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는 반도라고 한다. 반도의 이름값은 포구에서 찾을 수 있다. 김포는 포구가 발달한 곳이며 그 중심이 조강(祖江)이다. 서울로 가는 문물은 강령포와 조강포, 영정포 및 마근포가 있는 조강을 거치지 않고는 갈수가 없었다.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군사적으로나 물류유통 지역으로 중요한 길목역할을 하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남북분단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되었으며 포구기능도 멈추어 버렸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강하구 공동 이용계획에 조강이 포함되기 전까지는, 조강의 포구들은 완전하게 정지되어 사람들의 관심밖에 있었다.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활성화된 포구가 현재 기능이 정지되어 있어도, 미래의 김포 문화자산으로 할용하고 경제적인 가치로 확대 재생산하는 방법을 찾는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조강의 포구들이 지금 당장 물리적인 복원이 어렵다면 문화적인 접근으로 포구 문화라도 복원해야 한다. 그것이 나중에는 문화관광산업으로 진일보하는 자산이 되기 때문이다. 포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강하구와 조강에 건설되는 다리들도 계획단계부터 자연환경평가 뿐만 아니라 문화평가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그것은 현재 한강에 놓인 교량들이 교통의 기능만 하고 있으며, 대부분 포구근처에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포에 건설되는 교량들은 교통의 기능에서 포구의 복원과 기능을 병행하여 문화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방안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요즘 반가운 것이 있다. 텔레비전 드라마 ‘대왕세종’에서 강령포가 등장하는 것 때문이다. 비록 두 번에 불과하였지만 김포의 포구가 드라마에 등장하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이다. 김포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강령포가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표지판도 없이 잃어버린 땅이 되었기 때문이다. 강령포의 이름은 군인들의 구보 반환점 표지석에 조그맣게 남겨져 있을 뿐이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강령포 입구는 조강포와 다르게 공장도 없고 자연 상태로 보존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은 출입 제한을 받는 민통선 덕분이다.
드라마 대왕세종에서 대마도 정벌에 나선 군사들이 남(南)으로 향하고, 조선의 임금은 강령포에서 승전기원제를 올리는 장면이 나온다. TV 자막에 강령포가 ‘김포 부근’으로 나오는 것은 아쉬웠다. 김포시 월곶면 용강리까지 나왔으면 하는 욕심이었지만 조용한 동네로 남기를 바라는 배려 정도로 이해했다. 강령포 주변에는 통진(通津) 현감이 기우제를 지냈던 ‘용연’이라는 연못이 있으며, 인근의 조강포와 마찬가지로 민속문화인 치군패와 용왕제를 지냈던 곳이다. ‘용(龍)부리’를 비롯하여 유도에 이무기 살았던 이야기 등, 용(龍)과 연관된 전설과 이름들에서 결코 작지 않았던 포구였음을 알 수 있다.
강령포는 북한의 영정포와 강화도를 출입하는 터미널이었으며, 밀물과 썰물을 따라 마포까지 오고가는 중간기지 역할을 하던 곳이다. 포구에는 주막이 성행하였듯이 이곳에도 고려 이후에 이계월이라는 학식과 미모가 뛰어난 기생이 살면서 ‘이기울’로 유명한 곳이었다. 사람들은 “강령포 간다”는 말보다 “이기울(이계월) 간다”는 말을 할 정도였다니 이계월이라는 여성의 유명세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을 하고도 남는다.
한양에서 강령포 가는 길 중의 하나가 고양의 이산포에서 김포의 감암포로 건너와 조강거리를 지나는 방법이다. 감박산 북쪽에 있는 반석 즉 대감바위는 중봉 조헌선생의 우국충절의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감바위가 있는 감암포구(甘岩浦口)는 고양의 이산포나 서울의 마포를 오고 가는 물화를 실은 선박들이 정박하던 곳이며, 1948년 이후까지 감바위주막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도 철책선으로 포구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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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채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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