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대표이사

바위를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보고 그리 한자리에 오래 있으라고 한다면 가능할 것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바위도 실존이라는 생각이 든다. 바위와 내가 동등한 생명이라고 느끼는 것, 그것이 가능할 때가 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난 듯이 늘 그 자리에서 반가워하면서 닫힌 마음을 풀어주는 무심함.

열린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것들은 참 신기하고 기쁘게 받아들일 수가 있다.
있는 그대로 눈앞에 드러나는 것은 아름다웠다고 접수할 수 있으면 행복 그 자체이다.

가끔 지적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참 교훈을 주려고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대방에게 자신의 지적 수준을 설명하는 데에는 익숙한데 반대로 가슴이 슬며시 열리게 하는 데는 미치지 못한다. 

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 까닭이다.
왜 그런지 이제는 많은 말들이 필요하지 않고 씩 웃는 웃음 하나로 넉넉해질 때가 있다.
이제는 잘난 사람보다는 포근한 사람들이 주는  힘이 내게는 햇살 한줌으로 더 반갑다.

일전에 어떤 이의 집에 다녀왔다.
늘 만나면 반가워하던 사이다.

같은 아파트평수이지만 주인장의 마음에 따라 다른 인테리어가 나오듯이 참 다양한 인생살이를 산다. 그이의 집에는 무수한 옷들이 옷장에 가득했다. 매우 고가를 주어야 구입할 수 있는 것들로 가득했다.
내게 전혀 없는 것이 그에게는 넘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도 부럽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부자만이 아니다. 매우 지적인 사람이지만 깨달은 사람이 아닐 수가 있다.
알면 그냥 아는 것이다. 지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휘두르는 일이야말로 위험하다.

우리는 태양이 동쪽에서 솟아난다는 것을 믿는 것이 아니다. 그냥 앎으로 충분하다. 강하게 주장할 필요도 없다. 

사람들이 만들어낸 온갖 아름다운 언어를 구사할 수 없다고 해도 진정으로 혼으로부터 솟아나오는 깨닫는 순간이야말로 빛 이상의 환희일 수가 있다.

 여럿이 함께 있을 때는 경험할 수 없는 환희는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자산이다. 많이 가지지 않음, 그리고 완전한 홀로 있음으로부터, 관계 속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무한히 아름다운 것이 열릴 수도 있다.
산길을 걷다보면 가끔 혼자서 고즈넉이 걷고 있음이 그렇게 좋을 때가 있다.

이른 새벽이 아니면 그리되기란 쉽지 않지만 간혹 요즘같이 비가 내리는 날에는 산을 찾는 이들이 적어 홀로 일 때가 있다. 그런데 홀로 있을 수 있게 되고 기뻐하기 시작한 그때부터 무엇인가가 발견된다.

마음으로부터 기뻐하는 마음이 시작되면 춤추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훨훨 날아갈 듯이 신나는 새로운 관계의 가능성이 열리며 미워했던 이들도 다시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넘치는 풍요로움으로부터 나오는데 그것은 보이는 것을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의 내면이 비어 있을 때  더 많이 더 크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늘 무엇으로, 그리고 누군가의 에너지로 채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 무엇도 그 누군가도 텅 비어 있다.

상대방을 부자로 생각하고 그로부터 얻으려고 하면 할수록 더욱 더 배가 고파진다.
그리고 좌절하게 되어있다.

어쩌면 자신이 가장 부자인 셈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남들의 거울에 비추진 영광으로 살 필요는 없다.
그것은 완전히 어리석은 슬픔이다.

다른 사람의 영광 속에서 살면서 헛되게 행복해 할 필요는 없다. 우리 스스로 자신이 창조한 정상에 도달하는 일이 행복한 일이다.

매우 어리석고 한정됨 속에서 사랑하지 않고 좋아하지 않는 일, 영혼을 팔면서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잘 사는 방법을 아는 이가 아닐까한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