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가 협소하고 거리가 멀어 많은 사람들이 찾지 못했다”, “문수산 등 주변 지형과의 조화가 아름답고 도심을 벗어나 자연의 맛을 잘 느낄 수 있었다”

지난 22일 사흘간의 막을 내린 월곶 고양리 김포시농업기술센터 제4회 김포꽃전시회에 대한 평가가 분분하다.

전시회 마지막날 판매마당에서 야생화를 팔고 있던 한 회원은 “장소가 멀어 오다가 돌아간 매니아들도 많다”며 장소에 불만을 표시한 반면 사우동에서 아이들과 함께 온 모씨는 “꽃전시회에 왔다가 주변 야산에서 쑥도 뜯을 수 있어 참 좋았다며 내년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장소와 예산상의 문제가 이번 꽃전시회 평가의 주된 관심사다.

이번 꽃전시회는 여성회관(제1회)과 시민회관(제2회) 등 김포 시내 한복판에서 열렸던 과거와 달리 제3회에 이어 이번 제4회까지 2년 연속 농업기술센터가 있는 월곳면 고양리에서 개최됐다.

장소와 거리를 말하는 사람들은 외진 시골보다는 탁트인 도심 한복판에서 전시회를 해야 시민들의 참여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이 생각하는 장소는 주로 사우광장이다.

반대로 현 장소(농업기술센터)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꽃전시회의 분위기를 강조하면서 사우광장은 적지가 아니라고 말한다. 즉 전시회에 출품되는 작품의 특성상 노지에서는 전시가 어렵고 그렇다고 비닐 하우스에 전시를 하면 작품의 격조를 살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같은 평가는 주최측 내부에서도 서로 엇갈린다. 명예추진위원장인 강경구 김포시장은 전시회 첫날 인사말을 통해 “내년부터는 넓은 장소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고, 반면 손명자 김포 꽃전시회 추진위원장은 “문수산 등 주변경관과 어우러져 꽃을 탐미하기에는 이곳이 더욱 낫다”는 입장이다.

장소문제와 함께 예산상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배정된 예산은 1000만원.
고양 꽃 전시회에 들어간 예산은 2~3억원이라고 한다. 물론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1000만원의 예산으로 꽃전시회를 치루다 보니 무리가 뒤따랐다.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이 제때에 퇴근도 못하고 전시회 준비에 매달려야만 했다. 결국 몸으로 때운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전시회 둘째날에는 김포지역에 '강풍주의보'가 발령됐을 정도로 비바람까지 불어 주최측을 애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청소용역업체 직원들까지 휴일에도 쉬지 않고 출근해야했다는 후문이다.

한켠에선 꽃전시회 자체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아직까지도 농촌엔 꽃과 관련된 문화가 생소한 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농민들에겐 전시회가 4회까지 이어오고 있지만 아직도 남의 행사다. 농민들은 전시회에 꽃을 전시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48국도변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이질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와 관련 행사를 주관한 농업기술센터측은 외부업체를 배제한 가운데 100% 지역내에서 꽃을 직접 기르고 있는 화훼농가만 참여시켰다는 설명이지만 더 많은 시민과 지역 농민들의 참여를 위해선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한편 주관측에 따르면 ‘꽃의 신비로움을 찾아…’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 기간에는 4천7백여명의 시민들이 발길을 이었고 지역내 22개 화훼 단체가 참가해 1천64종의 작품을 선보였다.

분갈이 등 각종 체험에도 340여명이 참여하여 366점의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또한 3개단체가 참여한 판매마당에서는4일동안 1천7백여만원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협소한 장소와 부족한 예산임에도 분전한 농업기술센터 임직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다만 ‘이 정도 여건에 이만하면’ 이라는 자기만족을 넘어 향기로운 꽃향기가 더 멀리 퍼지고, 더 많은 사람들의 후각이 행복할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김규태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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