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당시만 해도 우리 집에서는 차가 없었다.
대신 50cc 짜리 오토바이로 김포 들녘 곳곳을 달려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사람도 새롭게 만나는 환희가 있지만 자연이나 골목도 이런 곳이 있었나하는 반가움으로 김포의 드러나지 않은 곳들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았었다.
들판길이나 산모퉁이 오솔길이나 멀리서 바라보는 것보다 정말 다가가서 만나는 즐거움은 다르다.

느낌도 전혀 다르다.
그렇게 몇 년을 돌아다니면서 겉으로 참 척박하고 볼 것이 없다고 말 하는 김포를 새롭게 만나는 시간이 되었던 듯하다.
길을 걸으면 김포에 얼마나 많은 새로운 건물들과 길이 새롭게 생겨났고 다시 들어서는지 보게 된다.

날마다 차를 타고 지나다녔었는데 걷다보면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건물들을 새로 만나는 양 쳐다보게 된다. 때로는 너무 다양하게 지어지는 건물을 보면서 다른 곳에 서 있는가라는 생각도 들고 솔직히 너무나 달라지는 모습 속에 위기감과 거부감을 느끼기도 한다.
최근 타 지역에서도 강력하게 제기되었던 러브호텔 문제가 김포시민들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숙박시설과 위락시설의 제한 기준을 두고 시의회의 조례개정안이 시민들에게 거부되고 있는 것이다.
보수적인 지역이라던 김포도 이제는 시민단체들의 연합된 조직력으로 공청회를 열고 시의회가 조례를 개정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현행법상의 문제가 없고 세부도시계획 후에 개정이 가능하다던 시의회가 시민대책위에서 개최한 공청회에서 조례를 재개정 할 것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재개정 전까지는 시민대책위와 시의회, 김포시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도시계획심의조정위원회를 둘 것도 공청회를 통해 얻어낸 부분이다.

시민대책위원회는 몇 시간의 열렬한 토론 끝에 참석한 시의원들로부터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4월 안에 의원정례회의를 열고 안건을 발의하고 조정위원회를 둔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참석한 의원은 ‘발의를 하겠다’는 답변도 했다.

김포가도를 버스차창을 타고 달리면서 느끼던 시골길의 정감과 들녘의 기억은 이미 저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위락숙박업소가 48번 국도를 따라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은 누가 보아도 눈쌀을 찌뿌릴 일이다.

그러면서 요 몇 년 사이에 김포시민들은 정말 새로운 면모로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시민단체들은 시의회를 방청하고 속기록을 통해 그들의 대변자들이 어떻게 시의회에서 일하고 있는지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신들의 요구를 공론화 시키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어떤 이들은 김포에 무슨 시민단체가 있고 있으면 얼마나 역할을 해나가고 있느냐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점 점 더 체계화 될 것이고 바른 논리의 영역과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과거의 상식이나 힘의 일방적인 논리는 더 이상 영역을 확대해 나갈 수 없게 되었다.
과거에 어찌어찌 했노라는 이야기는 이제 거의 통하지도 않고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음이 틀림없다.

합리적이지 않거나 시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명분이나 주먹구구식의 이야기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빨리 알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김포에 살고 있는 시민들은 다양한 기대와 생각을 가지고 살고 있는 이들이 많다.
단지 아파트 분양을 통해 일시적인 삶의 자리로 생각하고 들어왔다 할지라도 점점 더 김포에 익숙해지면서 이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정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 때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살면서 마지막 삶의 터로 생각한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제는 김포에서 과거의 삶의 방식들의 변화는 필수가 되었음을 본다.

과거에 나는 이러이러했노라가 아니라 계속해서 변화되는 과정을 스스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이제는 어떤 곳도 성역은 없다. 함께 변화해야 할 일이다.

편집국  mirae@gimp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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