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대표

어느 시간이 되었든 진실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자신만의 시점을 만나고 발견한다는 것은 축복이다.
이 세상에 왔다가는 누구나가 오롯이 자신과 우주만이 마주하는 시간이 있다.

그때 스스로에게 물음을 가질 수 있으리라.
‘내가 그토록 평생토록 추구하는 삶이 이것이었을까?’

자신이 스스로 ‘그렇다’고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면 참으로 놀라운 신비이다.
정적만이 고요한 가운데 가만히 숨 쉬면서 자신을 마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본 사람은 안다. 인생의 처음과 끝이 그렇게 영화의 장면처럼 환상적이지도 않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이 어둡고 어려울수록 자신의 생존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어떤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어디를 돌아보아도 아무도 기댈 언덕과 진정한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하는 것뿐이다.

믿거라 할 만한 곳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듯이 보이는 세상, 우리네 삶과 영혼은 작은 뗏목위에 몸을 실은 난민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정착되지 않는 마음과 점점 더 확신이 멀어지고 없는 사회, 그곳에서 살아가면서 얼마간은 다소라도 예측가능한 세상이 너무나도 그립다.

흔들리는 가운데 적어도 이렇게 살아가면 되겠지라고 믿어왔던 신념도 철학도 단숨에 무너지는 험난하고 고단한 세상이다. 미소어린 여유는 없어지고 답을 찾기 위한 호흡은 언덕을 넘어가야 하듯이 가파르다.

너무나 복잡하게 돌아가는 세상은 눈뜨면 충격적인 일들로 가득해서 삶의 면역력과 생존력이 바닥나고 공포속에 신경들이 날카롭기 그지없다.

집단적으로 무기력하게 보이지 않는 에너지들을 극복하는 것이 큰 일이 된 오늘날의 한국의 상황은 집단적인 공포사회의 얼굴이다.

아직 잊혀지기에도 모자란 충격의 지난해를 우리는 불도장 찍힌 듯이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직도 전 국민은 많이 힘들다. 엄청난 수백명이 바다에서 생명을 갑작스레 잃어버리는 일이 믿기지 않게 실제 일어났고 그것을 극복해 내며 삶속에서 우리는 심히 지쳤다. 가족들이야 말하면 무엇하랴!

그랬건만 1년여 만에 다시 전염병의 공포스러운 환경 속에서 다시 이것이 도대체 사는 것인지, 원시적으로 돌아간 것 같은 인생의 길을 다시 묻게 한다.

자신도 모르게 삶의 핵심을 파고드는 공포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눈빛은 흐려지고 앞을 쳐다 보아도 뒤를 돌아다봐도 답을 가지고 있는 이 없는 듯, 누구의 위로도 힘이 되지 않는 당황감 속에 있다.

상식이 통하는 평균적인 삶은 송두리째 어디로 가고 정답도 해답도 뛰어난 묘수도 없는 길에 선 것 처럼 쓸쓸하고 어두운 6월의 어느 날이다.

모든 이들이 어두운 운명을 만난 듯이 이 사회의 위험수위를 마주하면서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인생이라는 것은 어떤 것들이었을까를 생각한다.

이 사회가 삶과 죽음이 예측되는 인생사를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에 문제이다.
가다가 도로가 주저 앉고 만다는지 어디에 있어야 안심할 수 있고 심장이 떨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일까?

누구나 정말 그토록 사랑하는 자신의 삶과 끝을 칼 날위에 선 듯이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누군가는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삶이 강제 종료되기도 하고 인생의 정점에 다다라보기도 전에 삶으로부터 쫓겨나듯 죽음에 이를 수도 있음을 우리는 눈앞에서 보아왔다.

“인생의 답을 찾아왔더니 답이 없더라”던 인생백전노장의 말이 틀림없는 듯이 보인다.
오늘도 인생의 길을 묻고 또 찾으며 이 우려스러운 삶의 정글을 헤쳐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 오늘의 숙제이다. 그래도 끝까지 생존체력과 정신력을 가지고 쓰러지거나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길을 묻는 마음으로 다시 한번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이 정녕 사치일까?
적게 벌어도 풍성하게 나눌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여유와 날마다 삶의 핵심을 맛보며 단순한 행복 속에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말이다.

극도로 단순하고 소박한 생활로도 살아있는 듯이 그렇게 생생하고 조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지상에서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고 마감할 수 있는 확신이 있는 인생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금이 가지 않았으면 한다.

인생의 정점에 이른 자가 가질 수 있는 지극히 평화로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그림을 저장하고 살아도 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단순하고 충족된 삶을 위하여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기가 더 이상 꺽이지 않는 세상을 위해 빌어본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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