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인봉 본지 대표이사

한 사람의 삶과 죽음이 미치는 영향 속에 우리는 모두 포함되어있다.
유난히 이 겨울에는 폭넓게 혹은 영향을 미치는 한 사람 한사람의 지도자들의 삶과 죽음을 적나라하게 보도한 날들이 잦았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에 관련된 속보는 하루 종일 한반도역사와 한사람의 죽음이 가지고 올 파장에 대해 이모저모로 해석의 다양한  틀을 보여주었다.

실시간 보도되는 뉴스는 새로운 혹은 그동안 은폐되어있던 세상과 사람들에 대해 다른 때와 달리 비교적 가장 많은 노출로 보도하고 있고 그것은 그대로 또 하나의 삶의 다른 방식들이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있다.

모든 생명과 역사는 변화한다는 것을 가장 빠르게  역사로서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어떠한 인간도 자신의 환경과 역사를 벗어나서 존재할 수 없음과 시간과 역사의 존재임도 .

한반도 역사에 등장했던 의미 있던 인물들이 화면 속에 등장하면서 순간에 사라짐을 통해 느끼게 하는 것들이 참 강렬했다. 그저 아무런 토시를 달지 않고 할 수 있는 무채색의 말을 들자면
“한세대는 가고 한세대는 오나니” 라는 말이 아닐까?

아무리 강고한 조직이나 훈련된 사람도 생로병사에서 무관한 사람은 없다.
모든 것은 흘러간다.

개인도 조직도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고 새로운 탄생으로 이어져가며 생명도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며 그 역사를 이루어가는 것이다.

어떤 강고한 힘을 가진 권력의 수장이라 할지라라도 한세상 태어남도 죽음도 다른 사람이 대신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가장 큰 사건이다. 그것은 또한 자신만이 아니라 보내는 이들 모두에게 적지않은 파장을 끼친다.

한사람의 삶은 누구나 소중하다. 그만큼 우주의 큰 품으로 떠나는 죽음 또한 그리도 큰 소중함이다.  
 각자가 가진 종교적 신념 혹은 사상적 가치와 철학에 따라 죽음에 대한 견해가 다르겠지만 몸이 사라지는 것이 곧 죽음일까?

만약 우리가 우리의 몸을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이라는 생각을 하면 삶과 죽음이야말로 자연스럽게 계속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 입는 것은 아닐까?

죽음이란 것이 생명의 근원인 의식의 끊어짐이 아니라 새로운 단계의 경험으로 이어지는 문이라고 생각하며 바다라는 하나의 큰 생명은 영원이 계속되어간다는 생각은 어떨까?

물론 부모와 혹은 가까운 이들과 삶과 죽음으로 헤어질 때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넘어가기 어려워 통곡한다.

늘 삶과 죽음의 분리는 그렇게 애처롭고 슬프다. 다시 볼 수 없다는 생각에서 자유롭기는 쉽지 않다. 하여 나는 아직도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의 끈을 놓지 못하고 산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늘 촛불을 켜 놓고 앉아 같이 계신 듯이 중얼중얼 말을 걸때가 허다하다. 뿐만 인가, 20년을 훌쩍 넘게, 돌아가신 아버지와 시부모에 대한 그리움도 매양가지다. 그래서 유난히 시아버지를 쏙 빼 닮은 아들에게서 언뜻언뜻 대대로 이어지는 가계보를 읽게 된다.

또한 내 몸이 내 것만이 아니라 그렇게 이어져간다고 느끼며 산다.
모두 주고 가는 것임도 마찬가지.

내가 품었던 생각이나 살았던 일들도 다 주고 가는 것이다. 우리의 전 세대가 우리에게 주었고 또  다음세대로 이어지고 계속되어진다.

며칠 전 새로운 만남을 통해 깨달은 것 한가지.
세상에는 그렇게 꼭 닮은 꼴들이 가계와 시공간을 넘어 있기도 하다.

전혀 다른 시공간에서 살아왔지만 어쩌면 그렇게 취향도 하는 모양도 닮을 수가 있는 것일까!
내가 좋아하는 대나무와 호랑이, 그리고 예민한 감수성, 작은 종소리와 새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물가를 너무 좋아하는 것, 눈물 많은 것, 모자를 즐겨 쓰는 것, 하다못해 신발 싸이즈 등등 우리는 너무나 닮은 것이 많아 서로 너무 신기해했다.

웃으면 윗 잇몸이 훤히 들어나는 나의 웃음조차도 그이의 어머니와 닮았다며 우리는 눈과 눈을 못뗐다.
30년을 훨씬 뛰어넘는 연령의 차이임에도 불구하고 한 두가지가 같은 것이 아니다보니 오히려 이상하기까지 했다.

그이와 나를 합쳐서 우리는 100년사를 넘는 한반도의 역사와 개인사의 한 가운데서 우리의 성장과 삶 그리고 현실에서의 우리가 이렇게 살 수 밖에 없었던 환경과 우리의 실존을  확인하면서 때로는 웃음과 눈물로 하나가 되었다.

“아니, 왜 내이야기를 네가 하는 거니?”
결국 자연속에 동화되어 사는 나의 이야기가 그의 이야기이고 그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되는 꼭 닮은꼴. 이른 아침 태양을 보며 전화를 걸면 똑같이 해를 보고 있고,달과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유쾌한 부자라고 우기는(?) 모습 속에 있다.

결국 너와 나, 우리는 결국 인간이라는 모습으로 하나일 수 밖에 없는 존재들이라는 것이 아닐까!
한세대는 가고 한세대는 오면서 서로 다른 것 같아도 세대와 세대를 이어가는 물결 속에 우리는 같이 흐르고 있는 것이리라.

그러므로 우리는 살면서 간혹 아옹다옹하는 날들을 거치고 아파하면서도 결국은 아무도 미워하지않는 자의 삶과 죽음이야말로 우리가 도달하고 성취해야 할 언덕이며 정상이 아닐까!

아무리 시퍼런 칼의 날처럼 날이 세게 굴 일 같아도 시간과 마음의 언덕을 넘어서면 별것이라는 것은 없다. 칼바람도 지나가면 잠시, 대지는 늘 자신의 위치와 넉넉함을 다시 회복한다. 그 대지위에 서서 하나의 존재로서 숨 쉬고 웃을 수 있고 화낼 수 있음도 축복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다 감사한 일이다.
북한 최고지도자의  죽음으로 군대 간 아들은 비상이 걸렸었다. 그의 죽음은 직방으로 내 가족에게 직접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 뿐인가, 이제 아들은 항구로 들어와 흔들리는 배가 아니라 지상에서 잠을 자는 기회를 만나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했다.

대지위에서 잠자고 아침햇살을 만나는 행복이 그 다지 크다는 것을 그것을 상실해본 사람은 금방 안다. 너의 안녕과 나의 안위와 평화를 소중히 해야 할 일이다.

내가 행복하면 너도 행복하게 대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세대는 서서히 가고 한세대를 잉태한 새해는 그렇게 다시 밝아오고 시간으로 흐르고 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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