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저가 하도급 계약, 임금체불로 이어져

터무니없는 저가의 하도급 계약이 문제가 돼 김포시계에서 태리에 이르는 김포-김포IC간 48국도 확포장 공사가 2주째 중단 사태를 맞고 있다.

이번 사태는 김포-김포IC구간 공사를 맡은 충일건설㈜과 지난해 4월 하도급 계약을 맺은 ㈜덕운토건이 50%에도 못미치는 저가로 계약을 맺고 이후 덕운토건이 자금상의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덕운토건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9개월간 많게는 1인당 4천만원까지 50여 명에게 6억5천여 만원의 장비대금, 자재대, 노임 등 임금을 체불한 상태다.

장비대여업자들은 호소문을 통해 “원청인 충일건설이 시행청과 예정가의 69.13%로 공사를 맡고 덕운토건과는 64%로 계약을 맺었으나 실제는 43%의 최저가로 계약함으로써 적자가 누적돼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장비대여업자들은 지난 12일부터 김포-김포IC간 공사를 중단한 상태로 임금체불이 해결되지 않는 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충일건설 김종순 현장소장은 “덕운토건과는 적법한 계약으로 발주처에 승인까지 받은 상태로 계약대로 공사비100%를 지불했으나 덕운토건측에서 중비임대업자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해 발생한 것”이라며 “이번 문제로 하도급을 교체하면 공기(2002년 1월)의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덕운토건의 일을 축소시키고 타 업체를 투입해 공사를 공기 내에 마칠 수 있도록 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덕운토건의 나종보 사장은 “충일건설에 저가로 계약을 맺은 것이 이번 사태를 빚었다. 충일건설측에서도 임금체불의 50%를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했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덕운토건과 장비대여업자들의 임금체불 문제는 이에 그치지 않고 향산리 마을입구 진입로 공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등 애꿎은 향산리 마을 주민들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현대건설에서 추진중인 우회도로 공사와 관련, 향산리 마을입구 진입로 포장 공사를 충일건설에서 하도급을 맡아 공사를 추진하고 있으나 장비대여 업자들은 “임금체불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이 구간 공사도 못하게 하겠다”며 도로 위에 덤프트럭을 세워 놓고 시위를 벌이는 등 주민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지 하도급 업체의 임금체불에 이은 공사중단 사태를 넘어 불법적 요소가 짙은 저가의 하도급 계약이 정부가 시행하는 관급공사에서 조차 횡행하고 있다는데서 충격을 주고 있다. (신명순 기자, free@kimpo.com)
<제109호 5면/2001.6.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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