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준 시의장의 한나라당 입당을 계기로 한나라당 일색(9명중 7명)으로 변한 시의회를 보면 착잡하기만 하다.

사실상 윤문수 의원이 일찌감치 이 의장의 사람으로 분리된 점을 감안하면, 유승현 의원(양촌면)만이 외로운(?) 정치적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씁쓸하다.

왠지 우리시 의원들과 김포가 너무나 시류편승적인 게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이다. 정당에 대한 자기 철학과 소신보다는 세력과 정략이 우선하는 풍토가 안타깝다.

이런 정치적 풍토에서 큰 정치인이 나오길 기대할 수 있을까?!

사실 김포는 정당보다 개인 사조직이 강한 지역이다. 과거 박종우 국회의원이 신한국당에서 국민회의와 민주당으로 말을 바꿔 탈 때 정당철학과는 무관하게 신한국당 당원들이 대거 동행했던 것 같이, 현역 의원에 함께 줄서기를 하는 무당파적 당원들이 상당수인 게 현실이다.

유정복 의원을 중심으로 새로 재편된 조직 역시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현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들이 대부분 유 의원과의 개인적 친분으로 입당했고, 이는 계보차원의 줄서기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한나라당 강세라는 지역적 정서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역사의식과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소신을 가진 정치인을 찾는 것이 김포에서는 낭만적 기대일까.

고유 권한인 정치적 선택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사람에게 필요한 공기와 같은 정치를 하겠다는 정치인(정치 후보생)이라면 최소한도 솔직함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평가받겠다는 자세만큼은 견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용준 의장은 “한나라당 후보로 시장에 당선돼 뜻을 펼쳐 보고 싶다”거나, “민주당의 중앙상무위원을 지낸 여정과 당시 철학에 대해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당당하게 심판 받겠다”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공기(정치)가 때로는 노도와 같은 광풍이 되기도 하고, 부드러운 공기가 나를 죽이려는 역풍을 피할 수도 있게 된다.

정치가 생물이라면, 앞으로 정치적 변수의 여지는 많다. 제2의 탄핵 열풍이 불지, 제2의 차떼기가 재현될지, 아니면 우리당 정권의 실패로 한나라당 주자들이 무임승차의 기회를 갖게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비교적 정면 돌파가 장점으로 꼽히는 이 의장이 한나라당 입당의 변을 “현역의원과 함께 지역의 현안 문제를 풀기 위해서”라고 한 것은 옹색하다. 현역 국회의원과 함께 얼마나 지역현안을 풀어낼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입당 변치고는 너무 형식적이다.

한 예로 그동안 습지지정과 관련해 유정복 의원도 반대했고, 시의회도 공식적으로 반대한 결과를 놓고 보면 알 수 있다.

바람직한 정치인의 정당 선택은 ‘한나라당 우산’속으로 들어가 편승하는 게 아니다. 내 색깔의 우산을 당당하게 펼치고,  거기에 소신을 더하는 것이다.

이제는 김포시민들이 소신을 지킬 때다. 소신에 따라 우리당을 지지하고, 철학에 따라 한나라당을 선택하자. 이것만이 지역의 정치적 주체성을 확립하는 길이다.

김동규 기자  dk@gimp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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