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대표이사

우리가 만약 초연함을 잃지 않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느 순간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가로막는 그 무엇이 있다면 반드시 버려야 할 때가 있다.
수시로, 산은 늘 스스로 있음을 느낀다.

누구에게도 이러라 저러라 하지 않고 그 스스로 존재 그 자체이다.
산보다 더 초연한 어떤 모습을 사람의 세계에서 만날 수 있다면 참 좋았겠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상상의 꿈인지도 모르겠다.

산, 그곳을 걸어도 걷는 자의 몫만큼만 그의 것으로 느끼고 돌아간다.
 날마다 산을 걸으며 생각하고 원하는 것들을 떠올려 간절히 몸과 마음에서 이루어지기를 원한다.
날마다 그 무엇도 자유한 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지배하지 말기를.

때로 그것은 몸부림을 총동원해야 하기도 한다.
제일 넘기 힘든 것들 중에 하나는 아마도 돈이다.

아무리 괜찮아 보이는 것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있기는 쉬운 일만은 아니다.
하지만 일정부분의 인생을 지나면 알게 된다.

더 이상 사람의 시선이나 인정에 치사스레 목말라 하지 않고 태연자약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그것은 움켜쥐는 모습으로서는 절대 안된다.
놓아버려야 자유하다.

정말로 대단한 사람들, 자신의 면전에서 종주먹을 대고 인정은 커녕 욕을 내질러도 태연자약할 수 있을수 있는 이들이 있다.
타인의 인정과 평가에 절대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일들은 쉽지 않은 일들이지만 그렇게 되고 싶은 부분이다.

선거철 산길에도 무수한 명함들이 버려져 오가는 이들의 발길에 차인다.
세상과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선택받기 위한 노력들이 그 명함에 들어있다.

가끔 그들은 한 번 이라도 이런 굴러다니고 버려지는 명함종이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을까를 상상해본다.
누구나 대접받고 인정받는데 익숙하지 모멸당하는 것에서 멀어지고자 한다.
그러나 정말로 우리가 마지막에 도달한 곳은 어떤 폭풍우가 밀려와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는 당당한 산이 될수 있어야 하리라. 

사람은 의식적으든 무의식적이든 어떤 권위적인 것들에 의한 인정으로 상을 주고 받기도 한다.
조금 사회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이들의 집무실에 가면 참 이러저러한 명패들이 많다.

무슨 무슨, 혹은 어째서라는 이유와 더불어 상을 받기에 마땅한 논리를 적어놓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볼 때 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상이란 것에 목마르게 매달릴까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아무런 매개가 없어도 스스로를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는 이들은 당당한 삶의 주인공이다.
‘누가 누구에게 상을 준 단 말인가!’ 라고 가끔 생각할 때가 있다.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주는 상이야 말로 최선의 상이 아닐까!

진정한 상은 솔직히 하늘에 쌓아야 하는 것 아니겠나!
외적인 권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내적인 공덕이 하나씩 쌓여서 선악을 넘고 좋음과 나쁨을 넘어 당당한 자신의 자리에 서 있다면 그 자체가 인생의 가장 큰 상이다.

천상천하에 오직 단 한 사람으로 이 세상에 왔다가면서 털어버릴 것은 완전하게 털고 남이 인정하든지 안하든지 초연한 당당함이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토록 가 닿고자 했던 곳이 어디인가를 날마다 묻고 확인하고 어디에도 속지 않는 인생을 살 일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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