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비가 개인 아침의 상쾌함이란 이를 데가 없이 완벽하다.
5월의 기운이 낮은 땅의 기운을 딛고 향기로 피어나는 산천의 힘이 느껴진다.

마치 온 땅이 발그레하게 홍조를 띤 새색시 같은 느낌이다.
산길, 소나무 숲에서는 빗물에 씻어 내려진 흙향기, 솔향기와 아카시아향이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다지 도 힘찬 향기로 가득한 자연은 우리를 다시 살리는 엄청난 에너지 보고이다.

인생이 어디로 가는 지를 한탄할 사이가 없다.
조용히 이른 아침 산에 오른 이, 누구라 들으랄 것도 없이 말을 이어간다.

“이른 아침에 오면 산상 음악회에 온 것 같아. 새소리 바람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가 다 하모니가 되네. 다른 음악회에 갈 필요가 없어요”
그의 눈에는 하늘이 담겨져 있다.

공감했다. 
산새들은 저마다 지저귀는데 서로 거슬림도 없고 막힘도 없고 저절로 하모니가 된다.
하모니란 저런 것일 거다.

내가 너를 거스르지 않고 너도 나를 아니라고 막아섬이 없는 것.
자연을 한 번 바라보고, 두 번 바라보면 모든 것이 자연의 순리대로여야 함을 배운다.
자연에 순응하면 몸과 마음이 편안해 진다.

어둠이 있으면 밝음이 있고 낮의 태양이 있으면 밤의 그윽함이 있다.
 환하게 떠올라 어제의 시름을 희망으로 밝혀주는 달이 있는 자연, 나고 자라고 늙고 스러짐의 순리를 역행하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잠시 가난할 지라도 결코 좋은 세상을 누리고 있음에 감사할 수 있으리라.

자신이 가장 멋있게 산다고 느끼면 그렇게 좋은 세상이다.
자신은 자신만의 인생의 “행복 감별사”이다. 우리자신의 멋과 맛은 우리 자신이 더 잘 안다.

아무리 훌륭한 솜씨로 만든 작품성 있는 무엇이 남을 거스르지 않는 저 위대한 자연을 능가할 것인지!
우리는 우리의 눈을 더 전문적(?)으로 훈련할 필요가 있다. 날마다 인생을 알아가는 과정의 연속이라고 축복의 문을 열어놓고 어린아이의 밝은 눈으로 바라볼 일이다.

세상을 신기해할 수 있음이 나이와 관계없다.
날마다 개운한 기운으로 시작하고 개운하게 마무리하는 하루를 소원하며 살 일이다.

살다보면 떠나는 친구도 있고 많은 부모 자식들 간에 화해하지도 털어내지도 못한 티끌들을 묻어놓고 가지고 산다. 이제는 모두와 화해할 때다.

5월의 아름다운 산천에 몸과 마음을 담그면 다 녹색과 향기로 물이 들터이다.
가장 가까운 이들이나 가족에게 이야기를 걸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그리고 미안했다고.
많은 마음의 부채를 안고 살기에 우리는 자연스럽지 않다. 우리의 얼굴을 포장하고 살거나 이미 굳어져버린 얼굴로 싱싱하지 못하다.

마음을 갈래갈래 곱게 빗어내고 나면 어제의 얼굴이 아니다.
우리의 얼굴이 5월의 향기로 다시 힘차게 피어나게 해야 한다.

어제와 같은 얼굴이 아니라 다른 빛으로 가득찬 향기가 되면 좋겠다. 어린 아이처럼 세상이 궁금해서 다른 사람에게 안부도 묻고 사랑이 전해지는 미소를 띠면 좋겠다.

에너지 만발해서 행복해지는 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세상이 흥미로 가득해서 어린아이들은 찡그릴 사이 없이 웃음부터 터진다. 앞 작은 공원에 꽃도 나무도 아이들도 가득하다. 하나로 어울러져 그대로 환하다. 시끌법적함이 사는 것 같아 좋다. 행복공감이다. 5월의 싱그러움을 타고 행복이 온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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