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인봉 칼럼
서로 아픔을 주는 사람들
자식을 키우다보면 속마음을 다 이야기 할 수 없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을 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이 모두가 아니라는 것도 실감한다.
입에서는 야단을 치고 있다해도 속마음은 정말로 싫어서 그러는 것이 아닌데 아이들은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면 그 자체로 부모를 대할 때가 많다.
하지만 부모들은 안다. ‘너희도 내 나이가 되어보라고, 그때는 부모의 심정을 알 때가 있을 거라고’ 그 자리에서 자식에게 다 전해줄 수는 없지만 부모의 가슴속 깊은 곳에는 진실이라는 것이 있다.
다행인 것은 한 나이라도 더 먹은 사람들은 쉽게 말을 내뱉지 않고 기다려주었다는 거다.
정말 그 때 똑같이 대했더라면 바가지 깨질 일이 많았을 터인데, 지나고 보면 고마운 일이 많다.
형제간에도 서로 독립돼 있고 다른 세계에서 오래 살다가 잠시 만나거나 또는 나이의 터울이 크면 클수록 이견이 있을 수 있거나 별 것 아닌 일로 서로 마음 상하는 소리를 하고 나서 상처를 받고 아파하기도 한다.
하지만 입으로 마음을 맞추지는 못한다고 해서 그 바닥까지 미움으로 가득한 것은 아니다. 그때 바로 진실을 다 이해시키지는 못해도 가슴 가득 진실한 마음은 있는 거다.
타인들을 만나 정이 들고 알만큼 알다가 인연이 멀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조차 진심으로 미워해 본 적은 없다. 며칠 전 새해에는 좋은 일만 생기라고 축복전화를 하였건만 그 말이 마르기도 전에 심각한 상처를 준 사람이 있었다.
지역인지라 안 만나려는 사람도 안 만날 수가 없다는 것을 알거니와 나도 그도 서로를 모르는 바도 아니거니와 화가 나려면 얼마든지 유감을 표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자리에서 그를 만나자 마자 나는 금방 웃음이 나왔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인사를 하고 나왔다. 누구를 탓할 것이 없는 세상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개인을 미워한다든지 그것은 이미 부질없는 일이 되어버린지 오래이다.
어떤 개인이 그렇다기보다 집단의 논리나 방향성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일을 벌릴 수 밖에 없는 나약한 개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뒷 이야기는 그가 매우 속상해 하고 있는 중이고 그것은 내가 자신에 대해 어떤 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란다.
마음속에 들여다 보지도 못하고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들으며 기가 막혔다.
또한 사람과 사람사이에 있지도 않은 말들을 전하고 분열을 꾀하는 것은 아이도 아닌 어른들 세계에서도 유치하게 오래 남아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진실이 읽혀지도록 가슴이라도 열어 보여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직접 만나보지 않고는 믿지 못할 일들이 너무 많다.
아니 믿지 말아야 한다.
작은 조각들을 엉성하게 맞추어서 이 사람이 전부요 하는 식으로 마구잡이식 판단이 난무하는 세상은 무서운 세상이다.
그런 함정의 늪에 빠지다 보면 세상 잘 못보고 사는 거다.
어떤 이가 아주 속상한 이야기를 듣고 하염없이 창문만 바라보고 있더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하루종일 마음이 착잡했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많이 아프게 했을 사람이지만 그 역시 아픔을 겪는 다는 모습의 이야기를 들으며 왠지 착잡하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참 상처 많이 주고 상처 많이 받는 세상이다.
나와 남 가릴 것 없이 질펀한 세상에서 참 힘들게들 산다.
어디로 달려가는 기차들을 타고 어떤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건지, 안다는 이도 모르는 이며 모른다는 이도 같기는 마찬가지일까!

유인봉  mirae@gimponews.co.kr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인봉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