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가 자연과 예술, 통일을 주제로 조성한 '김포국제조각공원'이 청소년수련원 부속 공원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월곶면 고막리 일대 7만㎡ 부지에 조성된 '김포국제조각공원'은 남북분단의 상징인 한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중인 김포의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평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세계적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1998년과 2001년 두 차례로 나눠 개장됐다.

국도비와 시비를 포함해 43억여 원이 투입된 공원에는 첫 개장 당시 설치된 16개의 작품과 추가 설치된 14개의 작품 등 총 30개의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설치 돼 규모와 설치 작품 면에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시는 개장식에 맞춰 1998년과 2001년 국내외 유명 인사 등을 초청해 두 차례 국제조각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거를 거치며 이 공원이 전임 시장의 치적 전유물로 인식되면서 김포시의 최대 학술세미나 형식으로 치러졌던 심포지엄이 중단 돼 국제조각공원이라는 위상이 땅에 떨어지고 있다.

국제조각공원이라는 것은 공원 시작점에 내 걸린 안내 표지판과 해설사의 설명을 통해서만 알 수 있을 뿐. 지금은 김포사계절썰매장과 수영장, 청소년수련원을 찾는 이용객들이 걷는 산책 코스에 설치된 조형물 정도로 인식될 정도가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관리에도 적지 않은 문제점이 곳곳에서 드러나 관리를 맡고 있는 운영 주체의 고민도 적지 않았다.

급기야 시의회는 지난 25일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공원 조성과 심포지엄을 위해 제정된 '김포국제조각프로젝트조직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를 폐지하기에 이르렀다.

1998년 만들어진 이 조례는 '조직위원회를 매회별로 구성하고 다음 대회 조직위원회가 구성될 때 자동 만료된다'고 돼 있어 조례 폐지가 결국 더 이상 국제조각심포지엄을 열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포시의회 관계자는 "이미 공원 조성이 끝나 목적이 달성된 만큼, 더 이상 위원회 관련 조례가 무의미하다는 집행부 판단에 따라 검토를 통해 조례정비 차원에서 이를 폐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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