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의 비극을 알리고 교훈을 삼기위해 유성룡은 징비록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300여년이 지나 우리는 다시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유성룡은 지금의 일본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을까? 일본의 본체를 알면서도 계속 당하고 있는 후손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리국민은 너무나 다혈질적이어서 그러한 교훈을 한가하게 앉아서 생각한다는 것이 사치스럽다고 여기는 것일까? 그러면서 일본과의 현안이 있을 때 마다 분연히 일어나 혈서를 쓰며 목청 높여 외치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여기지는 않는지…

쇠고기 문제로 인해 대한민국의 에너지를 총집결하는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일본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러한 와중에 슬쩍 독도문제를 흘리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한다.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말이다. 쇠고기문제로 국론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면서 북해도 도야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암묵적 동의를 했다는, 사실 아닌 내용을 언론을 통해 흘렸다.

당연히 대한민국이 국론분열 되리라 생각한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 가뜩이나 지지기반이 약해진 대통령의 힘을 완전히 그로기 상태로 몰고 가려고 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일본은 어떤 심리에서 일국의 대통령을 이용해서 이간질 할 생각을 했을까? 혹시 우리가 우리의 모습으로 일본이 오판하게 하지 않았나 깊이 생각하고 반성해야할 문제다. 

구한말 일본이 내정간섭을 하면서 흥선대원군과 민비와 내각을 조종하고 이간질하는 당시를 들여다보면 얼마나 무기력한 선조이었던가를 생각하게 되는데, 혹시 100년 뒤 지금의 모습을 우리의 후세들이 어떻게 바라볼까를 고민해봐야 한다. 100여년 전 과연 일본에게 침탈 당한 것이 원래 일본이 못되먹은 민족이었기 때문이라는 생각만 한다면 순진해도 한참 순진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 내부의 문제는 없었는가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 아니, 오히려 우리 내부의 문제를 더 깊이 성찰해야 한다. 성찰을 해도 뼈에 사무치게 성찰해야 한다. 400여년 전의 징비록을 읽고 대비를 했더라면 300년 뒤에 나라를 빼앗기는 일이 없었을 터인데, 불행히 역사로부터 교훈을 삼는데 실패했다. 

일본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아니 변했다면 국력과 국방력이 세계최고의 수준이다. 역사에서 철을 이용하여 제품을 먼저 만들고 활용할 줄 아는 민족이 세계를 지배했는데, 지금 세계에서 가장 철을 활용 잘하고 연마 잘하는 나라는 미국, 독일, 일본이다. 특히 독일과 일본은 제철의 연마수준으로 각종 첨단제품을 생산하여 세계경제를 주름잡고 있다. 철로 만들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 자동차인데 독일이 벤츠, BMW를 만들고, 일본이 렉서스를 만든다.

철을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려면 고도의 집중력과 응집력, 창의력에 있어야 한다. 일본이 철을 통하여 세계가 구매할 수밖에 없는 제품을 만든다면 제품만 부러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철을 연마하여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집중력, 응집력, 창의력을 부러워해야 하고 그 실체를 인정해야만 한다.

도요타 회사에서 각 부품의 장인을 한곳에 모아 3년간 오로지 자신의 분야에서 벤츠,  BMW 자동차를 마음대로 해체, 분석하여  최고의 부품을 만들었고 그것을 조립한 것이 렉서스다. 이러한 일본의 시스템은 사회 곳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반성, 분석, 집중, 창의력으로 제품을 향상시키고 소비자가 구매하도록 매력적인 제품을 만든다.

이것은 구호와 같은 한순간의 정열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광풍처럼 몰아붙이는 군중들의 열화와 같은 에너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철을 이야기했으니 우리나라 철의 사나이 박태준을 이야기 할까 한다. 포스코는 세계적인 철강기업이다. 포스코가 있었기에 세계최고의 선박을 만드는 나라가 되었고, 제네시스 자동차를 만드는 나라가 되었다. 고 박정희 대통령과 박태준은 철을 산업의 쌀이라고 했다.  그리고 조국의 앞날을 생각하며 포항에 제철소를 만들었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제철소를 만드는 기술력이 전무했던 당시에는 꿈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포항체철의 생산력과 기술력은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다. 

포스코의 중심에는 박정희와 박태준이 있다.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포항제철을 만들 때 일본의 기술력과 자본력에 의지 할 수밖에 없었는데 제철소의 건설 막바지에 와서 큰 사고가 터졌다. 원인을 분석하고 파고 들어가 보니 문제는 일본기술단의 사보타지였다. 그것도 고의로. 박태준은 전 직원을 한곳에 불러 모았다. 그리고 한국의 관리 감독자를 사정없이 군대식으로 다루었다. 일본의 기술진과 단장 앞에서 그리고 필자는 과연 일본인 관리단장을 어떻게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포항체철을 만들 때 일본에서 차관을 들여와서 시작했고, 건설, 설비등 중요한 부분을 전적으로 일본에 의지해야 했다. 일본의  내부에서는 국부유출이라면서 반대하는 것을 삼고초려하면서 일본 기술단을 초빙하여 공사의 막바지에 와있었지만 사실 일본 기술진들은 여러 이유를 들어 공기를 늦추거나 기술이전을 꺼리는 상황이었다.

해줄 맘이 없었던 것이다. 포항제철 전직원이 모여있고 일본의 기술단이 함께 있는 모습, 그리고 일본기술단의 뒤에는 일본의 자본력, 기술력이 있었다. 필자는 그 내용을 읽으면서 일본의 위력에 약간 침울해 있었는데 박태준에게는 그것이 아니었다. 손에 들고 있던 지휘봉을 번쩍 들어 올리면서 힘차게 일본인 기술단장의 작업모를 향해 내리치면서 “빠가야로”(바보)하고 외쳤다.

지휘봉은 두동강이 났고, 박태준의 알 수 없는 그 큰 권위 앞에 일본인 기술단장은 영일만 모래사장에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것은 영일만 대첩이다. 박태준을 중심으로 해서 세계가 부러워하는 포스코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우리에게는 역사에서 교훈을 삼지 못하고 시행착오를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건국60년이 자랑스러운 지금의 모습도 있다. 산업 곳곳에서 삼성, 포스코, 현대같은 중소기업이 100개이상 만들어져 더 이상 일본이 독도이야기를 꺼내지 말도록 해야 한다. 이런 상상을 해본다. 일본전역의 표시판이 대한민국 사람들을 위해 한글로도 표기되어있는 모습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순 한글만 써 있고. 이것을 이기적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삼국이 나뉘어 결국 외국의 세력에 당하기만 했던 부끄러운 과거의 역사를 다시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다.

당을 떠나서 과거를 덮어주고, 진정한 우리나라의 우뚝 선 미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다. 내면의 불란으로 인해 외부 세상으로부터 왕따를 당하지 않도록 내실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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