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인봉 칼럼
날마다, 아이의 눈빛으로
   
▲ 유인봉 대표이사

 산책길에‘아기똥풀꽃’이 만발했다. 이름이 참 귀엽다.

노오란 아기똥풀꽃 고운 빛을 바라보면서 생각했다.‘그래, 아기를 기를 때는 아기가 똥만 잘 누면 건강상태를 알 수 있었지!’아이를 기를 때 엄마 마음은 아기가 건강한 똥을 누는 것만 봐도 행복했다.

아이와 같은 시선으로 눈을 맞추고 같은 말을 나누며 아이처럼 산 것같다. 너무 멀리 나가지 않고.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고 하는 말을 다시 생각해본다.

나이가 들수록 더 순순하고 더 담백하면 좋겠다. 아이의 빛나는 눈빛의 초롱함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이 많을수록 이미 잘 살고 있는 것이리라.

아니, 어른이 되어서도 아이로 살아가는 순간이 있고, 어른으로 살아가는 순간과 더 나아가 따뜻하고 포근한 할머니처럼 살아가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때때로 돌아보면“그때는 철없는 어른이었구나”혹은, 아이같이 기뻤던 순간은 돌이켜 봐도 기쁘다.
어느 순간이 가장 좋았던가 하면 아이처럼 생각하고 살아가는 시간이었다. 부모라고 다 어른처럼만 살 수는 없다.

아이들이 자라날수록, 오히려 그들이 더 어른스러울 때가 있고 사고의 범위도 그렇다. 그래서 내 의견을 접고 그쪽의 의견으로 스며들어갈수록 다시 새로움을 갖기도 한다.

‘내가 어른인데’라고 하는 대단한 권위보다는 하루하루 전혀 다른 삶이 펼쳐지는 일상에서 아이처럼 새롭게 받아들이고 너무 무겁지 않게 생각하고 사는 일이 훨씬 더 자유하다. 뭐든 남이 알아줄 때가 좋다. 말석에 앉아도 좋고 아무래도 괜찮은 것은 자신을 얽어매는 어떤 속박에서부터 자유로울 때이다.

나는 아직도 때로는 속없는 아이라서 그런가‘어린이 날’이 좋다.
날마다 어린이날이었으면 좋겠다.

너무 고루한 판단에 치우치지 않고 해가 뜨면 햇살에 지난 밤의 걱정이 녹아지도록 두어두고 달이 뜨면 달빛이 그렇게 곱고 환하다는 사실에 마냥 기뻐하는 모습이면 족하다.

내가 누구라는 생각을 하느냐에 따라 지난날 고정되어 있어 힘들었던 시각과 삶의 경계가 사라진다.
아이라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내 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신기로 가득하다. 피어나는 꽃마다 그 이름을 알고 싶고 사람을 만나는 순간 반가움과 기쁨으로 다가설 수 있다.

아이들은 한 손에 사탕을 들고 있으면 다른 손에 있는 떡은 자연스레 다른 사람에게 준다. 어린 아이들은 이를 심각하게 고민 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데 까지 하고 할 수 없는 일에 매어달리지 않는 것이 신선한 삶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힘이며 아이처럼 순수해 지는 일이다. 정말로 하루하루는 다른 에너지의 날이다. 아이처럼 살면 근심은 하루에 족하다.

“열흘 살 줄만 알았지, 하루 죽을 줄 모르고 산다”던 조상들의 깨달음을 우리가 눈앞에서 날마다 만난다.
하루 하루를 즐겁게 살면 족한 것을 온 세상이 가르쳐주고 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과 그렇게 할 수 없는 슬픔들을 우리는 눈앞에서 아프게 목도한다. 일상에서.
줄 수 있을 때 기쁨 한 스푼에도 마음을 다해야 할 일이다. 나중이 어디 있다고 나중에 미룰 일도 기쁨도 슬픔이란 것도 없어야 한다. 

지금이 할 수 있는 순간이다. 마치 아이들이 빨리 밖에 나가자고 어른들을 조르던 것처럼 궁금한 세상을 신나게 하루하루 살아갈 일이다.  

요즘 다섯 시 반이면 동녘하늘에 떠오르는 해를 보고 일어나 그 빛의 찬란함에 온전한 마음이 된다.
저녁에 달이 찾아오면 달을 보고 자리에 눕는다. 아침에 뜨는 해의 장엄함에 모든 기쁨을 얹어 살아가다보면 날마다 다르게 떠오르는 햇살을 향한 손뼉침이 남다르다.

아이의 눈으로 다시 보고 다시 시작하는 아침의 귀에 와닿는 새소리는 다르다.
옥쟁반에 구슬이 흐르는듯한 새소리를 만난 순간의 환희를 어디에서 만나랴!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저작권자 © 미래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인봉 대표이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