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류리 포구에 설치된 철책을 120미터 포구 밖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주민들의 이용편의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듯하다.

갈수록 거세지는 주민들의 철책 철거 여론을 수렴하지 못하자, 노력하는 흔적이라도 보여주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식의 형식적 조치로 보인다. 이용주민들이 편의나 포구를 그나마 드나들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고 박수를 치기에는 시민들의 기대치에 터무니없이 못 미친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다.

 김포의  자랑거리 가운데는 드넓은 평야와 함께 김포를 보듬과 휘감고 돌아가는 한강은 김포의 자산이자 멋스러운 풍광중 하나다. 온갖 철새들의 서식지요, 마음의 휴식처다. 탁 트인 동해바다가 가슴을 트이게 한다면, 한강은 철새들의 노는 모습과 흐르는 강물을 타고 발이라도 적시고 싶은 정감어린데 있다.

이 같은 우리의 보고는 분단의 흔적인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우리들의 감상 요소는 여지없이 깨지고 있다. 아픈 현실이다. 도시의 온갖 시름을 안고 소리 없이 흐르는 한강의 정화력을 느끼며 시름을 씻고자하는 기대치는 가시 돋친 철조망의 형상에 마음까지 찔리고 만다. 

김포를 지나치는 시민과 이용객들의 마음에 가시철조망의 악영향과, 언제까지 둘러싸고 살아야 하는 지를 생각하면 가시관을 쓴 불편함처럼 속이 스물스럽다.

철조망을 열어라. 김포시민의 스멀거리고 찔린 가슴을 트이게 하라. 그리고 시민들은 두드려야 한다. 철책의 부당함을, 시대를 역행하는 군(軍) 세력의 용기 없는 보신주의를. 철책은 그들 생존의 산물이라고 외쳐야 한다. 국방의 중요성을 모르쇠하자는 게 아니다. 가능성 있는 길이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하는 군 정책과 고위 장성들의 보신주의를 탓하는 것이다.

김포한강에는 시민은 없다. 시민들의 볼 권리도 빼앗겼다. 한강 개발을 통한 어설픈 개발논리로 발전을 가장 하자는 게 아니다. 한강만이 갖는 전류리 포구만이 가지고 있는 한강의 맛을 재 확인하자.

전류리 포구를 통해 한강의 맛과 멋을 시민들은 발견하고 그곳을 철조망을 밀어내는 거점으로 만들자. 120미터를 조금 앞으로 이전하는데 수십 년이 걸렸다. 주어진 철책 이전이 아닌, 쟁취한 산물이라야 희망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시민이 밀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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