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대표이사

아침에 뜨는 해를 카메라에 담으려 하면 금방 눈으로 본 것들이 아니라 기대에 못 미치는 다른 사진이 눈앞에 나타날 때가 있다. 본 것과 찍힌 것이 분명 다른 것이다. 실제로 찍어보면 사믓 다른 느낌이다.

직접 본 것과 달라 찍어놓고 보면 참 아쉬운 마음이다.
오직 그 자리에서 본 순간만이 진짜로 누린 것이다. 이른 아침 나뭇잎 위에 이슬방울도 직접 보는 것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이른 아침 문수산, 사방이 서해바다이며 멀리 북녘의 아침이 깨어나는 그 기운을 눈으로 보는 것은 경계가 없어 좋다. 아주 짧지만 직접 순간 순간을 마음에 담고 온다.

과적과 부실이 많은 세상, 우리의 눈과 몸으로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을 때 그렇게 느끼게 하자.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말로는 아무리 말해도 제대로 밝힐 수가 없고 오히려 말이 무색하고 정신으로만 통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시간이 갈 수록 말을 다 못하고 말을 하려다가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되고 점점 전보다 말수가 적어진다. 하지만 말 안한다고 모르는 것은 아니다. 말 안하는 이들은 조용하지만 바다와 같다.

세상은 쉽게 말하고, 그 말은 버리고 다시 새로운 말들이 난무한다.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고 나서 자신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은 것인지, 설익은 밥처럼 덜익은 생각들이 부딪치고 소리가 난다.

그럴싸한 분홍빛 말들은 그렇게 많은데 귀에 남은 것은 참 빈곤하기 그지없다.
정말 세상을 살면서 하는 말대로, 본대로, 들은 대로, 가감 없이 믿고 살고 싶다.
하지만 그것들이 모두 다가 아닌다.

우리들은 그동안 크고 빠르고 강한 것들을 대단하다고 여기고 신봉해 왔다.
눈으로 본 것들이 너무 크고 괜찮은 줄 알았는데 결코 그것들이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은 그것들은 우리를 지켜줄 수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버렸다.

작고 느리고 여린 것들과 같이 가는 것이 더 안전하다.
빠름과 가지면 좋지만 정말은 필요 없는 것들의 홍수속에서 그리고 거품 속에서 많이도 살아왔다. 누군가는 가지면 좋지만 정말은 필요 없는 것들로 그렇게 우리들이 가지고 싶어한는 것중의 하나인 다이아몬드를 말했다. 정말 결정적인 순간 그것은 단지 작은 돌일 뿐이다.

깊은 아픔을 통해서 우리는 다시 돌 하나위에 돌 하나를 세우는 심정으로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정말 가지면 좋은 것들은 무엇일까?

집착으로 이어지지 않는 권력, 소유로 생각하지 않는 모든 관계, 탐욕적 쾌락으로만 이어지지 않는 진정한 즐거움 같은 것들! 입도 웃고 가슴도 웃는 일 같은 것들!

권력, 참 모두가 바라보고 좋기도 하겠지만 결코 영원하지 않은 것이다. 그저 왔다가 언젠가는 지나쳐가야 하고 떠나야 하는 정거장 같은 것이다.

권력, 그리고 권력감, 그것은 진정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을 완성시켜 주는 것, 그래서 그들의 삶이 봄날의 꽃들처럼 향기가 나고 만개하게 해주는 것들이어야 한다. 용기와 결단력과 카리스마, 의리, 시적 상상력과 영성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사무치게 갖고 싶어도 가지면 안된다. 창조하고 살리는데 무력한 권력은 반생명적이고 우리를 지켜줄 수 없기 때문이다. 탐욕과 소외와 무지한 세상을 만들어 낼 뿐이다.

금지하고 억압하고 강고한 것들은 더 이상 우리를 성숙시켜줄 수 없다.
치명적인 상처나 원하지 않는 슬픔 속에서 속절없이 끝나는 것들을 넘어서 우리는 탁월해야한다.
암만 입신양명의 길로 가고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했다고 하여도 돌연 사라져버리고 추락해가는 인생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그런 모습들과는 먼 발치에 서고 싶다.
‘정’이 지극한 세상과 그것들로 이어지는 깨달음의 세상에 살고 싶다.

부귀공명은 누리지 못하더라도 오직 마음으로만 느낄 수 있는 세상이 분명히 있다. 눈으로 보고 본 것을 몸으로 알고 창조하고 살리는데 한없이 사랑이 많은 그런 경지에서 살고 싶다. 강하고 빠름을 능가하는 그런 창조적 세상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면 꼭 그렇게 되고야 말 것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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