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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족(自足)”안에서
   
▲ 유인봉 대표이사

 우리가 하는 일은 우리의 생각을 보여준다. 어떠한 형편이든지 자족하기를 배우는 일만큼 중요한 것은 없는 것 같다. 자칫 잘못하면 잠시“자족의 끈”을 놓쳐버리게 된다.

좋은 것들은 수도 없이 세상에 나오고 가질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즐거운 일은 선하고 옳은 생각을 하면서“자족”함을 알고 살아가는 일이다. 자족함으로부터 오는 힘은 평화롭다.  

가지고자 하면 할수록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늪에서 절망하고 벗어날 수가 없다. 
어릴 때 안방에서 괘종이 좌우로 흔들리면서 종을 치면서 “땡땡”시각을 알려주던 기억이 있다. 요사이 문득 한 곳을 방문했을 때 아직도 괘종시계소리가 나는 곳을 뒤돌아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무의식적으로 반가운 마음에 “세상에!”라는 소리가 나왔다. 살아있는 과거의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놀라움이었다. 새것보다 오래된 것이 주는 온전한 평화도 있다. 

사람도 그렇다. 새로 많이 만나는 즐거움과 사귐도 좋겠지만 오랜 된장 맛 같은 구수한 만남이 주는 안정과 평화는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다.  

대부분 시간이 오래가도 온전하게 쓸 수 있고 함께 있을 수 있는 것들이 있을 때 정말 고마워해야 한다. 오래 옆에 있거나 가지고 있는 것들은 이유가 있다. 오랜 동안 옆에 있는 이들도 인연이라 생각하면서 더욱 감사할 일이다. 

우리가 가지거나 하는 일들, 만남을 지속하는 일은 우리의 생각이 나타난 현실이다. 생각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 행위이고 행위는 현실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소비에 있어서 어떤 이는 옷에 치중하고 어떤 이는 가방이나 신발, 어떤 이는 전혀 다른 곳에 자신의 가장 소중한 물질을 쓴다. 

각 모습은 다르지만 자신이 생각한 곳에 물질이 따라간다. 행여 많이 가진 자가 누리는 즐거움의 값은 그 사람만이 알겠지만 행여 작은 소산이라 할지라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마음바탕위에서 누가 뭐라 해도 축복을 누릴 일이다.

자족함으로 알뜰하게 누리는 정돈된 질서와 기쁨은 얼마나 멋진가! 
무조건 쌓고 얼마나 가졌는지, 기쁘게 느끼지 못한 채 또 가지는 것에 열중하기만 하는 모습은 부러워할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배가 고플 때 밥 한 그릇이면 족하듯이 그 이상 먹으면 점점 맛이 없어진다. 무슨 일이든지 계속 많이 있다고 행복하지는 않다.  

현재 가진 것과 가까운 이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오래 잘 쓸 수 있도록 정리하고 또 의미 있게 살아가는 일에 더 관심을 가질 일이다. 더 높이, 더 많이, 경쟁력 있는 것들만 추구하다가 주위를 잘 돌보지 못하고 귀한 인재들인 줄 모르고 놓쳐버리는 것은 결국 자신의 인생을 놓쳐버리는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늘 가진 것 같아도 결코 그렇지 않다. 가진 것도 늘 숨을 쉬듯이 새로워야 하고 고마워야 한다.
깊숙하게 넣어두고 잊어버렸던 것들을 다시 찾으면 왜 그런지 상표가 붙은 새 것을 산 것 보다 덤을 얻은 듯이 편하고 행복한 걸까! 

“자족”안에서 크게 기뻐하는 것, 빈곤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함에 처할 줄도 알고 배부름과 배고픔과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다 배우는 순간이 참 깨달음이다.

우리 안에 있었는데 많이 가진 것을 모르고 못 챙긴 것들과 못쓰고 만 것들이 얼마나 수두룩 한 것인지. 
물건 뿐 만이랴! 시간도 사람도 그렇게 흘려보내지는 않았을까!

한 사람에게 해준 일이 백사람에게 해준 일이고 한 사람을 섭섭하게 하는 일이 백사람에게 그리 한 것일 수도 있다. 오래 차분히 누리는 오롯한 행복은 결국“넘침” 보다는 “자족”이다. 우리가 가진 것들과 우리들의 일 속에서 어디까지 자족하며 살았는지 우리의 생각을 돌아볼 일이다.

‘그 때는 무슨 생각으로 이것을 샀을까(했을까)?’  
무슨 일이든지 자신의 생각이 담겼던 역사적인 것들이다.
언제는 괴로움과 함께 곁에 있던 것도 있고 합격의 즐거움과 함께 자신에게는 기념비적인 것들도 있다.

곁에 있는 것들에 긍정을 더하고 정이 오래 같이 가는 것들이 많은 사람은 복 있는 사람이다. 너무 한 짐 두 짐 넘치게 가짐은 인생을 지치게 한다. 지금 하는 일이 참된 것인지, 그리고 옳고 정결한 것인지, 사랑받을 만하고 덕이 있고 기림이 있는 것들인지를 생각하며 자족을 선택하고 살 일이다.  

‘자족’의 삶을 사는 것이 기쁨이고 고급진 삶이다. 그렇게 감사할 일이 많은 부자로 살 일이다.

유인봉 대표이사  mr@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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