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3회 임시회가 폐회된 후 시민들을 분노하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민의를 반영한다는 시의회가 민의는 고려하지 않은 채 ‘도시계획 조례’ 중 숙박, 위락 시설의 설치 기준을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치 못하는 선에서 결정한 것이다.

시민, 사회 단체들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시의회를 항의 방문 하는 등 야단 법석을 떨었다.

34회 임시회가 열리는 동안에는 시의회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며 시의원들을 점잖게 꾸짖었다. 또 시의회를 공식적으로 방문해 시의장과 부의장에게 안건을 상정,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었다.

그럼에도 시의회가 시민, 사회단체들의 의견을 받아 들이지 않자 시민들의 반대여론은 점점 더 커져갔다.

시의회가 수습책으로 내 놓았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70%가 넘는 응답자들이 조례를 개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시의회는 이번 35회 임시회를 통해 상업지역내 숙박 및 위락 시설의 설치에 관한 조항을 재 개정하기로 시민들과 약속했다
한 언론에서는 현재까지의 과정을 ‘아이러니’라고 표현했다.

시민과 시민을 대표하는 대의 기구간의 갈등, 이것은 분명 아이러니다.
그러나 그 갈등이 참 우습게도 승자도 패자도 없이 구렁이 담 넘듯 넘어가 버린 것은 또다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의회도 열리기 전에 이미 집행부의 원안을 그대로 수용 30m로 개정한다는 합의가 이루어 졌다.
의원들은 거리제한을 더 둘 경우 입법화 하는데 드는 많은 시간과 현재 김포 시내의 여건을 설명했다.

의회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꺽인 자존심이야 어쩔 수 없다 치고, 과연 시민단체들 마저 30m 원안 조정이라는 데 합의를 했어야 할까?
시민, 사회단체들이 줄기차게 시민의 뜻을 운운하며 ‘미래지향적 법안 마련’ ‘시민의 뜻 반영’을 주창했는데 과연 30m가 시민의 뜻이 었을까?

시민들은 분명 30m라고 대답하지 않았다. 설문조사에서도 31m 이상 되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시민의 대표기구라는 시의회와 민의를 대변하고자 투쟁한다는 시민, 사회단체들이은 현실적 여건을 운운하며 30m로 개정안을 합의 하였다.

이것은 분명 민의가 아니다. 이번 조례 개정은 시의회와 시민, 사회단체의 야합에 의해 이루어 지는 ‘지난 의회의 연장’일 뿐이다.
시민단체들은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서로의 공적을 따지려 들면 순수는 없어지고 야합과 졸속만이 생길 뿐이다.

시민, 사회단체들은 초기의 순수와 정의를 버려서는 안된다.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시민, 사회단체들이 민의를 얼마나 반영하고자 노력했는지 겸허히 되돌아 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여야 한다.

시민, 사회단체들은 이제 전문성을 가지려 노력해야 한다.
이번 조례 개정 공방을 놓고도 시의회와 시 집행부의 논리를 대응할 만한 뚜렷한 근거를 갖지 못했다. 단지 시민의 정서에 근거해 조례 개정을 요구했을 뿐이다.

결국 재차 개정되는 조례가 시민, 사회단체들이 초기에 요구했던 50m니, 100m니 하던 것과는 전혀 딴 판으로 30m의 원안으로 가는 수준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는 논리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숙지하지 못하고, 준비도 그만큼 부족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는 이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햐 한다.
시민, 사회단체들이 바로 서고 초지일관 하기 위해서는 재정 자립도를 유지해야 한다.

물론 관내에서야 많지 않은 일이지만 많은 지역에서 시민, 사회단체들이 관의 언저리에서 보조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를 본다. 발전적이고 효과적인 프로잭트로 사업을 제안하고 예산을 지원 받는 거야 당연하겠지만 빈약한 재정으로 인해 관의 예산에 의존하려는 자세를 볼 수 있다.

과연 행정과 정치를 견제하고 시민의 사회를 만든다는 단체가 견제의 대상으로부터 예산을 지원 받을 때 자유로울 수 있을까? 분명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이제 시민단체들은 이번의 경험을 통해 얼마나 많이 부족했나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시민, 사회단체가 진정한 시민의 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정책적 과제, 전문성 확보, 시민의 품에서 재원이 마련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고민해야 한다.

편집국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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