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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는 안고 가는 것이다유인봉 칼럼

누군가가 잘못 안 정보로 내게 물었다. 나도 모르는 그릇되고 진실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발이 달려 돌아다니는 것을 처음 듣고 황당하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조심을 해도 넘어질 때가 있고 원하지 않아도 휘말릴 때가 있다.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살 때는 어릴 때이고 어른이 되면 이리저리 걸리는 것이 그리도 많다.

‘아니다’고 해도 ‘그렇다’고 해서 돌아다니는 것들이 있다. 일일이 다 설명하고 살 수는 없다. 그 하찮은 일들에 대한 소모전으로 생명의 하루를 소모하고 우리의 삶을 좀 먹게 할 수는 없다. 내가 아니면 그만이다.

그러나 상처는 남는다. 그 상처도 안고 가야 된다. 본래 고난은 안고 가는 것이고 상처는 그래서 안고 가야 하는 것이다. 파헤치고 분별해서 시비를 가리려고 하면 할수록 문제가 된다.

십자가를 지라는 말의 어원이 ‘귀중한 것을 품다’, ‘가슴에 안는다’는 뜻을 가진다고 한다. 어머니가 아기를 안고 가는 것과 같은 일이라고나 할까! 팔은 아프지만 아기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은 기꺼이 아기를 품에 안는다.

세상을 살면 상대방이 그렇게 보려는 시각을 가진 이상 말릴 수도 없다. 단지 나에게 부딪쳐 오는 일들은 당시에는 원하지 않는 모양으로 올지라도 지나고 보면 다 한날 괴로움에 속할 뿐, 오랜 시간 후에 돌아보면 먼지 같은 것들이었음을 안다.

돌이켜보면 많은 시간들 속에서 작은 혹은 큰 파도를 만났었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괴로움을 당하고 나서 온몸과 마음이 전율하던 일들도 있었다.

지나고 보면 그때는 괴로움의 도가니였었는데 깨달음의 도구였었음을 고마워한다. 아직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인간은 금수에서부터 신에 이르기까지 어느 한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어느 자리에서는 군자가 되어 앉아 있어도 어느 자리에서의 예기치 못한 자극으로 인해 금방 짐승으로 떨어지고 욕이 나올 수 있는 것이 사람 아닌가!

아무리 하늘과 땅의 질서를 따라 산다고 노력하여도 금방 나락으로 떨어질 수가 있다. 그것이 인간이고 나 자신임을 날마다 느끼고 산다.

생명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하면 못할 것들이 없다. 그것이 교만이다. 하루를 산다는 것을 생각하는 일이 그래서 더 중요하고 중요하다고 개인적으로 느낀다.

좋은 것들만 느끼고 하루를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다툼과 전쟁이 웬말인가! 나에게 모든 것들의 기준은 생명을 살리는 것들인가, 아닌가에 있다.

   
 
 
 
추위에 얼었다고 걱정했던 군자란이 꽃이 피었다고 잘 아는 선생님께 전하면서 예쁘게 사진을 찍어놓았다.

선생님의 경험 한마디. “군자란은 키워보니 너무 따뜻하면 꽃이 피지 않는다”고 했다. 너무 추워도 꽃이 피지를 않는다. 춥기도 하고 덥기도 해야 아름다운 꽃대가 자라 활짝 꽃이 피어난다. 추위와 더위, 고통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자연의 이치다.

집안마다 사람마다, 꺼내보면 다 인생이라는 광야를 거치고 사는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한 날의 괴로움은 한날에 족하다. 그리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괴로움이 복이 될 줄 누가 알랴!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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