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각은 늘 흐른다. 우리의 기운도 흐른다.

나는 대체로 상대방의 분위기를 잘 읽어내는 편에 속한다. 그렇게 믿고 있고 때로는 상대방들이 말도 안했는데 어떻게 알았냐고 묻기도 한다.

“관심이 있으면 보이기 마련”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것을 아마도 예민한 관찰력의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 사람의 파동을 읽는 거라고 믿고 있기도 하다.

길을 가다가 문득 어떤 사람이 생각나면 나는 즉시 전화를 건다든지 안부를 확인한다. 어쩐 일인지, 자꾸 그 사람 생각이 나거나 감이 너무 멀리 느껴질 땐 문제가 있는 거다.

시간이 갈수록 그러한 감이 느껴지는 것이 더 많은 걸 알게 되고 묻지 않았지만 감이 맞았다는 것을 실제 느낀다거나 확인한다.

우리는 말보다도 더한 민감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과학적이라거나 합리적이라거나 그것은 때로 무의미하다.

왠지 가기 싫은 곳에는 가지 않아야할 어떤 기운이 있다. 그것을 무시할 때 우리는 부딪치거나 힘들어지는 상황과 만난다. 부부간에도 왠지 지금 말하면 불편해질 것 같은 느낌이면 일단 자리를 피하고 본다.

더구나 아침의 대화는 가볍게 해야 하고 아침시간에는 될 수 있으면 침묵하면서 보내고 있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대화가 자칫 예민해지면 아침의 경쾌함을 잃을 수가 있다고 경험한 적도 있고 실제 균형을 잃게 하는 것을 보기도 한다.

모두 쏟아놓아서 약이 되어야 할 일도 있지만, 말보다는 침묵이 유익하고 유일한 힘의 저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신기한 직감을 가지고 산다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의 이성과 더불어 감성을 적절하게 조화하면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음에 맞지 않는 옷차림만 해도 그렇다. 왠지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을 때 편하고 당당한 느낌이 아니라면 다시 갈아입어야 한다. 그 때 그 시간 그 사람에게 맞는 감각의 옷이 있다.

단지 비싸지 않아도 자신을 담아내는 옷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사람이 옷을 입어야 하는데 옷이 사람을 입고 있는 듯한 인상 또한 어색해 보인다. 옷은 그 사람을 감싸 안아주면서 포근하게 스며들어야 한다. 그것이 지나치면 안 될 일이다.

사람도 동물이다. 동물에게는 위험을 예지하는 능력이 있다. 인간은 문명이 발전하면서 몸과 마음이 자연에서 멀어진 상태로 자연감지 능력이 쇠퇴해버린 것이라고 보면 어떨까?
우리의 잠재적인 예지력이나 감각을 되살릴 일이다.

때로 이런 것들은 우리가 그동안 간과한 중요한 에너지라는 것을 되살려 알 필요가 있다. 자연에너지는 생명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쓸 데 없는데 용을 쓰게 하지도 않고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살게 하는 좋은 기운이다. 같은 말이라도 상황과 장소에 따라 전혀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것이 다르다.

그 사람과 나의 분위기가 하나가 될 때를 골라서 부탁을 하면 5분도 안되어서 “예스” 라는 기분 좋은 대답을 듣게 될 때 그것이 순리대로 산 값이다.

물러설 때는 과감하게 혹은 사뿐히, 돌진할 때는 용감하게 파도를 타고 올라가는 것. 그것이 자연 그대로 사는 것이 아닐까?

거역하는 일이 없이 사는 일. 그것은 이성만으로는 안 된다. 더불어 오감각을 개발하고 도움을 받을 일이다.

보이는 모습만 가지고도 안 된다. 보이지 않는 자연스러운 부분을 읽어내는 아낌없는 노력을 통해 상대방을 보고 나를 볼 일이다. 그러면 당신도 보인다. 그리고 나도 보인다.

유인봉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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