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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정 이사장 | ||
14일 오라리장터기념사업회(이사장 장기정) 주관으로 본사 회의실에서 제2회 3.1만세운동 학술심포지움이 개최됐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1919년 오라리장터 3.23만세운동을 재조명하고 일제의 수탈과정을 추적해보는 기회가 마련됐다.
조성운 경기대 전통문화콘텐츠연구소 연구원이 ‘김포지역의 3.1운동과 일제의 대응’에 대해, 박수현 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이 김포수리조합을 중심으로 ‘일제강점기 수리조합 설치과정과 반대운동’에 대해 각각 발제를 통해 살폈다.
송권면 인천보훈지청장과, 오라리장터3.1만세운동기념사업회 장기정 이사장, 유승현 이사 등이 패널로 참석했으며 본사 김진수 발행인이 진행을 맡았다.
먼저 발제에 나선 조성운 연구원은 김포지역 3.1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전개과정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일본의 대응을 살핌으로써 향후 김포지역 3.1운동에 대한 연구방향을 제시했다.
일제 강점기 수리조합의 설치과정과 이에 대한 한민족의 대응을 다년간 연구한 박수현 책임연구원은 수탈을 목적으로 한 수리조합의 대표적인 사례로 김포수리조합을 지목하고 이를 근거로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대응논리를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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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오라리장터에 2천 군중
모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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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성운 연구원 | ||
이날 진행자이자 본사 발행인인 김진수씨는 저서 ‘김포항일독립운동사’에서 일제시대 헌병대 첩보문서의 내용을 근거로 ‘2천여명에 달하는 군중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적시하고 있다. 저서는 3.23오라리장터에서 박충서가 이끈 1차 만세시위에 2천여명이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임철모, 정인섭 등이 헌병대에 체포되자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오후에 재차 2천여명의 시위군중이 모여 주재소와 면사무소를 습격한 것으로 기록됏다.
이에 대해 조성운 연구원은 당시 김포지역의 조직력 수준으로 2천명에 달하는 군중이 모일 수 있었겠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정확한 사실 확인이 요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연구원은 이같은 근거로 2천명 정도의 인원이 모이려면 구장이나 이장 등이 인원 동원에 직접 나선 수원이나 안성처럼 조직적인 동원이 있어야 하지만 오라리장터 만세운동에서는 이러한 조직적 동원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조 연구원은 박충서 등이 만세운동을 계획한 것이 3월19일이고 4일 후인 3월23일 만세운동이 전개되었으므로 시간적으로도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특히 당시 시대 정황상 일본국은 3.1운동이 겉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됨에 따라 군대를 파견하기 위한 구실로 첩보문서를 과장되게 작성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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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권면 인천지청장 | ||
송 지청장은 시위 계획 이후 4일간의 시간이 짧은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지만 7명의 주도시위자가 격문과 경고장을 김포 곳곳에 게시했다는 점과 당시 자료를 근거로 오라리 장터는 수백명의 군중이 모였던 집합소의 역할을 했다는 점을 논리의 근거로 삼았다.
또한 송 지청장은 3월20일 이후 인천 황허장터와 계양 오류리 등에서 발생한 시위가 주변부로 확산되면서 강화도에 6천여 군중이 모이는 등 용유도, 덕적도 등 섬에서도 4월까지 만세시위가 끊이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당시 분위기와 주변 도시와의 연계로 2천여명의 시위가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김진수 진행자 역시 조 연구원의 의문제기에 헌병대를 파견하기 위해 내부문서인 첩보까지 조작했다는 추론은 과장됨이 있다는 반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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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수 진행자 | ||
김 진행자는 4백명이 모인 군하리 시위에서 체포인원은 12명에 불과했고 황허장터의 시위군중 6백명에 대해서도 체포인원은 40명이라고 설명하고 60명이 체포된 오라리장터는 그 규모가 훨씬 컸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같은 반론들에 대해 조 연구원은 “선인들을 선양하기 위해 역사적 사실을 과장허거나 폄훼하기 위해 축소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숫자에 대한 것보다 지역에서 일어난 운동의 조직적인 과정과 전개, 중앙과의 연락, 일제의 대응 등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연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연구자의 입장을 강조했다.
