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사람도 세상사도, 발걸음조차 날마다 다르다.
걸음걸이 하나만 보더라도 지난 하루의 축적된 에너지만큼 다르다.

전날 지나친 술이나 고뇌, 그 밖의 일들로 저녁내 힘을 과용하고 나서 다음날 걷는 걸음은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땅을 건성건성 밟고 지나가는 듯하고 꼭꼭 짚으며 걸어지지 않는다고 할까!

결국 하루하루의 우리의 삶은 지난 어제가 이어져 나타나는 결과이며, 하루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나면 남는 에너지의 잔고도 그만큼 바닥을 드러낼 수밖에 없음이다!

날마다 적당히 쓰고 밸런스를 맞추어야 한다.
날마다 쓰고 날마다 또 새롭게 써야하는 것이 에너지이다.

그렇게 힘이 바닥을 드러낼 때 다시 도전하고 호흡을 가다듬기 좋은 일은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일이다.
걷는 일이 좋다고들 입으로 말한다. 하지만 정말 걸어보면 걷는 것 그 이상의 말할 수 없는 힘으로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준다.

정신이 날 때까지 걷고 또 걷는 일을 통해 막혔던 가슴이 다시 트이고 생명을 회복해간다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무엇이든지 앉아서 생각하는 일들은 숨이 가쁘다.
사실 어렵다고 하는 것도 앉아서 하는 고민보다 걸으면서 하는 고민은 다르다.

앉아서 하는 고민은 생각에 생각을 낳고 어려움의 수렁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만 같은 것이다.
하지만 발을 한 걸음 한 걸음 내어 디디면서 하는 '전진하는 고민'은 절대로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지 않게 된다.

걸으면서 호흡이 가다듬어지고 걸으면서 결심이 다져진다.
정신과 몸은 결코 따로 있지 않다. 때로 그것은 하나이며 일치됨으로써 엄청난 힘으로 다시 태어난다. 정신이 힘들면 몸이 살아 정신을 살리고 몸이 힘들어할 때는 정신이 몸을 이끌어 준다.

다 포기할 것만 같았던 일들도 지나고 나면 고만고만한 것들이었음을 알게 되면서 현재의 고뇌도 다 흘러가는 구름 이라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누구나 살면서 닫아버리고 싶은 일들이 있다. 사람도 일도 문제도 다 보기 싫고 닫아버리고 싶은 짧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발을 디디는 순간 우리는 이미 변화하는 것이다. 발을 디디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출발이다. 새롭게 출발이 되면 다시 새로운 사람도 물결도 만난다.

도움의 손길이 다시 오는 것을 감지하게 되면서 다 포기했던 일들을 추스를 수 있는 힘을 만난다.
걷다보면 산천의 작은 풀잎들에 눈이 가면서 낮은 자세로 다시 하늘을 바라보는 시야를 얻는다. 키를 낮추어야 볼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마음의 키'를 낮추고 바라보면 감사의 눈물과 강한 생명력을 약초로서 얻는다.
작고 여려보이지만 강한 힘을 가진 들꽃 같은 생명력과 진실한 것과 옳은 것에 대한 겸손과 순종의 아름다움도 만날 것이다.

그 모든 일들은 우선 한 걸음을 내디딜 용기로부터 시작된다.
생각이 담백하게 되는 일은 앉아서는 안된다.

"걸으면" 운명에 결코 좌절하지 않고 아픔을 넘어 승화해 나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알고 자신의 생각에 탄력을 받게 된다.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렸다고 해도 큰 산은 늘 거기에 있다.'

우리의 성취는 해를 보듯 환한데 단지 우리는 잠시 구름에 가린 해를 기다리지 못하고 어둡다고 말하는 것뿐.

반드시 잘 되게 되어있다.
발을 내디뎌야 한다.
발을 내디디는 순간 탄력이 생길 것이고 반드시 살아날 것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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