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여리지만 사업은 당차게
계속된 성장 위해 끊임없는 ‘새로고침’

처음 박경숙(샤느망스킨케어 대표) 씨를 봤을 때, ‘정말 함께 있으면 즐거운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자신과 함께 대화하고 교감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분위기에 따라 유연하게 자신을 변화시켜 적절히 대처하는 카멜레온과 같은 매력을 지닌 그녀와의 인터뷰에서 다채로움 마저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가 김포분이시고 저도 김포에서 태어나 학창시절을 모두 보냈기에 언젠간 김포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본사며 명동지부며 많은 곳에서 일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늘 ‘김포에서 꼭 일하리라’라는 다짐도 했었고요”

김포여중21회, 김포여고 22회 졸업생인 그녀는 김포에 대한 애정을 마음에 항상 담아두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화장품업계 진출은 예기치 못한 일이었고 지금의 그녀가 다시 김포에 오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94년에 한불화장품에 입사를 해 벌써 15년이 넘었네요. 처음 시작한 계기가 정말 어이없긴 해요. 제가 워낙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한 지인분의 부탁으로 그 당시 한 은행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한불화장품을 구입하게 됐죠. 그러다 화장품업계 입문을 원하는 다른 지인께서 혼자는 외롭다며 교육을 같이 받자고 부탁했고 저는 따라가서 교육을 받으니 너무 신기하면서 재밌는 거예요. 그때의 제 선택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군요”

‘친구따라 갔다가 우연히 제가 캐스팅됐어요’라고 말하는 연예인처럼 박경숙 씨 역시 처음에는 자신이 화장품업계에 진출해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리란 생각은 추호도 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저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따라갔다가 새로운 적성을 찾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 주변 사람들이 제가 화장품을 사러 간다고 할 때마다 부탁해 그걸 대신 사다주는 게 힘들지도 않고 즐거웠어요. 또 입사해서 잘한다고 상도 받고 그러니 너무 재밌었어요. 그래서 계속 관심이 늘어가고 제 직급도 올라가 부하직원들도 생기고 ‘아 이게 내 일이구나’ 싶은 게 행복했어요. 그러다 6개월 만에 지부장으로 승진했죠”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첫 직장생활인데 너무 빠른 것이 아닌가 싶어 지부장 자리를 거절했다고 했다. 다른 회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들어오고, 부하직원도 과장만 7명이니 한 순간에 너무 많은 일들이 벌어져 고민했다는 그녀. 하지만 자신이 거절하면 7명이 실직하게 되고 계속적으로 한불화장품 측의 간곡한 권유로 지부장까지 오르게 됐다.

하지만 항상 승전보만 울릴 것 같던 그녀의 인생에서 김포정착기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고 했다.

“김포에는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혼자되신 어머니 옆에 있고 싶어 지난 2003년 12월에 왔어요. 물론, 저는 결혼 전까지 생활터전이었던 곳이라 좋았지만 남편과 딸은 서울에서만 살았던 터라 김포가 객지였죠. 2001년부터 김포와 명동을 오가며 일하던 저도 오히려 아는 사람이 많은 김포에서 영업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고 실적으로 고스란히 드러났죠. ‘돈독이 올랐다’는 친구의 말에 상처도 받았어요. 결국 김포에서의 2년이란 짧은 생활을 마치고 집은 서울로 이사갔어요”

김포토박이임에도 불구하고 김포에서 일하기 힘들다는 그녀였지만 항상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버틸 수 있고 여전히 김포에서 사업을 한다는 박경숙 씨.

“박기원 언니와 친구 홍충희에게 너무 고마워요. 제가 힘들 때마다 응원해주고 제가 김포에 오면 ‘김포에 왔으니 내가 식사를 대접해야지’하며 늘 연락해요. 정말 기원언니와 충희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도 김포에서 일을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마음은 여리지만 사업에 있어 당차기만 한 그녀에게서 ‘관계’의 의미와 그 소중함을 엿볼 수 있었다. ‘사람을 상대하는 게 제일 힘들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듯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영업공식’이 궁금해졌다.

“오히려 아는 사람이 많아서 먼저 구입하라고 권유하기도 힘들고 또 원래부터 샘플 등 퍼주면서 하는 방식으로 영업하지 않았기에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처음 10년 동안은 ‘give & take’를 전혀 하지 않았죠. 하지만 이게 인맥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저만의 영업노하우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찾아가는 서비스’에서 ‘만들어가는 서비스’로 바꿨어요. 원할 때만 찾아가면 언제 그 수요가 줄어들지 몰라요. 이제는 제가 고객을 직접 이미지메이킹을 해 저만의 고객으로 만드는 거죠”

자신만의 고집으로 지금까지 일을 하며 자리매김하는 중인 그녀에게도 더 나은 발전을 위한 고뇌는 끊이질 않은 듯 보였다. 성공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러하듯 박경숙 씨도 계속된 성장을 위해 자신의 영업방식에 ‘새로고침’ 버튼을 아낌없이 눌렀다.

“아는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하죠? 더 좋은 품질의 제품으로 최고급 서비스를 제공해 ‘박경숙’만의 하이퀄리티를 구축하고 싶네요. 그래서 요즘 해부학과 생리학을 배우고 있어요. 외적으로 아름다움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까지도 찾아내 내외 모든 것을 섭렵해 보다 전문적으로 다가가고 싶었죠. 그래야 믿음이 깊어지고 신뢰가 무한히 쌓이겠죠?”

아무에게나 ‘수석’이란 말이 붙지 않는다. 왜 그녀가 수석지국장이 됐고 본사에서도 인정받아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지 알 수 있었다.

“제 나름 열심히 했고 본사에서도 절 예쁘게 봐주셨는지 김포에 찾아와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하자 흔쾌히 노인복지회관에 3일간 본사 강사가 직접 방문해 강의를 해주신 적이 있어요. 그때는 정말 뿌듯했죠. 제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나서서 일하다 보면 김포와 저, 회사 모두가 서로 win-win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정말 고향이 발전하는 지금, 모두가 하나되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지난 2008년부터 지역 내 단체를 비롯해 많은 활동을 하면서 ‘어울림’의 매력과 ‘조화’의 아름다움을 몸소 느낀 그녀는 자신과 지역, 직장에 대한 애정은 참으로 대단했다. 웃음 속에 비춰진 포부와 의지는 빛나기까지 했다.

사람을 상대하면서 그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이를 표현할 줄 알며, 항상 발전된 미래를 꿈꾸며 발을 내딛는 박경숙 씨에게서 소녀의 감성과 어머니의 자애로움, 리더의 눈썰미를 모두 발견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김소희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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