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구 김포시장의 강한 추진 의사에도 불구 농민단체의 극심한 반발로 좌절됐던 친환경농정과와 농업기술센터 간 통합이 재차 추진된다.

김포시는 7일 농단협, 농민회, 전업농회 등 지역 내 20여 농민단체 단체장이 모인가운데 이같은 농정기관 통합관리 계획을 밝히고 조직개편 방안에 대한 동의를 구했다.

유사 업무의 통합관리로 농정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로 추진되는 농정기관의 통합논의는 지난 2007년 10월에도 추진된 바 있으나 농업의 전문성을 외면한 행정편의, 농업 축소라는 농민단체의 반발로 무산됐던 사안이다.

두 해를 묵혀 온 농정기관 통합을 놓고 김포시는 “기관의 확대와 예산의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 효율적이고 일관성 있는 사업추진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농민단체들은 “하필 추수철을 맞아 바쁜 시기에 뜬금없이 다시 추진하는 이유”를 묻는 등 갸우뚱한 표정이다.

시는 이날 2년전 통합에 따른 우려로 제기됐던 문제점들에 대한 보완 설명 자료를 내놨는데, 이중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행정의 우월적 지위에 밀려 지도사업이 약화되고 농업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기술 지원 및 지도업무의 전문화와 특성화를 통해 농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기능 중복에서 오는 비효율성을 제거해 농업인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일반직과 지도직간의 이질감 형성 및 농업직 소외감’에 대한 우려에 타 시ㆍ군의 통합사례를 살펴 ‘현실적으로 이질감은 크지 않고, 사회환경 변화에 따른 노업여건 등에 대한 직원 교육 등을 통해 사전에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날 일부 농민단체의 경우 시의 통합 추진방침에 동의했지만, 대부분 단체는 예민한 문제를 놓고 사전 예고 없이 갑작스레 회의가 소집된 데 대한 유감을 표시하고 농번기가 마무리되는 11월 초순경 다시 논의할 기회를 갖자는 입장을 취했다.

농민회 최병종 회장은 “최근 쌀값 폭락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지경에 회의 내용도 모른 채 갑자기 회의를 소집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달 말로 예정된 ‘농업인의 날’ 행사 이후까지 개별단체가 고민하고 검토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전업농회 기원종 회장은 “일말의 금쌀 홍보도 아쉬운 판에 최근 국도변 설치됐던 금쌀 홍보입간판이 씨네폴리스와 한강신도시 홍보내용으로 바뀐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묻고 “급속한 도시화로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농업환경에서 기관의 통합이나 분리가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고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통합여부를 떠나 ‘농업의 위기’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친 농민들에게 행정조직의 개편방안을 묻는 문제는 다소 엉뚱하고 과분한 고민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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