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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지금이 전성기일지 모른다
유인봉 대표이사

우리는 서로가 기대어 살아간다.

사람과 사람만이 아니다. 사람과 자연, 그리고 살아있는 생명들과 기대어 있다.

이른 아침결, 닭장문을 열고 상추나 그 외 몇 가지 푸성귀를 넣어주고 돌아서면 어김없이 하루에 다섯알씩 낳아준다.

날이면 날마다 닭의 알이 있으리라고 당연하게 날마다 닭들의 공간을 열고 있는 자신을 본다. 열어보면 역시 그곳에 정말 가지런하게 하얀 알이 놓아져 있다.

이쯤 되면 서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사람만이 아니라 누구나 생명은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묵묵하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예외가 있지만, 생명은 그렇게 서로 의지하며 나누며 위로하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삶과 심정을 돌보고 나누는 일이 곧 나를 돌보는 일이고, 나를 잘 버티고 살아내게 하는 일이다.

여러 삶의 과정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더 인내하고 견디는 힘을 얻는다. 그리고 대단한 명품인생이 따로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이 지금도 잘 살아내고 있는 중이라 스스로 믿고 긍정하게 된다.

대단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는 일상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떡 한 조각이라도 아직은 이웃과 나누며 살려고 노력하는 이들과 같이 숨쉬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위로받을 일이다.

서로가 인식하든 안하든 모든 생명은 그렇게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서로 빚을 지고 살고 있다. 한 조각씩 조금 더 마음의 위로를 주고 받으며 하루 하루 생명을 이어간다.

“세상 죽으라는 법도 없고, 다 살아지게 마련이더라”던 어른들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따라가 보며 살아볼 일이다.  보릿고개를 넘어가며 우리보다 더 일찍 어른들도 그렇게 용기있게 살아가셨던 것 아닐까!  

아직 더 여유를 회복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다고 느낀다면 조금 더 있다가 일어서도 괜찮다. 인생이 짧다고 해도 길다. 어느날 하루 아침에 완성되는 것도 결코 아니다.

바로 밑이 낭떠러지라고 강박을 느끼는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게 된다. 기침만 해도 갈비뼈에 금이 갔다고 하는 경우를 보면서 보이는 모습보다 얼마나 삶에 취약한 시대를 애를 써가며 살아가고 있는지 눈물이 난다.

하지만 그럼에도 언제, 돈, 시간, 운명으로부터 누가 완전한 자유를 얻었을까!  

우리는 그저 가던 길을 묵묵하게 다시 걷고 또 멈추지 말고 걸어가야 된다.

알고 보면 “자신의 전성기”가 지금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해석해 가며 살자. 인생도 해석이다.

핵폭탄보다 더 엉뚱한 코로나로 생명이 왔다 갔다 하던 시절이 지나갔다. 지금은 어려워서 걱정이지만 이제 숨통을 막는 마스크도 안 쓰는 가벼움의 시간을 살고 있다.

거리를 활보해도 되고, 누구를 만나도 괜찮고, 좋은 시절이니 다시 전성기로 들어섰다고 믿고 살며 스스로를 위로하자.  

요즘은 새벽 3시만 되어도 닭의 움직임이 시작된다. 홰에서 아침을 알리는 닭의 소리에 귀가 열리는 것을 보면서 새벽에 보는 하늘의 기운에 접속한다.

여름, 참 좋은 생명의 절기이다. 배가 고파도 먹을 것이 겨울보다는 많다. 다른 사람이 녹색의 향연과 천국이 따로 없음을 느끼며 걸어나가 그곳의 한 일원이고, 한 생명으로 힘차야 한다.

아무리 힘들어도 살아있으면 해결되는 일들이다.

내 자신이 더 이상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그런 일들 앞에서, 돌아서지 않고, 도망가지 않고, 맞설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다.

때로 용기를 얻기까지 혼자는 안되는 때도 있다. 정말로 그렇다고 하여도 자연이든 다른 생명에게 서로 기대고 접을 붙여서라도 살아내고 딛고 일어서야 된다.

우리는 다 기대어 살아가고 있는 생명들이다. 기대어 살다가 어느 날 하늘의 별이 되고 누군가의 가슴에 “진실”로 남는 이가 되어 또 기억 속에 기대어 전해져 내려가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수백년 전의 사람도 만나고, 삶도 만난다. 너무 혼자라고 생각하면 외롭고 사무친다. 우리는 모두 서로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불같던 미움도 사랑도 다 흘러가고 고마움만 남는다. 

너무 힘들때 서로 기대어 살자.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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