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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슬픔과 아픔이 사라진다”
   
▲ 유인봉 대표이사

하루 종일 낙엽을 주어 모으며 뜰 안 정리를 했다.
갈퀴를 들고 종종 걸음속에 낙엽을 긁어 모으고 청소하며 시간을 여러 시간을 쓰니 머리가 참 개운해졌다.

몸을 움직이는 가운데 힘이 생기는 경험과 느낌은 특별하다. 건강한 삶에 있어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임에 틀림이 없다.  

물론 집 주위의 나무들을 골라 가지치기에 여념이 없다 보니 손가락도 뻣뻣해지고 손목도 얼얼한 지경이었다. 허리 근육도 힘을 쓰느라 여간 고생이 되지 않았다. 너무 힘들다고 임계점이라고 느낄 만큼 애를 쓰다가 저절로  그 지점을 넘어서니 다시 경직되었던 몸이 풀리는 순간이 있었다.

눈에 들어오지 않던 작은 식물들이 대지 위에 얼굴을 드러내는 파릇파릇한 모습들이 그토록 예쁘다니.
나무와 풀들 속에 있자니 “예쁘다”“좋다”“곱다”라는 말이 무시로 나왔다.

제법 뾰족뽀족 올라온 쑥을 발견하고 한 웅큼 뜯어 부침개를 부쳤다.  
울타리 근처에 옹기종기 돋아난 머위 풀을 뜯어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보니 쌉살한 맛이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지난 많은 시간들은 달콤한 맛, 자극적이고 혼합된 맛에 익숙했던 시간들이었다.
외연을 넓히고 달리고 확장하는 관계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구체화했다면, 지금은 자신이 구체적으로 서있는 현장이 가장 근본이 되고  일상이 조절되고 맛과 관계조차 조절되고 변화되고 있다.

한 지인이 와 하는 말이 요즘 다른 데는 찾아가기도 어렵고 행여 들린다고 하면 욕을 먹기 쉬워 조심스럽다고 했다.  
우리집에는 잠시 들렸다 뒷산  진달래와 개나리 구경하고 간단다.

요즘  오랫동안‘돌아보지 못한 시간을 되돌아 살아보는 것 같은’일상의 느낌을 갖는다.
참으로 우리의 몸이라는 것은 적응에 빠른 개체인 것이 틀림없다고 믿는다.

마음도 다시 다잡아 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잃은 것 같아도 아직도 우리에게는 많은 가능성들이 살아있을 거다.

재난 긴급상황을 알리는 파열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핸드폰을 울려대는 것이 일상이지만 우리는 이러한 상황에 적응해가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고 조정될 것이다.

많이 통화하던 핸드폰을 몸에서 잠시 잠시 더 떼어놓고 살아봐도 크게 답답하지 않은 시간을 느끼기도 한다. 한 편으로는 소란함이 잠재워지는 모습도 있다.

‘그렇게 많은 말을 하지 않고 그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살 수도 있는 것이었구나!’
오직 몸을 움직여 일하는 과정속에 희한하게도 답답하던 마음의 걱정이 얇아지고 마음의 평안이 찾아왔다.

‘ 이 시간이 무슨 의미로 남게 될까!’
목마르는 경제상황 속에서 밤잠을 설치면서도 이른 아침 붉은 해가 떠오르는 그 빛 아래 선명한 꽃들은 보이는 길을 갈 길로 알고 그대로 가라고 말하는 듯하다.  

“모든 슬픔과 아픔이 사라진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미선나무의 꽃말이다. 요즘같이 슬프고 아픈 소식 앞에서 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꽃말을 적어놓은 구절이 왜그리 눈길을 끄는지.

 아프고 어수선한 힘든 세상에서 미처 주지 못하는 치유의 힘이 발을 내딛고 걷는 걸음 걸음 속에서 건져지길 바란다.
날마다 등교하던 학생들이 온라인 개학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뉴스를 검색하니  한 뉴스는 앞으로 이러한 사태가 18개월여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일전에 만난 기관의 장은 5월까지만 지속되어도 손을 들 지경이라는데  측정되지 않는 시간의 고뇌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들이 새롭게 정렬되고 있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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