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교, 효율적 어학 학습에 골프교실까지
농산어촌전원학교 지정…세계적 수준 자부

▲ 이재월 교장

김포시내에서 대명항가는 쪽으로 약 20~30분 걸리는 곳에 개교60년 된 아담한 석정이라는 초등학교(교장 이재월)가 있다. 학생수가 60명이 채 못 되는 작은학교다.

한때는 200여명의 학생이 있었으나,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이 농어촌을 떠나는 바람에 6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폐교의 위기까지 갔었다.

본래 석정초등학교는 ‘천문학교’로 초등부에서는 이미 전국적으로 알려진 학교였다. 다만 학생수의 감소로 인해 각종 첨단시설과 교육프로그램을 갖춘 학교라기보다는 언제 폐교될 것인가가 주 관심이 된 어이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석정초에게 ‘작은 학교’는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강점이다.

이 석정초등학교가 농산어촌전원학교로 지정되면서 폐교의 위기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국적인 교육의 이상을 실험하는 학교로 부활하려고 한다.

우선 학생수가 웬만한 속셈학원보다 적다보니 효율적인 어학공부가 가능하다. 2003년부터 석정초교는 원어민 교사를 고용하여 영어뿐 아니라 일어와 중국어까지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이 좋아하는 언어를 선택하여 공부를 하게하였다.

천문대를 운영하며 아이들에게 우주와 과학에 대한 체험을 하게 하여 그들의 상상력과 꿈을 키워준다. 학원가를 전전하는 도시의 아이들이 꿈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나 있을지 모르는 가운데 석정의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상상의 세계를 만들고 있다.

학교 옥상위에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골프부를 창단하였고 전교생들에게 골프를 가르친다. 골프를 고급스포츠라 하지만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스포츠다. 사회생활에서 사교를 위한 스포츠를 하나정도 익혀두는 것도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9월말경에 실제 골프장에서 석정의 전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기 위해 학교시설을 이용하여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체능에 관심을 갖는 아이들을 위해 골프뿐 아니라 민요강사를 초빙하여 민요를 익히게 하고, 학교와 지역민이 함께하는 학교도서관 ‘글빛나루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인근 군부대의 재능있는 장병들을 초빙하여 특기적성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밖에 전학년이 학년마다 특색이 있는 각종 교육을 받게 한다. 저학년은 골프와 바이올린, 고학년은 탁구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석정이 교과부의 ‘돌아오는 농어촌만들기’ 프로젝트의 일환인 ‘농산어촌전원학교지원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시설과 교육의 질적인 면에서 국내 최고의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당장 교과부 지원금 5억중에서, 내년도에 2억5천을 들여 교실환경을 개선하고 어학실과 과학실을 첨단시스템으로 교체할 예정이며 스크린골프시설 등 체육시설 또한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재월교장은 “우리학교는 단언하건데 전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수준을 갖춘 학교”라고 선언적으로 말한다.

다른 학교와의 단순한 차별의 수준을 넘어서 석정초교 자체가 다른 학교의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석정초의 교장이라는 위치를 떠나 이와 같이 선진적인 학교가 통폐합 논란에 오르내린다는 것이 마뜩치가 않아 보인다.

요새 학원들은 아침에 학교 등교까지 시켜준다고 한다. 8시에 차를 타도 이 아이 저 아이 태우다보면 3~40분은 걸려서 학교에 등교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 정도 시간이면 김포 어지간한 곳에서 석정까지 충분히 통학이 가능하다. 앞서나간다는 재력 있는 부모들은 자기들끼리 그룹을 만들어 자기아이들에게 특별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부러워하지 말고 석정초등학교에 문의해 보기 바란다.

심영섭 기자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