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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선하며 회복하고 지속의 가치로 이어가다
   
▲ 유인봉 대표이사

한 집에 20년을 넘게 살다보니 이제는 이곳저곳의 수리할 곳이 보인다. 세월과 함께 한 여기저기가 스스로 낡아 새는 부분도 생기고 쓰임이 다한 곳에 여기 저기 살펴가며 수리를 해야 한다.

오래 쓰니 냄비 손잡이도 어느 날 슬며시 떨어지고 만다. 툭하면 버리고 새 것을 쓸 수도 있겠지만 긴 시간 함께 있어온 것들의 망가진 부분을 고쳐가면서 치유되는 것은‘마음’이다. 새 것도 좋지만 다시 고쳐 쓰는 맛이 그렇게 궁상스러운 것만도 아니다.

혹시나 하고 마트에 가니 손잡이를 따로 팔고 있었다.
좋은 물건, 풍부한 이야기를 가진 집과 물건은 그렇게 세월과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아껴가며 고쳐 쓰고 더 오래가도록 새 호흡을 불어넣는 일, 낡거나 헌 물건과 계단을 고치는 일은 때론 인생을 다시 고쳐가며 완성해 가는 것 같은 마음을 준다.
더 이상의 새 것에 대한 욕망보다‘이대로도 다시 좋구나’하는 자족의 순간이다.

인생은 늘 수리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닐까!
처음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처음부터 완성된 존재도 더욱 아니다.

‘애씀’은 그것으로 족하다. 인생, 결과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
언젠가는 고개위에 앉아 지나가는 바람소리, 새소리를 보는 날이 온다. 푸른 숲을 눈으로 보는 것이 손으로 만지는 것과 다르지 않은 기쁨이 본다.

인생, 잘못하면 고치면서 가면 된다. 고치고자 하면 언제나 수선해가며 쓰임새를 더할 수 있다. 긴 쓰임으로 가는 거다. 쓰일 수 있을 때가 좋은 거다.

인생은 참으로 오묘하다. 날마다 고치고 수선해야 할 마음의 상처가 난다.
내면의 고통과 혼란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하는 날들이 연속된다. 그렇게 자신의 고통과 혼란을 마주하고 수선하고 수리해가며 사는 것이 삶이다. 그래서 그렇게 살아있어 늘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낡은 정신과 파손된 마음과 몸을 다시 고치는 수선하는 삶이 주인이 되어 더 오래가길 바란다.
오늘 쓰임이 다한 것 같은 파김치같은 자신에게 다시 새 호흡을 불어넣는 일, 오래된 관계가 망가진 부분을 다시 고쳐갈 수 있는 것이 사람이다. 절망도 수선하고 외로움의 습관도 고치며 세월의 상처를 긴 쓰기로 메우고 회복과 치유, 지속과 성숙으로 가는 거다.

날마다 상처를 거듭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삶과 관계는 결코 쉽게 포기하고 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선하고 수리해가면 다시 긴 쓰임새로 가는 거다.

거기에는 뜻밖의 감동이 나올 수 있다. 인생의 힘은 참으로 오묘한 것이다. 죽을 것 같은 내면의 고통과 혼란이 존재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는 고투와 어떤 미사여구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운 노력도 존재한다. 어려움이 오면 활성화되는 것도 있다. 그것을 벗어나거나 고치기 위해 어떤 식으로든 살 방향으로 가게 되어있다.

살려고 하는 사람은 하늘이 돕는다. 사람이 돕고 지나가는 풀조차 바람에 일렁이며 긍정한다.
세상의 모든 곳, 세상사는 고치며 사는 거다. 마치 파란 만장한 인생을 담아준 오래된 고택에서 나오는 의연한 기상처럼 그렇게 가고 싶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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