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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것도, 얻을것도 없다
   
▲ 유인본 본지 대표이사

가을 산책에 나서면 낙엽비가 꽃잎처럼 날린다.
어디서 바람이 불어서 저리 떨어짐이 있는가 둘러보아도 바람은 보이지 않고 제나무에서 나풀나풀 떨어져 내린다.

사람이 지는 모습도 저리 가벼울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지만 우리의 헤어짐과 만남은 그리 조용하지 않은 듯하다.

헤어지고 나서도 못 헤어진 사람, 만나고 있어도 아직 속을 제대로 못 만나고 사는 사람, 결코 얻은 듯이 보이는 것들이지만 결코 나중에는 빈손이 되고 마는 인생, 그런 느낌을 잊지 말라고 그렇게 자연은 우리에게 늘 가르쳐 준다.

잊을라하면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음을 배우는 일이야말로 넘치지 말아야할 우리의 삶이리라.
사실 살면서 누구나 약점이 있고 잘못하고 후회하고 또 뉘우치고 반성하고 산다.

하루 동안 가졌던 어떤 소망도 지나고 나면 때로는 욕심이었던 것도 알게 된다.
사람을 만나서 기뻤다 미웠다 하는 일도 알고 보면 상대에 대한 지나친 사랑도, 또는 기대도 함께 있었음으로 그리 되었음을 알게 된다.

만약 아무런 욕심 없이 대하던 일이나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드문 일이다.
적어도 어떤 기대를 한 것에 대한 불충분한 댓가가 그렇게 미움이나 분노,또 다른 에너지로 표현된다.
그래서 미움도 또 하나의 관심이고 사랑의 이면임을 알게 될 즈음이면 많은 부분이 용서되고 받아들임 상태이지 않던가!

아무런 이해 상관 없는 사람에 대해서는 어떤 감정 자체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일전에 그렇게 좋게만 자신의 이미지를 보이던 분이 갑자기 어떤 사안에 대해서 극도로 예민한 반응과 분노를 나타내는 모습을 보고 내심 놀란 적이 있다.

어떤 일에도 비교적 잔잔한 강물 같은 이미지였던 그이의 소위 '헐크' 같은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무서웠다.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없음을 보게 되었다. 단지 어떤 면을 만날 수 있을 뿐이다.
아무리 극악한 사람도 어떤 사람에게는 지극한 사랑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아무리 착하게만 보이는 사람도 아픈 상처를 쑤셔대면 폭발하게 되어있다.

올 한해는 여러모로 가슴앓이도 했고 그런 만큼 급하게 무엇무엇 하려 않는 마음이 되었다.
얻었다 한들 얻은 것도 아니고 잃었다 한들 무엇을 더 잃을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
다. 시간이 갈수록 삶에 배고픈 이들이 줄지어 만나진다.

나만 가난한가 싶으면 더 가난한 마음들을 만나고 또 하나의 위로와 또 하나의 사랑이 필요하다.
'삶에 알몸'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세상에는 그렇게 많이 살고 있다. 날씨가 달라져가면서 싸늘해지는 마음을 달래고 그렇게 애쓰며 또 용감하게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몸과 마음이다.

낙엽이 지듯 지노란 말도 못하고 살아있노란 느낌도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야하는 많은 날들 속에서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인생임을 다시 한번 밑줄 그어 읽으며 살 일이다.

조금 넘치게 얻었으면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니었음'을 알고 나눌 것이며 조금 부족하면 이제 내 것을 하늘과 땅, 사람, 누군가가 보관하고 있음을 알고 웃을 일이다.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세상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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