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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클라이맥스는 없다’
   
▲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오랜만에 마니산에 올랐다.
아직 하얀 눈 천지인 마니산을 오르던 날들이 떠올랐다.

누구나 한 번쯤 세상이 버겁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소용돌이치는 격량의 시간을 과거를 통해 거쳐 나온 소나무들의 현재의 그 모습, 그 진기한 곡선은 언제 보아도 예술이다. 한 씨앗에서 나와 한  떡잎을 거쳐 한가지로 시작했으나 다섯 여섯 가닥으로 나뉘고 서로 살아남아 마주보는 시간을 같이 하기까지 그 생명력의 진기함에 오직 찬사를 보낼 뿐이다.

그냥 뻐쩍하니 서있는 곧은 나무보다 이리구불 저리구불 곡선을 그리며 산 나무들이 더 많음을 보며 사람살이를 느끼게 한다.

아프지 않고 산 사람들이 어디있으랴! 살아남기 위해 휘어지지 않고 곧게만 자랄수 없었던 나무처럼 바람결이 휘몰아칠 때 그렇게 비바람찬 세월을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그저 나와 다른 시기에 마주한 아픔들을 통해 사람은 산처럼 깊어지기도 하고 물처럼 부드럽게 굽이치는 강물이 되기도 한다.

사람도 예술적 경지에 오르려면 그다지 한도 많고 어려운 시간을 견디고 나서야 만나는 환희이리라!
몇 년 전, 겨울날 몹시도 무거운 짐이 어깨에 한 짐이 얹혀 있는 힘든 상황이 있었다.

그때는 이를 악물고 안 떨어지는 발걸음을 온 힘을 다해 움직이며 씨름을 하듯이 마니산에 올랐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어찌 그리 무거운 것인지 한 치 앞만 보고 앞사람의 발자욱만 바라보며 멀리보지 않고 걸었다.
그렇게 반년을 매주 한 번씩 마니산의 품에 안겨 힘든 세월을 힘겹게 오르면서 하루하루가 일년이 되고 이제 마니산은 내게 힘의 원천이 되고 말았다.

힘든 것은 힘든거다.
힘 드는데 안 힘들다고 말하면 몸도 마음도 속이는 거다.

다른 사람에게 비교할 필요도 없다. 단지 자기 자신의 내면에서 나오는 물음과 답에 충실하면 된다. 그렇게 진솔하게 자신과 마주할 때  하늘과 땅은 다시 살길을 열어준다.

그것은 진실이다. 죽을 뻔 했다가 다시 살아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기회는 한 번만 오지 않는다.

처음부터 클라이맥스는 없지만 오르다 보면 그 지점에 반드시 닿는다. 오르고 또오르면 못오를리 없다는 생각은 먼 조상부터 지금까지의 진리이다.

‘꿈에선들 잊힐리야’라고 생각나는 것이 부모와 자식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산도 그렇다. 가슴으로 들어온 산과 강의 에너지는 생각만 해도 가슴을 가득 싸안고 돈다.
늘 같은 길을 걸어올라도 같은 숨결은 없다.

같은 한사람이건만 매번 만나는 느낌은 백번이면 백이 다 다른 느낌이다. 계절이 그러하고 마음이 다르고 힘도 다르다.

오직 한 번 에 한 느낌이면 족하다.
모든 것을 단 한 번 시작으로 이루려하는 것은 어리석다.

칠선녀 팔선녀나무 다리를 오를때까지만 걷자고 1차 목표를 정하고 결국은 한 걸음씩옮기다보면 참성단에 도착한다.

하늘이 열리는 환한느낌! 땀 범벅에 입술이 마르고 볼이 빨갛게 상기되고 다리가 휘청거린 후에야 얻는 한 순간의 느낌들!

‘순간의 행복’이 ‘영원’을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산을 내려오면 다시 또 산은 그리움이 되어 가슴에 고인다.

사람도 그리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를 소원한다.
생각나면 준 것은 잊어버리고 또 줄 것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만나면 평화를 느끼고 같이 흐를 수 있는 물 같은 사람, 그런 사람들로 서로 채워가며 어려운세월 등 도닥이며 살아갈 일이다.

처음부터 클라이맥스는 없다. 아직 클라이맥스가 아니면 아직 산 중턱에나 닿았나보다라고 생각할 일이다. 
우리는 걷고 걸어 인생의 클라이맥스를 반드시 만날 사람들이다.

무한대의 상상을 통해 살아왔던 인생을 어루만지며 걸림 없게 해야 한다. 살아갈 인생을 위해 나를 집어삼킬 수도 있는 생생한 타자와의 공존을 익히며 상생의 산을 걸어 오르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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