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한두 번 정도는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럴 때는 어느 변호사를 선임해야 할지 많은 고민들을 하게 된다. 성적(승소율)이 높은 변호사를 선임하면 좋은 재판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독자들께서는 생각하실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일전에 어느 법률정보 회사에서 변호사들의 실적을 분석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해서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즉, 민사ㆍ형사 등 분야별로 변호사들의 수임 건수와 승소율을 분석해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말대로만 된다면 1만명이 넘는 변호사들을 승소율 기준으로 1등부터 꼴찌까지 줄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므로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 변호사도 프로야구 선수들처럼 타율 3할대 타자, 방어율 1점대 투수와 같이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할 수 있다니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얘기인가?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변호사들의 실력이나 능력을 이와 같이 승소율만으로 단순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는 것을 쉽게 알게 된다. 먼저, 조세소송과 같은 행정소송에서는 평균 승소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행정관청을 상대로 승소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행정소송에서 승소율이 40%라고 하면 행정사건 평균의 2배 이상이므로 아주 뛰어난 실력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성적으로 보면 100점 만점에 50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낙제점이 되는 셈이다.

다른 예를 한번 들어보자. 어떤 변호사들은 금융기관의 연체대출금 추심소송을 다량으로 수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소송은 대출이 이루어질 때 약정서와 같은 증거를 잘 챙겨 놓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 승소하게 되므로, 승소율이 90%라고 하여도 결코 좋은 실력이라고 할 수 없다.

임대기간이 끝난 후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하는 명도소송은 별일 없으면 임대인이 승소하게 된다. 임차인들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으므로 되도록 소송기간을 끌어달라고 변호사들에게 부탁하게 된다. 따라서 임차인 측 변호사가 9~10개월 정도를 끌었다면 패소를 당하더라도 사실상 소송에서 이긴 것이나 다름없다.

한편, 소송이라는 게 반드시 판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판결보다는 조정이나 화해절차로 종결되는 소송도 많이 있다. 특히, 조세소송에서는 소송 중에 피고(세무서)가 잘못을 인정하고 부과처분을 직권취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경우 원고는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으므로 판결을 받을 필요가 없어 소를 취하하게 된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는 이겨 놓고도 형식적으로는 승소율 계산에서 제외되게 된다. 

그러면 실력 있는 변호사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변호사들에 따라 분명히 실력 차이는 있겠지만, 그 차이라는 것이 승패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독자들께서 그 실력 차이를 정확하게 판별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필자는 성실한 변호사를 찾아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부지런한 놈 못 당 한다”는 말은 사회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는 진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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