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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더위 넘어, 다시 가을 길 열리는 소리
   
▲ 유인봉 대표이사

 그래도 말복이 지나니 한 고개 넘어선 듯  새로운 마음이다. 산을 내려가(?) 삼복더위를 이겨내고 입추에 들어선 이들을 만나니 뜨거운 여름을 건너온 일이 고마웠다.

한동안 못 만나면 새롭고 그저 반갑다. 가고 싶은 곳에는 주인이 있든지 없든지 찾아갔다. 꼭 있으라는 법이 없는 것이니 잠깐 벽에 걸린 사진 한 컷을 찍어 다녀간다고 상대방에게 보내니 곧바로 전화가 왔다.

일단 길을 나서면 누군가를 만난다. 그러면 다시 막힌 길이 열리는 소리가 마음에서 들린다. 어렵다고 앉아서만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일어서서 걷고 만나면 힘이 된다.
이길 힘도 만나고 될 것 같은 희망도 만난다.

늘 그렇지만 보고 싶으면 찾아보고 인사는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본 사람이 먼저 하는 것이 더 좋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찾아간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발걸음이다. 만남을 거래하듯이 이익이 되고 안 되고의 순으로 살지 않는 한 삶은 훨씬 더 가볍고 평화를 얻는다.

그동안 듣지 못했던 이야기와 상황이 펼쳐지고 위로와 격려, 소통의 시간이 된다.
확실히 어려워진 부분이 많다. 6월부터는 숨 가쁜 날들이 더 많고 긴장했는데 만나보니 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은 더 혹독했다.

누군가는 가장 가까운 가족을 잃었고, 누군가는 면허가 취소되었으며 누구는 고발 조치된 건으로 법적인 문제를 겪어내는 중이었다. 듣고 보지 못한 사이에 여러 소식들이 안타깝기도 하다. 어떤 이는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는데 이상하게 예전보다 더 넉넉하고 아름다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평균치를 낼 수는 없지만 어려움들이 있고 누구에게나 다시 새로운 방향을 찾는 능력을 요구한다. 직선으로 쉽게 갔다면 이제는 곡선으로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이 새로운 방향이다.

삶을 돌아보면 말랑말랑한 날만 있지 않았다. 그래도 건너왔다. 전혀 그럴 줄 몰랐던 날을 만나기도 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내일은 불확실하다. 그러나 인생에서 마주치는 여러 도전을 해석하며 이겨내는 데에는 100퍼센트 확실한 방어막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도 돌아보면 다 이겨내 왔고 견디며 살아온 세월이다.

여기까지 왔고 지금까지 온 것, 삼복더위를 이겨내고 가을에 들어섰다는 것만도 작지 않은 기쁜 일이다.  
우리들의 삶은 늘 가까운 이들과의 의견충돌도 만나고 기분을 우울하게 하는 소식을 접하는 경험도 한다.
그래서 감정조절능력과 정서적 안정이야말로 언제나 쉽지 않지만 꼭 만나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부정적인 상황이나 감정을 잘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자신과 환경을 잘 제어하고 주도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때로는 산길을 걷다가 보면 바위에 시선이 머문다.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고 있을 것이다. 묵묵한 바위에 시선이 간다. 우리도 언제나 묵묵하게 가는 거다. 누군가가 찾으면 만날 수 있는 두터운 바위 같은 존재, 넓적한 바위이면 더 좋다.

개인적인 문제나 다른 일을 결정하는 의사결정에 있어서 이미 경험한 제 1, 제 2의 길을 넘어 제 3의 지혜를 묻게 된다. 그럴 때 바위에 걸터앉아 조금만 있어보면 차분해지며 제 3의 지혜가 보이기도 한다.

그 대단한 여름이 지나고 가을 풀벌레소리가 초저녁부터 들린다. 비가 올 때는 그렇게 조용하던 것들이 비가 그치면 곧바로 들리는 것들이 풀벌레소리이다.

‘아! 이제 날이 들겠구나’
성숙한 의식과 마음가짐이 한층 더 필요할 때, 냉정한 판단과 순간순간의 어려움 속에서도 호흡을 가다듬어 가며 입추의 여유를 찾아 일어서고 걸어보고 느껴볼 일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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