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하기 좋은 도시가 우선이냐, 쾌적한 주거환경이 먼저냐"

공장 난개발에 따른 환경유해물 논란으로 도농복합도시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는 김포시가 정부가 요구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와 '쾌적한 주거환경 보호'라는 주민민원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생활에 불편을 느낄 정도'라는 빗발치는 민원을 외면할 수도, 정부 방침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란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가 되고 있다.

지난해 초 기준으로 관내에 등록된 환경오염배출 관리대상 공장은 대기 2319개소, 수질 670개소 등 6600여개로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화성시 다음으로 많다.

이 가운데 특정배기물질인 중금속 배출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주물공장만도 110여개로 이들 대부분은 1997년 이후 허가된 환경유해물질 배출시설로 39.3%인 42개 공장이 2010년 이후에 등록됐다.

경기침체에 따른 투자 활성화 조치로 계획관리지역내에서도 공해 정도에 따른 공장입지와 관리지역의 연접 제한을 해제하는 2009년 7월 개정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주물공장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2012년 불거지기 시작해 지금도 진행 중인 대곶면 거물대리 공해공장과 관련한 주민집단 민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실제 주물공장으로 인한 환경오염민원이 집중된 대곶면 지역에만 전체 주물공장의 45.8%인 49개소가 입지해 있다.

주민 A씨는 "업종제한 완화뿐만 아니라 일정 면적 공장의 경우 업종변경이 가능해진데다 대부분의 공장이 영세해 공해배출 억제 시설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거나 가동하지 않아 도시 전체가 희뿌연 먼지로 덮여 있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한강신도시입주에 이어 거물대리 등 환경피해지역에 대한 대책도 수립되기 전에 정부가 또 다시 규제 완화를 위한 추가 조치에 나서면서 시가 더 곤혹스런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6월과 7월 계획관리지역내에서의 화학제품 제조시설 중 일부 공장과 환경오염 수준이 낮은 공장의 개별입지 허용을 확대하는 관련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공해공장 입지에 따른 환경관련 민원이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공장집단화를 위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지만 소규모 개별 입지 공장이 줄지 않고 있어 환경관련 민원도 그대로다. 때문에 도시계획조례 개정을 통해 개별공장 입지를 제한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취해져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정부의 규제개혁 역행과 행정소송 위험에도 불구, 지난해 7월 시의원의 발의로 계획관리지역내 오염배출 사업장의 입지를 제한하는 도시계획조례를 개정했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