이 많다. 아직도 근본에서 찾는 답을 물어물어 찾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지점에서 찾은 답이지 세월이 다 지나간 후에는 어떻게 해석이 될지는 남겨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삶을 겪으며 정말 다르게 살아보고자 무진 애를 썼다고 믿는다.

긍정의 힘, 솔직하고 행복한 쪽이 아니면 겉치례와 같은 것들은 과감하게 접어나갔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정말 자신에게 솔직하고 다소 힘들지만 휩쓸리는 것보다는 외롭지만 한가로운 여백의 삶을 더 사랑하게 된 것은 맞다.

그렇게 사는 대신 물질적인 풍요와 시장성, 소위 빠른 처세술과 같은 상품성은 점점 더 제로화 되어간다.
저녁에 휘황찬란한 불빛의 시내만 나가도 웬지 촌스러운 티가 분명하게 나고 다소 어지럽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쩌면 자신의 삶을 바꿔보고 싶지 않았던 이들이 있을까?
나는 어릴 적에 꼭 ‘내가 쌍둥이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지금 내가 만족할 수 없던 내 모습을 내 쌍둥이는 다시 완벽하게 살 게 할 수 있다는 엉뚱한 상상력이 발동한 거다.

그렇게 어려서나 어른이 되어서나 나 자신의 삶에 만족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삶을 꿈꿔보지 않았던 사람이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다 이 깔깔 웃고 있지만 그 웃음을 다 떠뜨리고 나면 뭔가 가슴에 묵직하게 남는게 있나보다.
그래도 그렇게 삶은 자신에게 솔직하게 물어보면 가감없이 그 있는 모습대로 드러나고 보게 되면서 얻는 힘이 있다.

다른 이들에게서 얻는 힘은 한 모금이라면 자신에게 솔직한 것으로부터 오는 힘은 꾸미지 않는 진실과 지속가능한 에너지이다. 자신에게 솔직한 것이 가장 큰 힘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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