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송택지개발지구내 논이었던 70~80여평에 이르는 땅에 보라색 고운 물옥잠이 가득 메워 군락을 이뤘다. 26일 오전 통진고등학교 정현채 교사의 소개로 그곳을 찾아봤다. 마송리 통진농어민회관 뒤편이다. 물을 대던 물구를 따라 s자 형태로 이어진 물길 위로는 푸른 이끼와 개구리밥으로 메워져 마치 습지를 연상케 한다. 빛깔 고운 꽃을 찾아 나비와 벌이 떼를 이룬다. 물속과 땅위로 지렁이며 거머리가 생동감있게 꿈틀거리고 똥구멍에서 줄을 뽑아내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 먹이사슬이 형성되고 있는 모습이다. 옆으로 생활하천이 흐르고 있는데다 뚫린 물길 덕분인지 논에 들어찬 물이 발목을 덮는다.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동물에겐 더 없이 좋은 낙원이 됐다.

단지 1년여가 걸렸을 뿐인데. ..

이곳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고 작년 보상이 이뤄졌다. 농사를 짓던 농부가 이곳을 떠난지 단지 1년밖에 안됐는데 생태계가 움트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후면 이곳에 다시 인간의 손길이 뻗친다. 아파트를 짓기 위해, 인간이 살기 위해 황량한 흙으로 다시 메워질 것이다. '이곳만은 남겨뒀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인문 기자  im@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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