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4개월, 항암제 맞으며 사투, 골수이식비용 4천만원 마련 막막신촌세브란스병원 53병동 570호. 생후 14개월 된 정재훈 군이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독한 항암제를 맞으며 한평 남짓한 격리실에서 투병 중이다.

지난 1월 재훈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은 정삼현씨(29세, 북변동 건영아파트)는 담당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진단내용을 받았다.

재훈이의 병명은 ‘급성골수성백혈병’. 백혈병은 소아암 환자의 80%이상을 차지한다. 재훈이는 생존율이 20% 미만인 급성골수성백혈병이다. 골수이식을 받아야만 살 수 있고 수술 후에도 60%이상의 생존율을 장담하기 힘들 정도로 국내에서는 희귀병으로 분류된다.

독한 항암제를 맞는 재훈이는 그 후유증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빠지는 등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더욱이 고환종양 수술로 인해 재훈이의 고환은 반쪽 기능만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1월 입원 이후 일주일에 100만원이 넘는 재훈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정삼현씨는 한달에 12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고 있다.

재훈이가 태어나기 전 맞벌이로 안정적 생활을 계획하던 정삼현씨와 부인 김민희씨(27세)는 이미 과로로 첫애를 유산해 남모르는 눈물을 한차례 흘린 경험이 있다.

가슴속에 첫 애의 환영을 묻어두었던 부모는 남은 재훈이 마저 가슴에 묻는 일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며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건영아파트는 재훈이의 외가.
그동안 푼푼이 모아두었던 돈들은 이미 병원비와 약값으로 모두 날리고 지금은 친지들과 주변의 도움으로 버티고 있지만 빚만큼이나 한숨도 늘고 있다.

다행이 재훈이를 살릴 수 있는 희망은 아직 남아 있다.
재훈이에게 골수를 이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기증자가 나선 것.
지금은 골수조직 이식수술 적합 여부를 기다리고 있지만 가능성이 있다는 의사의 말은 재훈이 가족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주고 있다.

문제는 2천만원에서 4천만원까지 소요되는 골수 이식 비용.
재훈이의 부모들은 이 돈을 마련키 위해 백방으로 뛰어 다녀보고 있지만 현실은 막막하기만 하다.

“태어나면서부터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고 있는 재훈이를 위해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는 처지가 원망스럽다”는 정삼현씨의 절규가 많은 독지가들과 시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으면 좋을 듯 싶다.
(전광희 기자, junkh@kimpo.com)

도움주실 분들 연락바랍니다.
미래신문·김포방송 983-4141
정삼현 011-748-0458
예금주 정삼현 754-21-0420-935
(국민은행)
<제109호 2면/2001.6.25일자>

편집국  mirae@gimponews.co.kr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