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구개발부서가 없는 한 중소기업의 신제품 개발과 관련 기술 지도를 하면서 기업 경쟁력을 저해시키는 몇 가지 장애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 지역 김포에서도 대부분이 중소기업인지라 여기에 소개하는 사례를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를 타산지석으로 삼았으면 한다. 우선 첫 번째 장애로 제품개발의 프로세스(process)에 대한 이해 부족과 지나친 결과론적 기대치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기업경쟁이 날로 치열해 지는 가운데 제품의 기능과 품질은 빠르게 향상되는 반면, 이 제품들의 가격은 하락 곡선을 타고 있어 기업들은 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압박감은 곧바로 저가격, 고기능, 고생산성 및 고품질을 제공하는 신제품 개발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밖에 없다. 기술 지도한 모 기업의 경우 신제품 개발에 대한 과정은 너무 쉽게 인식하는 반면 신제품 개발의 결과로 인한 장미 빛 환상 내지 기대치로 가득 차 있었다. 과정이 있어야 결과가 있는 법인데 말이다. 사실 그들은 신제품 개발로 인한 목표치를 넘어 기대치를 책정해 놓고 있는 실정이었다.

그곳에서는 아직도 상부에서 결정하고 밑에 있는 사람들은 말없이 그것을 실행하는 업무형태를 취하고 있었으며, 제품개발 역시 과학적 접근 보다는 상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따라서 오랜 기간동안 시행착오(trial and error)를 겪으면서 제품개발이 진행되었고 이러한 과정은 개발기간 및 원가를 상승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는 결국 기업 경쟁력을 저해시키는 원인을 제공하는 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우리 주위에는 이러한 제품개발 프로세스를 잘 이해 활용하여 성공한 사례들도 많다.

비행기를 제작하는 보잉사는 과거 전통적인 방법으로 기본설계, 상세설계, 제작 등의 단계를 거쳐 비행기를 제작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개발의 데이터를 컴퓨터상에서 개발의 각 단계에 참여하는 업체 및 관계사 전원이 동시에 각자의 의견을 즉시 수정하거나 반영하는 체제를 갖추었다.
즉, 공동설계, 공동제작의 개념으로 개발을 진행한 셈이다. 그 결과 비행기 개발기간을 종래 60주에서 33주로 단축시키게 되었다.

필자가 담당했던 국내 가전, 자동차, 통신 등의 플라스틱 제품개발에서도 이러한 프로세스의 개선에 따른 활용이 두드려진다.
종래 제품개발은 기획, 디자인, 제품설계, 금형설계, 금형제작, 금형시험사출, 생산 등의 일련의 과정을 단계적으로 실행하였다. 그러나 개발 프로세스를 설계 초기 단계에 도움을 주는 지식 기반 전문가 시스템 구축과 사출과정을 컴퓨터상에서 미리 모사(simulation)하여 반영하는 동시설계 프로세스로 개선하였다. 그 결과 제조공정 이전에 예상 문제점을 최소화함으로써 원가 절감, 개발일정 단축 및 공정 단축에 따른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

의류업체 베네통은 지금까지 염색을 하는 프로세스를 변경하였다.
과거의 프로세스는 신상품을 기획하여 스타일과 색상이 결정되면 실을 염색하여 색상을 갖추고 천을 짠 다음 커팅 및 봉제를 하여 옷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베네통은 스타일만 먼저 기획한 후에 천을 짜고 커팅을 한 다음에 유형을 판단하여 색을 기획하고 그 후에 천을 염색한 후 봉제하여 천을 완성하였다. 그 결과 유행에 즉시 대응 가능한 생산체제를 구축하여 경쟁사보다 쉽게 대응 할 수 있게 되었다.

소개한 기업사례를 통해 여러분 기업의 신제품 개발프로세스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및 이해와 아울러 자사 기업 환경에 맞는 최적의 모델을 구축하여 제품개발에 따른 기업경쟁력의 기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조재성 박사
약력
공학박사/중소기업 기술 지도사/대우전자 중앙연구소 선임연구원/ 현 엘젠 (ELZEN)대표/서울산업기술대학교 기계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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