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며칠 전부터 목 부위에 통증이 오고 있다.
오래 전부터 경미한 통증이 오더니 이내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듯 아픔을 잊지 않게 하고 있다.

사실 우리들의 아픔과 통증은 힘들어 하는 현재의 내 모습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불안하다는 것을 부정하고 계속 저항을 하면 어찌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

어떤 아픔이 찾아올 때마다 이 아픔의 근원은 어디로부터 왔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마음속의 상처를 억누르거나 도망가려고하면 오히려 더 큰 아픔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사람도 삶도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늘 느끼고 살게 된다. 그것은 그냥 되지 않는다.

연습에 연습을 더하고 치열하게 깨어 있어야 알아차릴 수 있는 일이다.
어떤 좌절과 절망, 슬픔을 그대로 바라보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래도 정직하게 날마다 인정하고 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정직하게 자신을 바라보지 않고 합리화하거나 자기 자신을 속이는 일은 속은 것 같지만 절대로 속지 않는 자기가 있기 때문에 불가하다.

바라볼 수 있는 남은 속여도 바라볼 수 없는 자신은 속이지 못한다.
처음에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나는 일이었고 분노가 치솟는 일이었는데 마치 성인군자가 된 듯이 아래로 아래로 찍어 눌렀던 일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을 다스리지 않고 정리하지 않은 것은 언제 불쑥 나타나 아픔으로 다가오고 흔적을 만든다.
내게도 수많은 상처와 아픔이 날마다 찾아온다.

그래서 날마다 "평화와 화해의 산책" 이라고 이름 지어놓고 혼자 말하고 혼자 답하며 걷는다. 말하고 토해내고 산천이 다 알아들을 만큼 이야기를 해 대며 산다. 그래도 다 털어내지 못한 것들이 있나보다.
사실 누군가 옆에서 들으면 이상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살려고 하는 짓이니 스스로 개의치 않고 산다.
내 몸 중에 가슴이 하나 사라졌으니 텅 빈 가슴을 만지며 말한다.

"얼마나 슬프고 힘들었느냐!"고. "미안하다!"고.
그리고 진정으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고 따스하게 말해준다. 요즘은 뒷목덜미 부분과 어깨를 만지며 말한다.

"가녀린 어깨와 목으로 짊어진 짐이 너무 힘들고 무거웠구나. 어떻게 아프지 않을 수가 있었겠나!"
그 말을 듣고 몸이 운다. 그렇게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 안에도 그렇게 나에게 사랑받아야 할 천사와 실체가 있다.
힘든 것을 참지 않고 꼭 말로써 표현을 하면 그 힘든 것으로부터 놓여나는 "신기한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왜냐하면 말을 하면 아픔과 상처가 떨어져서 보인다.
마음으로부터 떨어져 나간다.
 
 또 딛고 일어서려는 자신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마음 속 깊은 상처는 심리만으로 머물지 않고 반드시 육체의 아픔을 수반한다.
아픔을 몸의 어디에서 말하는지를 살펴서 들어주어야 한다.

"왜" 라고 묻지 말고 들어주어야 한다.
우리의 영혼과 마음은 늘 진정성을 필요로 한다.

한 치의 편협한 합리화나 속임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신을 속일 수 없듯이 우리자신도 우리에게 속지 않는다.

입으로 '사랑'을 말하면서 결코 사랑의 잔고가 없으면 금방 알아차린다.
그래서 덮어놓고 갈 수 있는 상처나 과거는 없다.

과거의 인연 하나하나의 결과가 현재로 이어지고 미래로 향하게 되어있다.
비뚤어진 생활양이나 식습관을 토대로 미래가 어떻게 이어질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픔과 현재가 충돌하면 미래는 없다.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답은 진정성과 화해이다.
치유를 통해 미래로 가야한다는 것은 건강하게 사는 개인도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치유는 그냥 이루어지지 않는다.
말로 표현하고 몸이 알아차리고 몸이 받아들이고 서로 뭉친 것이 풀려져야 한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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