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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유인봉 대표이사

머리만 베개에 대면 그대로 잠이 들어버리고 말지만 지난 밤엔 이 생각 저 생각이 떠오르다가 잠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뒤척이다가 잠이 들고 꿈속에 돌아가신 어머니가 나오셨다. 일정한 장소에서 도무지 출구를 못 찾아 애를 쓰고 답답해하던 꿈속에 어머니는 우산을 들고 내가 있는 곳으로 찾아오셨었다.

답답하던 상황에 어찌나 반갑고 다행이었는지 꿈속에서조차도 부모는 영원히 부모인가 싶고 고마웠던 마음이 지금까지 남아돈다. 어머니와 우산을 두 개를 같이 겹쳐 쓰고 나란히 어려운 길을 찾아 가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요즘 이모 저모로 답답한 대 내외 형편들에 마음이 쓰이던 그대로 아마 꿈속에 그대로 나왔나보다.  이 격랑의 세계에서 당당하고 슬기롭게 총 역량을 모아 난국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를 물어본다.  

가만히 불러보는 이름만으로도 평화와 은혜가 넘치는 것들이 있다.
어머니, 그리고 하늘, 풀, 꽃.

이름만으로도 긴장감, 폭풍이 일고 두려움과 화, 분노가 이는 것들이 있다.
날씨도 더운데 더욱 열기를 더하는 일들이 활화산만 같다.

모든 이름들에는 에너지가 존재한다. 공포와 증오의 분위기의 이름을 우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의 소중한 삶을 너무 위협하기 때문이다. 선한 의지를 가진 대부분의 생명들이 크게 부르지 않고 가만히 불러보는 것만으로도 잃었던 힘이 돌아오는 것들과 오래 깊이 살 수 있기를, 그리고 무거움 없이 살 수 있기를 소원하게 되는 더운 여름날들이다.

올 여름에는 휴가를 생각도 못하고 가지 않는 이들이 많다.
이모 저모 여유가 없어 휴가를 생각도 못하고 있다면 마음의 분주함을 잠시 놓고, 순간 순간 걷고 있는 곳이 휴가처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마음으로 누려볼 일이다. 당연하게 익숙한 곳이거나 사람이거나 무심코 스쳐지나갔음으로 놓쳤던 보석 같은 것들이 있다.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이 고맙고 다시 반짝이는 생기를 줄지도 모른다.
지나가다 만난 풀꽃이 주는 배시시한 웃음이 마음에 남는다면 그것이 올해의 휴가이며 오롯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저절로 풀어지고 긴장됨에서 해방되는 것, 작은 꽃이 주는 미소일수도 있고 약이될 수도 있다.
늘 가졌던 시간이나 물질이나 같을 수가 없다. 다시 보면 너무 고마운 것들이었고 인연이었음을 아는 일로부터 시작해 작아지거나 적어지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능력이다.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지려 하고 놓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여전히 붙잡고 무겁게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무능함이며 무거움의 원인 일 수 있다. 여전히 오랜 세월 같이 있던 것들이 지금도 모두 필요한 것일까를 묻게 된다.

세상은 순간 순간 여가를 누리는 것처럼 살아가야 되고, 흘러가고 놓아지는 것들에 대해서 미련없이 떠나보내야 가슴이 시원하고 살아낼 수가 있다. 몸이 떠난다고 떠나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이 시원한 곳으로 떠나야 비로소 쉼이 되는 것이다.  

여러 형편상 멀리 떠나지 않아도 가까이에서라도 더 많이 하늘을 느끼고 바람을 느끼고 크게 부르지 않아도 내게 와 줄 수 있는 이들과 더불어 푸른 숲을 이룰 일이다.

삶이란 너무나 유한한 무게와 길이 속에서 존재한다.
누군가 가만히 불러보는 소박하지만 잘 살아낸 이름이 되면 좋겠다.

요즘 등장하는 너무 유명한 많은 이름들은 가만히 불러 볼 수가 없다.
평화와는 거리가 너무나 먼 이름들이다.

죽어서도 남겨질 세계적으로 그 유명한 이름들이 너무 벅차고 힘든 에너지들로 우리의 삶과 생기를 빼앗아가고 있다.
가만히 들려오는 여름 풀벌레들의 노래처럼, 저녁밥상 앞에서 소박한 소식들로 귀와 눈과 마음이 시원함을 얻게 될 날이 빨리 올까? 조금만 더 힘을 내야 할 여름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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