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장엄하게 솟아오르는 해나 타는 듯이 지는 해는 날마다 같은 풍경이란 없다. 그 ‘붉은 빛의 바다’와 같은 광경을 보노라면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떠오른다.

산은 또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밤새 저장했다가 풀어놓는지 그 또한 신기하다. 이른 아침 산길에 노랗게 쌓인 솔잎가루를 밟으며 걷는 오롯한 행복을 누가 알겠는가!

어릴 적엔  갈퀴를 들고 산에 올라가 노란 솔가루를 긁어다 불을 땠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어쩌면 그리도 예쁜 불꽃이 타닥타닥이며 타오르는지  하염없이 바라보던 생각이 난다. 그 추억을 떠올리며 또 한 차례 웃고 나면 아침은 그렇게 신나는 서곡이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일에 우리는 많이 웃어야하는 것 아닐까?

사람들은 혼자 걷다가 웃는 사람을 혹시 실없는 사람은 아닐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웃음은 여럿이 있거나 혼자 있거나 그 품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언제든 웃을 수 있는 것 아닐까한다.

때와 장소도 필요 없다. 자신의 생각 여하에 따라 언제나 꺼내서 쓰는 좋은 에너지이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올 때가 있다. 때로는 수화기건너편의 상대방의미소도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다. 건너편의 사람이 미소를 짓고 말하면 목소리의 크기 높낮이뿐만 아니라 말의 빠르기도 달라진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소이지만 눈에 선하게 보이는듯 하지 않은가!

그런데 웃음은 돈을 주고 살수는 없는 것이고 빌릴 수도 없고 훔칠 수도 없는 것이지만, 전염이 될 수는 있다. 기분이 다운된 사람 옆에 있으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 반대로 즐거운 표정의 사람과 유쾌한 시간을 보내보라. 같이만 있어도 기분이 올라가는 사람이 분명히 있다. 웃음은 단지 표정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행동을 바꾸어주며 감정을 바꾸며 마침내 생각과 삶을 바꾼다고 생각한다. 웃음은 닫힌 마음을 여는 일이다.

아주 심각한 상황에서 제일 먼저 사라지는 것이 바로 웃음이다. 하지만 아주 심각한 아픔이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웃을 수 있는 사람이다. 생명을 가장 활성화시키는 소중한 것들 중에서 웃음이란 결코 사치가 아니라 필수이다.    

아주 심각한 사안을 가지고 골똘하게 걷다가 무심히 들풀 꽃에게 시선이 머물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그 순간 그토록 고민하던 문제를 잃어버리고 꽃의 향기를 맡다보면 조금 전까지 부화가 걸렸던 머리가 시원하게 식어버리는 것을 경험한다.

일부러라도 웃으면 정말로 웃을 때와 같은 화학반응이 일어난다고 한다. 결과야 기분이 좋아지는 쪽이 된다. 행복해서 웃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웃다보니 행복해지는 것이다.
스텐포드의과대학교 윌리엄프라이 박사라는 사람이 조사를 했다고 한다. 6살 정도의 원기가 왕성한 유치원생들은 하루 평균 300번 정도를 웃는다고 한다. 이에 비해 어른은 그 20분의 1인 15번 정도로 줄어든단다. 어른이 되면 걱정과 스트레스가 늘어나기 때문에 웃음이 줄어들 수 있다.

하지만 감정이란 내부에서 외부로만 향하는 것이 아니다. 겉에서부터 바꾸어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큰 소리로 웃고 나면(소문만복래) 그 문으로 만복이 들어온다. 웃음은 부메랑 같고 웃는 낯에는 침을 못 뱉는다. 사람은 자신을 보고 웃는 사람을 좋아한다.

어쩌면 웃기는 사람보다 자신의 말을 듣고 웃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 또 자신이 잘 웃기지 못하는 사람이면 어떠랴. 웃는 사람이 되면 된다.
웃음…결코 가벼움이 아니다. 웃음이야말로 인생을 지금보다 훨씬 수월하게 해줄 것이다. 

유인봉  admin@gimponuri.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