◇농민저항, 김포수리조합 설치를 저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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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수현 연구원 | ||
일제의 산미증식계획과 맞물린 수탈과정의 일부로 국책사업을 명분으로 내세워 추진된 수리조합 설치는 특히 김포수리조합이 그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지역에서 관과할 수 없는 연구대상이지만 아직까지 지역에서 구체화된 연구 결과가 보고된 전이 없었다.
발제자로 나선 박수현 연구원은 산미증식계획 기간 보편적으로 발생한 수리조합반대운동에 주목하여 수리조합사업의 특성을 찾았다. 특히 식민지적 특성이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대규모 수리조합, 그 중에서도 김포수리조합을 중심으로 설치과정과 이에 따른 농민들의 저항을 소개했다.
발제에 따르면 수리조합사업은 1920~34년 전국적으로 설치되는데 대지주와 금융자본, 기업 등이 식민지 권력과의 유착관계 속에서 강제적으로 추진됐다.
이 과정에서 농촌사회의 급격한 변동과 파탄이 초래됐다. 수리조합사업은 대지주를 제외한 전계층의 몰락을 촉진시키며 비옥한 땅도 흡수하기에 이르러 거의 저항 없이 설치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김포수리조합이다.
김포수리조합은 4천여 정보에 달하는 대규모 조합으로 수리조합이 지역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만큼 컸다. 따라서 반대운동은 어느 조합보다도 적극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전개됐다. 또한 30년대 초 수년 동안 신문지상에 자주 오르내리며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주된 원인은 소수의 설립주체들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합 구역을 필요 이상으로 확장하고, 설립인가는 받는데 급급해 현실과 맞지 않는 무리한 사업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김포수리조합 설립을 주도한 자들은 지역 내 열등지를 소유한 일본인 대주주들이었고, 조합장은 대표적 친일인물인 예종석이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조합 구역을 설정하고 무리하게 사업계획 입안함으로써 조합구역에 편입된 대다수 지역 주민들은 큰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설립인가 전에는 설치반대운동을 반대운동을 벌였고, 설립인가 이후에는 조합폐지운동을 전개하였다. 특히 조합폐지운동은 4년여에 걸쳐 지속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주민 대다수가 참여하였다. 조합폐지운동이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전개된 데에는 미가 폭락이라는 외적 요인이 발단이 되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설립 주체들의 일방적이고 무리한 사업계획 때문이었다.
◇ 보훈시설 체계적 관리 정부 지원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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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현 이사 | ||
조성운 연구원은 3.1운동 정신의 올바른 계승과 지속적인 연구를 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당시의 사회경제적 자료를 확보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조 연구원은 “3.1운동 하나만 따로 분리해 한정지으면 연구의 폭과 깊이가 한계가 있다”며 “입체적인 연구와 실증적 분석을 위해 지역사 전체적으로 고대와 중대, 근대에 이르는 광범위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들은 또 근대들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식민지근대화론’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박수현 연구원은 “일부에서는 90년대 이후 식민지근대화론이 학술적인 연구성과를 나타내면서 지배자의 논리를 옹호하는 있다”며 “역사인식과 정체성을 바로세우기 위해선 이같은 연구에 대응할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움에서는 학술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현충시설에 대한 개보수 및 관리상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기념사업회 유승현 이사는 “곳곳에서 현충시설이 황폐화되어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일부는 관리가 되지 않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혐오시설로 인식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유 이사는 “보훈시설로 지정만 해놓을 것이 아니라 보훈처의 적절한 관리 예산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훈지청 송권면 인천지청장은 “보훈시설에 대한 설립이나 개보수에는 일정정도 국가재원이 투입되지만 관리비용은 지자체에 일임토록하고 있고 기념사업회가 없거나 없어진 경우 관리원에 일정정도만이 지원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체계적 관리를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집국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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