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미래신문 대표이사

2015년의 12월이 하루하루 우주저편으로 가고 새날이 밝아오고 있다.
신새벽 바람은 쌀쌀하지만 어제 저녁까지의 징했던 근심을 씻어내는 힘이 있다.

2015년 지구와 전 인류의 오늘의 삶과 의식은 대 혼돈과‘붕괴적인 인간의 어둠’으 로 치달은 날들이었다. 날이면 날마다 그 오염되고 파괴된 어두운 기억을 씻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생명이 타자에 의해 죽음으로 변할 때 먼저 그 부모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만난 적은 없지만 에미된 심정으로 안된다고 부르짖는 마음과 고통이 전해진다.

우주자연 질서에서 어둠이 새벽으로 갈 때 그 어둠은 이미 검은 색이 아니라 새롭게 하얀색으로 가는 희망의 어둠이다.

그러나 생명을 생명으로 모시지 못하고 죽음으로 끝없이 내모는 시커먼 어둠의 세력들이 거침없이 등장한 한해를 살면서 어서 빨리 광명의 날들이 오기를 바랬다.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다른 생명들을 증오하고 목숨을 나꿔채가는 사람들이 폭풍과도 같이 나타났던 것은 공포 그 자체였다.

꽃송이도 그렇게 무참하게 죽을 수 없는 일들이 국가와 국가 간, 인종간 혹은 지역간에 증오로, 그리고 나와 너를 갈라놓는 잔인한 어둠으로 이 세상에서 인간의 이름으로 자행되었다. 정말로 올해도 깜짝 놀라고 식은 땀 나는 세월이었다.

우주만물이 신음하며 기다리는 희망의 메시지가 어서 빨리 검은 하늘을 밝혀주기를 바라는 에미의 심정으로 두 손을 모은다.

어른이 되어 서 있는 이토록 두려운 혼란의 세상에서, 어린아이처럼 다시 어머니가 간절하게 그립다.
그 간절함 때문인지 어머니가 꿈속에 나타나셨다. 꿈은 다 잊어버리고 어머니가 그 모습을 선연하게 보여주신 한 자락만 확실하다.

어머니가 여든 다섯 해를 사시다 가시면서 그 어머니의 성실함과 작은 생명력은 나라의 운명과 전쟁을 넘어 늘 아침샘물처럼 마를 날이 없이 가족과 자신의 삶을 지켜냈다. 가족을 살려내는 살림의 주인공, 고통스런 양육을 넘어 그 위대한 창조적 여성으로서 살림의 주인으로 살아낸 어머니였음을 기억한다.

아무리 어려워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아도 어머니는 새끼들을 두고 절망할 수가 없으셨고 마음대로 죽을 수 도 없으셨다.

에미로 살면 자식들의 생명 앞에 절망이 불가하다. 이제사 미루어 절감할 수 있는 어머니의 심정이다.
하연 머리칼이 나타나는 세월을 살면서 두려운 어린아이처럼 떨 때‘어머니의 품’같은‘세상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세상이 참 어둡지만 어떻게 하든지 어머니처럼 그렇게 자신에게 허락된 세상의 끝 날까지 사명을 다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한 해를 돌아보고 있다.

적어도 어머니가 사시고 간 세월만큼은 실현하고 갈 일들이 있다고.
질긴 생명력으로 포기하지 않은 어머니를 통해 내게로 온 사명이 있거니와 이를 통해 딸과 손자의 손자로 이어지는 연쇄적 사명이 있음이여!

그것이 작게는 가족의 역사로, 넓게는 인류사를 이어가는 대열이라고 믿는다. 프랑스 파리의 아픔과 악순환의 고리를, 연이은 시리아의 고통, 이 나라의 대립되는 고통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생명의 아픔이다.

‘누추한 무덤’처럼 세상이 끊임없는 아픔으로 신음하고, 하루 하루가 어려울 때마다 진정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하늘의 밝은 길을 바라고 갈망한다.

온 세상 만물이 다 천지에 어둡고 시커먼 죽음의 살기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제 나름대로의 삶의 길을 찾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가능한 땅’, 천개의 땅에서 바라보면 천개의 달이 천 가지 모습으로 비추어지는 그런 다양함이 인정되고 어우러지는 세상 그곳에서 우리는 살고 싶다.

때로는 쓸쓸한 새벽바람 앞에 저절로 눈물이 난다. 영원한 푸른 하늘을 모시고 기원한다.
어머니의 품에 안기면 다 녹아지듯이, 2015년 원도 한도 다 녹아지고 새로운 시작을 앞에 두고 다시 설레임을 회복 할 수 있기를!

지나갔으면 원망 말고 새날을 더 강렬하게 희망하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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