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대표

6월 보름날, 둥근 달이 저녁하늘 위에 크게 떠올랐다.
차에서 내려서 다시 쳐다보는 하늘은 깊고도 검은 빛과 훤한 달빛으로 찬란하고 오묘한 빛을 세상에 주고 있었다.

하늘의 달빛, 둥글게 산 자락 끝에 무심한 듯 꽃처럼 자리한 달빛을 바라보며‘오늘도 살아있어 저 화려함을 누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만 해도 그 유명한 프랑스에서 많은 이들이 축제의 밤과 불꽃을 바라보고 있었지 않은가! 그렇게 가보고 싶어 하는 여행지인 터키에서 벌어진 참극도 그렇다.

잘 사는 나라,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꿈의 나라로 바라보던 미국의 그 시민들도 늘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구의 공포 속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총을 가진 경찰이 정조준 되어 사격의 대상이 된다. 모두가 무기로 무장하고 무기에 의해 살해당한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어디로 숨어야 잘 살아남을 수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다.
“쿠오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우리들의 은신처와 의지처는 도대체 어디이고 안심할 만한 가나안 땅은 어디에 있을까!
자신이 타고난 운명대로 살다가 가는 세상과 삶이 아니라 죽임을 당하는 이‘문명의 세상’이 무섭기만 하다.

쓰러져간 그들도 붉은 피를 생성하며 건강하게 일상을 유지하고 살고자 했던 누구누구의 아들이고 딸이었다. 그들을 보내고 남은 이들의 슬픔과 한이 깨어진 유리조각처럼 날카롭게 이세상을 응시하고 있다.

일상이 유지되는 것이 기적인 세상을 우리는 만나고 산다.
삶과 죽음이 종이 한 장 차이도 아니고 단지‘찰라의 찰라’에 불과함을 우리는 눈앞에서 수없이 마주한다.
퇴근하던 딸이 달빛에 감동하며 엄마인 나를 안으며 말했다.
어릴 때는 엄마의 등이 아주 늘씬하고 길었다고.

그런데 지금 안아보니 자신의 품안에 쏙 들어올 만큼 작아진 것 같다고 했다.
그 아이가 느꼈을 어릴 때의 엄마의 모습은 꽤 컷을지도 모른다.

그 등에 업고 자장가를 불러주고 “은자동아, 금자동아, 우리 아가 옥자동아”를 불러주며 키웠던 아이가 이제 자라보니 그 엄마의 등이 짧고 작다는 것을 느끼며 이 가혹하게 연결된 무서운 세월을 경험하고 있다.
엄마의 등은 더 이상 그 아이들의 삶을 지켜내고 보호해주기에는 너무 작아져 버렸다.

세상의 잔혹한 부딪침들 속에서 보호본능처럼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도할 뿐이다.
삶을 감당하고 살면서 지독한 것들을 경험한 후 느끼는 세상은 언제나 이전세상과 다른 느낌이 든다.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감동이다.

오직 살아있는 순간을 느끼고 희망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우리가 내일의 희망을 노래하는 것이 잘못일까?

젊은이들은 끊임없이 힘들어하고 희망을 꿈꿀 수 없다한다. 예측 가능한 삶이 안되기 때문이다.
지난 시간들을 다시 되돌려 살고 싶지 않다면 그것은 엄청 고생하였다는 이야기일 거다.

인류 모두가 고생을 엄청한다.
하늘 아래 둥근 달빛아래 생각하면 모두 형제지정으로 느껴진다.

날마다 깜깜한 새벽에 출근해서 깜깜한 밤에 퇴근하는 이들이 성실하게 살고 난 이후의 열매를 맛보며 살 수 있는 세상이 유지되어야 한다.

아침이면 출근하고 저녁이면 퇴근하고 정상적인 삶이 사치가 되지 않는 평화로운 세상을 꿈으로 꾸어야만 하는가!

이 세상에서 감당할 시험이라고 하기에는 가혹한 현실 앞에서 삶이 저당잡히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잘 살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충격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들은 또 어떤가!

우리 지구상의 그 수많은 감성의 인간들이 감당할 시험이라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일들이 실제 적인 삶에서 날마다 터지고 일어난다.

기뻐서 가슴이 쿵쿵 뛰는 것이 아니라 날마나 놀랄 일이 도깨비처럼 나타나는 뉴스를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는 거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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