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희망이 없이는 못산다는 것은 누구나 자주 하는 말이다.
한해를 마감하면서 “희망잔고”를 다 써버릴 만큼 어려운 이들이 많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움을 겪고 나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희망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구성 요소는 희망이기 때문에 어쩌면 떼어서 이야기 할 필요조차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억지로라도 “희망고문”을 하면서라도 일어서려고 노력한다.
 소망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처절하게 마음이 엎어지고 넘어지고 나면 일정정도 일어설 기력조차 소진한다.

하지만 다시 희망으로 꿈틀거려지며 그럴수록 더욱 발버둥치면서 일어나고자 하는 것은 생명의 삶의 부단한 모습이기도 하고 생명체의 당연하고 아름다운 움직임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실망의 모습도 희망만큼이나 생명에게는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희망이 위를 향해 달려가는 일이라면 절망은 저 바닥을 향해 엄청난 추락을 가져다준다.

하늘에서 땅으로 곤두박질치고 바닥에 닿는 순간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을 만큼의 쓸쓸함과 처절함은 죽음의 힘이다.

절망을 하라고 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 희망을 잃는 순간 풍선에 바람이 빠지듯이 그렇게 썰렁하게 힘이 빠져나간다. 그것이 절망이다.

감정과 자원이 착취당하듯이 그렇게 하염없이 날개도 없이 추락해간다.
마구 헝클어진 머리칼처럼 대책이 눈앞에 잘 안보인다.

그러나 이러함에도 우리는 늘 그런 경험과 관계 속에서 배움과 깨달음을 얻고 살아야 하는 이유들을 발견해나갈 수 밖에 없다.
어쩌면 희망을 가진 사람은 절망을 절대로 잊지 못하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절망을 모르는 사람은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다.

십자가를 모르는 이가 부활이라는 생명의 언어를 말할 수 없듯이 절망을 딛고 희망의 싹은 다시 태어나 자라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평생 동안 가장 많이 생각하고 사는 것은 이러저러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다.

왼쪽으로 가면 될 일도 오른쪽으로 가서 낭패를 보게 될 때 우리는 “괜찮은 이유”들을 다시 주워모아서 낭패를 딛고 일어서게 될 이유들을 그러모은다.

그것이야말로 생명의 진정한 아름다움이며 의미이다.
생사의 갈림길을 헤매고 늪을 빠져나오게 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통해 다른 인생의 의미를 포착하고 거듭나기까지 우리는 결코 절망을 잊지 않아야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다.

어미가 결코 새끼를 잊지 못하듯이 희망은 인간에게서 내려놓아져서는 안 되는 그 무엇이다.
우리의 삶이 한 해 한해를  다 살아보아도 마음 먹은 대로 굴러가지지만은 않는다.

하자고 해서만 되는 것이 다가 아닌 삶이며 인생이고 세상이다.
머리로 계획되었던 일들이나 거대한 희망들이 때로는 뿌리가 송두리째 뽑히는 듯한 경험속에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때로 다시 살기위해 머릿속부터 다시 합리화를 시작해야 한다.

현실이 어려울 때는 계산을 하면 더 어지럽다.
자기 자신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어떤 징검다리가 필요하다. 그것이 때로는 착각이 되어도 좋다. 일단은 다시 살아나서 수정하면 된다.

죽을 둥 살둥 발버둥 치면서 헤쳐 나오기까지는 때로는 거꾸로 가는 시계도 필요하다.
정확한 시계를 확인하기보다는 안개 속을 지날 때가 차라리 더 나은 상황일수도 있다.

그 험한 다리를 건너고 나서 되돌아보았을 때 까마득한 절벽을 통과하고 지나왔음을 복이라 칭하면 어떠하랴!포기의 위안을 받고 싶기도 하지만 겸손하게 다시 희망의 미덕을 만나고 악수를 청해야 한다.
희망은 다시 청하고 다시 또 불러야 온다.

어미는 결코 새끼를 잊지 못하듯이 인간은 희망을 결코 잊지 못한다.
괜찮아, 모두 다 덕분에 잘 살았던 한해다.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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