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대표

현대사회와 사람살이에서 악수는 서로가 만날 때 인사를 나누는 우리들의 자연스런모습이다. 남녀칠세부동석이던 시대가 지나고 우리의 만남과 인사는 악수로부터 시작된다.

너무 반가울 때 악수를 하면서 상대방의 손을 꼬옥 잡았을 때 반가움과 따뜻함이 묻어난다.
단지 손을 잡았을 뿐인데 두 사람이 얼마나 반가워하는지, 그리고 푸근함이 손에 묻어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악수라고 하는 것이 아주 짧은 두 손의 만남이지만 참 여러 의미가 동시에 담기기도 하고 상대방과의 분명한 교감과 교통 그리고 소통인 것은 분명하다.

손을 잡을 수 있는 그 짧은 순간 악수를 통해 상대방이 보이고 느껴지고 읽혀지기도 한다.
그런데 악수도 여러 악수의 모습과 풍경이 있는 듯하다.

어떤 사람은 분명 한사람과 악수를 하면서 시선은 전혀 다른 곳에 가 있어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좋지 않은 느낌을 남기고는 한다.

눈을 마주하지 않고 슬쩍 손만 잡고 지나갈 때의 그 멋쩍고 이상한 기억은 그 사람의 그림으로 같이 남는다.
어떤 이는 악수로 손을 잡을 때 마주 잡지 않고 슬쩍 손만 가져다 대는 이들이 있다. 그런 사람과의 악수는 이상하리만치 기분이 좋지 않기도 하다.

무엇하러 굳이 악수를 하는 것인지 모를 만큼 유쾌하지 않다.
나는 악수 후의 즐거움과 진정한 소통이야말로 사람과 사람과의 기운을 상승시킬뿐만 아니라 서로 행운을 끌어당기는 비밀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다.

몇초간 맞잡은 손의 감각은 그 사람의 건강성과 탄력성 그리고 배려와 예의등 수많은 이야기를 내포한다. 성의 없는 악수후의 건조함이란 결코 맛보고 싶지 않은 기억이다.

건성 건성 존중감 없는 악수나 기운 빠지는 만남과 악수는 안하느니만 못하다.
꼭 사람을 가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러므로 때로는 악수가 아닌 목례정도의 고개를 숙이는 인사법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너무 반갑거나 마음이 갈 때는 한 손 악수보다는 두 손을 마주 잡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두 눈을 마주하는 정겨움이야말로 서로 만나 사는 이 세상에서 즐겁고 살맛을 느끼게 하는 영양이며 말없는 마주 이야기이기도 하다.

마주 잡은 손에 대한 기억은 꼭 잘생겨야하고 이쁜 손만 기억나는 것은 아니다.
멀리 떨어져 있다가 고향으로 돌아가 반갑게 마주 잡은 어머니의 손이라니!

농투산이의 노동으로 쩍쩍 갈라진 거친 손이었지만 맞잡은 어머니의 손은 언제나 따뜻했던 기억이 난다.
반가운 나머지 어머니의 두 손을 마주잡고 놓지 못하던 기억이 존재한다.

언젠가 한 모임에서 한 사람과 악수를 하면서 그의 두툼한 손과 진실한 웃음을 느꼈다.
그에게 웬지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진심이 느껴지는 좋은 덕담을 같이 했는데 그는 정말 그렇게 대단한 성취를 이루게 되었다.

마주 잡은 손에다 복을 얹어주니 그대로 그는 행복의 기운과 말을 받았다.
우리네 인사법에 “신수가 훤해졌네”라는 말이 있다. 이왕이면 악수를 할 때마다 그렇게 복을 지어주는 말을 건네면 좋겠다.

기분 좋은 악수와 경쾌한 미소는 서로에게 기운을 준다.
배려의 악수나 화해의 악수나 반가움의 악수나 위로의 그것은 서로가 손을 잡고 하나로 연결되는 시점에서 무엇인가가 새로 만나지는 경험이다.

서로의 경계가 해제되는 놀라운 경험일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 커지는 세계이기도 하다.
화가 났다가도 화해할 때는 꼭 손을 잡게 하고 악수를 하라고 하지 않던가!

손을 마주 잡는 행위는 행운을 끌어당기는 관계론의 첫 비밀이다.
좋은 일과 복은 사람을 통해서 하늘이 내려주신다.

더구나 관계를 통해서 오는 복이니 얼마나 마주 잡는 손이 중요한가!
영혼이 있는 악수를 할 일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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