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기도에선 무료급식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한쪽에선 급식에 대해 아이들을 차별해선 안되고 교육목적상 차별급식이 타당치 않다는 주장과 다른 한편에선 재정 운용의 효율상 어느 지역에만 국한하는 무상급식보다는 경기도 전 지역의 차상위계층에게 무상급식을 하는 것과 재정운용 효율상 지역별 무상급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인 것 같다.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공약인 단일학교 전체의 무상급식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정부에서는 학원 강의시간을 밤 10시까지로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명박대통령은 몇년 후 100% 면담만으로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말도 한다. 정부입장에서는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이 학교에서만 교육을 받고, 개인과외나 학원수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국민들의 사교육비 원성이나 공교육 질적 향상에 대한 요구가 수그러들 것 같아서일 것이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학생들이 한 가지만 잘해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거나 성적으로 차별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이런 정책들은 국민에게 실적으로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할 뿐 정책의 결과물이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가상현실을 공권력이 일시적으로 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정책들의 반대편에는 경쟁과 자율, 자유권에 대한 침해라는 여론이 있다.

왜 이렇게 근사하고 그럴듯한 정책들이 실현되지 않는 것일까? 위의 예는 모두 국민에게 결과적 평등을 느끼도록 하고 싶어하는 정치권력의 바램일 것이다.

흔히 민주주의의 목표는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것이고 그런 목표 달성을 위해 전제되는 것은 자유와 평등이라고 한다. 근대국가가 성립된 이래로 자유는 개인주의적 경향으로 개인의 사소한 즐거움이나 행동양식으로 파편화되는 경향을 띠는 소극적 권리인 반면 평등은 사회적 제도나 구조를 보여주는 형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이런 연유로 자율과 경쟁, 자유의 산물로 나타난 결과물들에 의한 차별이 기회의 평등보다 결과의 평등을 바라보게 한다. 특히 정치권력들은 소극적 권리인 국민의 자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개인적인 것으로 파편화된 반면 사회적 정책 결과물로서의 평등은 눈에 확연하게 보여지는 정치적 업적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민주주의의 퇴행적 구조일 수도 있는 이런 전체주의 성격의 정책에 매달리는 것 같다.

칼 막스가 자본론에서 불변자본(생산설비등)이 가변자본(노동력)에 대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짐으로서 자본가의 노동잉여가치에 대한 이윤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는 “이윤율저하 경향의 법칙”이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다. 그는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본가들은 이런 모순으로 나타나는 공황이나 불황을 이용하여 만회한다고 예견하고 있다.

막스웨버는 자본주의의 가장 큰 장점은 소명의식으로서의 일과 그것에 대한 보상인 자본의 축적을 보장한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유와 자율, 창의, 절제로 인한 보상이라고 할 수 있는 개인적 자본의 차별에 대해 자본주의 사회체제는 차별적으로 대응하고, 일정기간이 지나 차별의 편차가 심해지면 평등에 대한 민중의 욕구가 점증하고 이에 호응하는 정치권력의 정책적 대응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정치권력의 과도한 선동과 혼란, 민중의 욕구 폭발이 일어나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자유와 평등에 관한 관계를 고려해보면 '자유권저하 경향의 법칙(?)'이라고 할 법하다.

정책의 선택, 기능성이나 효율성에 대한 논란을 도덕적 가치논쟁으로 가져 감으로 타협과 양보가 설자리를 잃게 된다. 정치권력 또한 지나친 선동으로 포퓰리즘을 양산하거나 권력이라는 강제적 수단으로 인위적 평등을 강제하려는 의도는 자본주의가 축적해 온 정신에 대한 자해행위가 될 것이다. 

·시정발전위 교육체육분과 위원장
·전 경기도학원연합회장
·‘2008 김포교육 평생학습 & 주민자치 어울림 축제’ 집행위원장

최철호  opulent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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