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Story Telling)은 스토리(Story 이야기)와 텔링(Tellinq 나누다)의 합성어로 상대방에게 알리고자 하는 내용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 스토리텔링은 제주도와 김제시를 비롯해서 각 지역에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공모 사업과 이야기대회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제3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조선왕릉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문화재청장은 그 과정에서 “평범한 사물을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스토리텔링의 힘”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유네스코 현지 실사단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적극적인 태도로 변한 계기가 영월에 있는 장릉에 얽힌 단종애사를 듣고 부터였다고 한다.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가 조선왕릉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단초가 된 셈이다.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를 굳이 명칭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우리민족은 이야기에 능숙하다. 설화와 민담에서 뿐만 아니라 노동요 및 동요 속에도 생활의 이야기들이 풀어져 있다. 지금은 그러한 내용들을 현대적인 시각에서 다양하게 조명하는 방법으로 스토리텔링이 활용되고 있다. 김포에도 스토리텔링의 소재가 다양하다. 애기와 백제낭자와 고구려 병사의 사랑이야기를 비롯해서 투금포와 포구생활이야기, 전쟁과 나루터, 산성, 옻 우물 및 김포의 인물과 자연환경 등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조강을 국한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김포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호기심과 의미를 담고 가는 이야기는 국도변의 표지판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리적인 측면에서 김포는 강화와 파주가 이웃동네 이듯이 개성도 이웃동네다. 김포초입부터 개성의 표지판이 보인다면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야기의 넓이를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즉 지리적인 여건과 역사적인 유산 및 자연환경의 핵심을 살려서 이야기를 다듬고 만들어 가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며, 이것은 관광자원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어느 곳에 가서도 볼 수 있는 것은 스토리텔링의 소재로서 미약하다. 골목길 하나와 무덤이라도 의미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고 그곳에서만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안내 책자에서 설명하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설명하는 안내판과 안내를 하는 사람이 어떤 부문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조강을 예로 들면 철책선과 한국전쟁, 분단과 평화의 이야기가 기본이 되겠지만, 삼한시대부터, 삼국 및 고려와 조선 및 한국전쟁을 이야기하는 전쟁사에서 조강이 어떤 위치에 있었고 그것에 따른 아픔과 전해오는 이야기를 구성하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조강 스토리텔링에서는 포구를 비롯한 마을문화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구성하면 더욱 풍성해진다. 포구를 중심으로 생활토대를 이루며 살아왔던 용왕제와 좀생이별 이야기를 비롯하여 김포의 여의주인 유도 및 유도를 둘러싸고 있는 용허리와 지금은 지맥이 끊긴 용부리에 얽힌 용(龍)의 전설들은 흥미로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인근의 용연과 용에 제사를 지내던 기우제를 비롯하여 용(龍)과 연관된 이야기 구성은 큰 문화의 고장임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야기가 갖는 중요함이다. 

한마디로 스토리텔링은 기존의 이야기를 디자인 하는 것이다, 그것은 앞으로 만들어가는 각종 개발 계획에서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는 교훈을 역으로 주고 있다. 스토리텔링은 다른 나라, 다른 지역을 벤치마킹하지 않아도 김포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사람 살아가는 곳이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스토리텔링에는 최소한 다른 사람을 폄하하고 이웃을 왕따 시키는 문화는 없다. 오히려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가 나무에까지 미치고 있다. 조상의 지혜를 배우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김포 문화의 씨알이며 스토리텔링의 자산이다.

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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