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봉평화생태공원(김포시 월곶면)에 10년 만에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이 개최됐다.

시는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오후 6시 30분 일몰 시간대에 맞춰 생태공원 소주제공원에서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성탄 트리 점등식을 개최했다.

점등식에는 개그맨 권재관 씨 등 김포시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연예인과 시전 예약한 5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시는 전망대로 올라가는 생태탐방로를 따라 설치된 조명으로 10년 전 철거된 트리 모양을 재현했다.

카운트다운으로 시작된 점등식은 출렁다리, 생태탐방로 순으로 크리스마스트리 모양의 등에 불이 켜진데 이어 애기봉 정상 전망대 벽면 폭포점등과 미디어파스트로 연출한 산타클로스가 등장하는 동영상으로 진행됐다.

관람객들은 전망대 벽면에 폭포처럼 쏟아지는 점등을 보고 탄성을 자아냈다.

이 행사는 지난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매월 말 1회 개최되는 ‘애기봉평화생태공원 조강 해넘이 야간기행’ 일환으로 추진돼 애기봉에서 시민과 함께 크리스마스 행사를 맞이한 것은 1953년 애기봉 개관 이후 처음이다.

참석자들은 점등식과 앞서 전시관과 전망대 교육관에서 열린 버스킹과 공연, 시민체험프로그램을 즐기며 색다르고 뜻깊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추억을 남겼다.

김병수 시장은 “남북관계의 정치상황 변화에 따라 점등과 취소가 반복된 트리 점등행사가 군과의 협의로 10여 년 만에 어렵사리 성사됐다”며 “앞으로 애기봉은 더 많은 스토리와 의미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다. 남북 간 평화를 넘어 세계평화를 상징하는 세계적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애기봉평화생태공원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불과 1.8km 거리의 서부전선 최북단 해발고도 154m의 애기봉에 조성된 공원으로, 정전 직후인 1953년 처음 크리스마스트리에 등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소나무에 등불을 달아 켜던 크리스마스 성탄수 트리는 1971년 애기봉에 18ｍ 높이의 철탑이 설치돼, 남북장성급 군사 회담으로 화해 모드가 형성된 2004년까지 매년 군과 종교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수와 석가 탄신일을 맞아 성탄수와 연등탑 점등식이 열려 왔었다.

중단됐던 점등 행사는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재개됐지만, 이듬해인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으로 예정됐던 '애기봉 트리' 점등 행사가 취소된 뒤, 2014년 10월 안정성 문제로 철탑이 철거되면서 애기봉 크리스마스 점등 행사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권용국 기자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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